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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불안 국면...은행권 외화증권·예금 쌓기 분주

유동성 확보부터 환차익 노림수까지 다목적 풀이

 

【 청년일보 】 은행들이 외화 자금 쌓기에 골몰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외화증권인데, 각종 외화예금 관련 이벤트로도 티끌 모아 태산을 시도하면서 장기 포석을 깔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달러 강세 흐름에 따라 외화예금을 조달하려는 은행권의 움직임이 바쁜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긴축 강화 여파로 연고점을 갱신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천327.2원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15일 기록한 연고점(고가 기준 1천326.7원)을 넘어섰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보면 2009년 4월 29일(1천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외화예금은 줄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 거주자 외화예금은 870억6천만달러(한화 약 114조2천8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21억1천만달러(우리 돈 약 2조7천657억원) 줄어든 수치이다.

 

외화예금 감소에 은행별로 예금 상품 출시 경쟁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 국내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을 비롯해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통칭한다. 달러 가치 상승에 기업들이 수입 결제대금 지불은 물론, 해외 투자 목적으로 인출하면서 외화 예금이 빠르게 빠져나간 것으로 은행권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강달러 국면에서 외화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우서 외화예금 다양화에 불이 붙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16일 법인전용 'NH플러스외화MMDA'를 출시했다. 외화를 하루만 맡겨도 외화정기예금 수준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출금을 자유롭게 해 투자 매력을 높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남아있는 잔액에 대해서도 매 분기별 원금에 이자를 더해 지급해 고액의 외화 자금을 단기간으로 운용하는 기업의 자금관리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은 미 달러화 정기예금 가입시 연 최고 3.5%(세전 기준) 특별금리를 제공한다. 대상은 SC제일은행 영업점을 통해 100달러 이상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이다. 가입 기간에 따라 금리가 단계별로 올라가는 차등 적용 방식으로 장기 거래를 유도한다.

 

KB국민은행도 오는 9월까지 '굴리고 불리고 외화정기예금 이벤트'를 통해 외화예금에 가입하면 매 영업일 원금과 세후이자를 기준으로 복리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필요할 경우 해지하더라도 원금과 약정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다.

 

LCR 관리 이상의 매력...유가증권 투자에서 외화증권 특히 주목

 

아울러, 은행권에서는 유가증권을 쌓으면서 외화증권을 부지런히 쌓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자금 운용처가 마땅치 않아 부득이 쌓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으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에 적극 대응하는 방편으로 유가증권 쌓기에 나서는 것이라는 풀이도 유력하다.

 

이런 가운데 국공채 뿐만 아니라 외화증권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유가증권 보유총액은 356조6천468억원으로 1년 전(303조2천908억원)보다 17.6% 늘었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유가증권 가운데서도 특히 외화증권과 국채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대 은행 외화증권 잔액은 30조3천211억원으로 1년 전 23조5천154억원에 비해 28.9%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국채 잔액은 87조6천278억원으로 15.8% 늘었다.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수록 선호 심리는 강해지는데, 국채 대비 외화증권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우선 이러한 유가증권 확보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비율 등 정상화 과정 때문이다. LCR은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최소 보유해야 하는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의 의무비율이다. 코로나 이후 LCR은 100% 이상에서 85% 이상으로 완화됐지만, 당국은 지난달부터 이를 종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내년 7월까지 분기별로 이를 조정하는 플랜에 들어간 것.  

 

예대금리차 좁히기 등 여러 이슈 때문에 은행권에 자금이 몰리고, 대출을 새로 내줄 곳을 찾기 어려운 국면에 은행들이 노출돼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이 같은 일반적 상황과 달리, 외화증권 보유 증가 국면이나 외화예금 경쟁은 현재까지는 은행들의 적극적인 대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화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려는 구도다.

 

환차익을 노리는 환테크 수요도 늘어나는 가운데, 강달러 현상에 따라 이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이러한 은행들의 움직임은 지속될 여지가 있다. 현재의 강달러 현상은 '환율 방어'로 대응할 일시적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 김선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물가안정을 위한 시장개입 과정에서 각국의 외환보유액이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수준까지 감소할 경우, 또 다른 환율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임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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