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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웍 vs. 정권 리스크...롯데카드, 우리금융行 무게추 이동

KT 수장 임기 이슈로 큰 거래 어렵다 시장 기류 솔솔
망 구축 비용 아끼기 절실한 우리...3억 내외 줄다리기

 

카드업계의 명작 롯데카드를 둘러싼 매각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비씨카드를 가진 KT와 우리금융그룹 간 힘겨루기로 흐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와중에 16일 현재 금융권과 산업계에서는 KT는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 의지가 다소 주춤하고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을 대표해 나설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당초 KT는 계열사인 BC카드, 케이뱅크 등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롯데카드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에선 각각 카드 역량 강화를 위해 롯데 문제에 탐을 낸 것으로 전해지는데, 우리금융 주요 자회사인 우리은행이 마침 롯데카드 지분 20%를 갖고 있다.

 

한때 KT가 금융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 검토를 한다는 소리가 정설로 받아들여졌는데, 왜 이제 뒤로 물러서는 게 아니냐는 결이 다른 이야기가 부각될까? MBK파트너스가 3년 전 롯데카드를 1조3810억원에 인수했는데, 현재 매각가는 3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둘러싸고 비싸다는 소리 또한 대두된다. 

 

여기에 또다른 이슈가 작용한다는 풀이다. 즉, KT 사령탑의 남은 임기와 윤석열 정부로의 정권 교체 직후라는 비경제학적 요소다. 임기 잔존 기간이 1년도 되지 않는 구현모 대표가 내년 초 연임을 노리는 상황에서 가능성을 둘러싸고 여러 해석이 대두된다. KT는 공기업 출신 일부 기업들과 함께 정권 교체 시기마다 수장, 경영진 교체 논란에 시달려 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다소 이런 범공기업들에 대한 제어는 완화됐지만 일단 부자 몸조심이 필요하다는 시각 또한 여전히 만만찮다. 

 

일반 기업 같으면, 금융과의 시너지 차원에서 이를 사들여 과시에 나서는 게 정석이겠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수조원을 베팅하는 것은 이사회에서도 반대할 것이라는 KT 등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고 보니, 우리금융 등이 부각된다. 롯데카드 행선지를 두고, 금융에서 가져가는 게 업황 이해에 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아전인수식 해석도 금융권에선 나온다. 

 

하나카드 강화도 중요하지만, 우리금융의 우리카드 문제도 만만찮다. 지난해부터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 차원에서 증권사 인수를 추진했지만, 시장에 적당한 매물이 없어 뒷날을 기약하고 있다. 최근 증권시장 상황도 좋지 않아 인수 작업을 미뤄왔는데 결국 카드라는 2부 이슈를 먼저 해치울 필요가 대신 높아지는 셈이다.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우리카드와 합쳐 업계 2위 카드사를 보유하게 된다. 또한, 우리금융은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롯데카드의 지분 20%를 보유, 인수 우선검토권(우선매수권)을 이미 가지고 있다. 우리금융에서는 급하게 움직일 뜻은 없으나, 어쨌든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맞다는 분위기다. 

 

문제는 가격, 바꾸어 말하면 3조원까지 쓸 필요가 하나금융 대 우리금융 어느 쪽에 더 크냐다. 결국 이는 다시 업계 상황 퍼즐 맞추기의 문제다. KT가 뒤에 있는 비씨카드는 일부 회원사 이탈 이슈로 새 동력원 공급(모멘텀 강화) 필요가 높긴 하다.

 

하지만 전산망 구축 필요성을 안고 있는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의 절실함만은 못하다. 줄다리기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나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손발 맞춰 해 보긴 하겠지만, 이 망 문제를 생각하면 결국 3조선에서 약간의 바겐세일 절충만 해도 나쁘지 않다. 

 

이제 문제는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이 얼마나 손발을 잘 맞추느냐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최근 해외 IR에 적극적으로 뛰고 있고, 주주들에게도 친화적으로 다가서려고 노력 중이라는 평이 많다. 예를 들어, 15일 우리금융은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를 공시한 상황이다. 중간배당을 하려는 수순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주당 150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완전 민영화 성공이라는 측면을 한껏 누리는 것이다. 경영 목표 등 각종 간섭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벗어난 점을 내외에 과시하는 셈이다. 관점을 일부 달리해 보면, 우리금융의 자금력을 과시하고 앞으로도 경영 판단에 힘을 실어달라고 주주들에게 요청하는 것이기도 하다. 롯데카드나 일부 증권사 인수 이슈에 군불을 지피기 전에 사전정지를 하는 것으로도 확대핵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손태승식' 주가 부양론과 각종 그룹 측면에서의 경영에 우리은행이 단순히 '지게꾼 노릇만' 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돼 국면은 더 좋다. 지분 20%를 가지긴 했지만 큰 인수합병 건에서는 우리금융에서 모든 걸 주도하는 게 아니란 뜻이다.

 

손 회장과 손발을 그간 맞춰온 끝에 은행 수장에까지 오른 이 행장의 특장점을 시장에서는 '뛰어난 인사이트에 있다'고 본다. 그는 그룹 내 '전략통'으로 재무·전략·자금·디지털 및 인수·합병(M&A) 등 핵심 부서에 몸담아 왔다. 이런 복식조 호흡과 범공기업 부담을 안은 측과의 두뇌 싸움이 펼쳐지는 것이 지금 국면인 셈이다.

 

【 청년일보=임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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