【 청년일보 】 최근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두고 금융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향후 전반적으로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을 생각하면 당연히 고정금리가 유리해 보이지만, 당장 변동금리보다 많게는 0.8%포인트(p) 이상 더 높은 고정금리를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이 여전히 22.0%에 불과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550∼5.236% 수준이다.
이에 비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010∼6.070%로, 상단과 하단이 변동금리보다 각 0.834%p, 0.460%p나 높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의 경우 한 달 주기로 예금(수신) 금리 등 조달 비용을 반영해 바뀌지만, 고정금리는 은행채 등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거의 매일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을 바로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요즘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대체로 고정금리의 상승 속도가 변동금리보다 빠르다.
하지만 일단 현재 대출 시점에서 금리를 고정해 놓을 경우 앞으로 한은의 기준금리나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지 않을 뿐더러 미래 어느 순간부터 고정금리를 택한 대출자가 유리해질 수 있다.
결국 지금의 고정·변동금리 격차가 좁혀지다 뒤집어지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가 관건인데, 전문가들은 향후 약 1년 정도만 빌리고 갚을 단기 대출의 경우에만 변동금리가 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의 PB(프라이빗 뱅커)팀장은 "금리 인상이 예상될 때는 미래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로 대출받는 것이 유리하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코로나 변이 확산과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우크라이나 사태 등 때문에 금리가 짧은 기간에 아주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영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자산관리(WM) 전문위원도 "현재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격차가 큰 편"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빅 스텝'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지만, 한은도 이 속도에 맞춰 금리를 매우 빠르게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장기 대출과 상환을 계획한 금융소비자라면 당장 금리가 좀 더 높더라도 고정금리를 선택해야 확실히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다.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정성진PB는 "올해 미국 연준이 6차례 금리를 더 인상하겠다고 공언했고, 미국 최근 물가 상승률도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금리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올해 최소 2∼3차례 인상(0.5∼0.75%포인트)이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다면 혼합형(고정금리)을 선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오경석 신한은행 PWM태평로센터 팀장도 "중장기 모기지론 등을 이용하려는 경우 금리가 좀 더 높더라도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