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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빼고 친환경 더하고"...화장품업계, 포장 용기 소재 전환 '시동'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 사용량 매년 증가..."사용은 5분, 썩는데 500년"
화장품 업계, 한국콜마 필두로 '친환경' 용기 개발·캠페인 전개 시동
환경단체 "친환경 소재 사용 세계적 흐름"...기업 보여주기식 행보 지적

 

【 청년일보 】 세계 화장품 시장이 성잠함에 따라 화장품 용기로 인해 배출되는 플라스틱의 양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화장품 업계가 플라스틱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유통업계 전반에 친환경 포장재 사용·캠페인 전개 등 '친환경'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서는 매년 플라스틱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는 화장품 업계 역시 이같은 행보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 등 시민 사회에서는 이 같은 화장품 업계의 행보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기준'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화장품 시장 성장에 플라스틱 사용량도 '급증'...전체 화장품 용기의 43%가 플라스틱 사용

 

8일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화장품 용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을 주성분으로 제조되고 있다.

 

지난 2020년 발행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화장품 용기·포장재 등급 표시 시행에 따른 산업계 동향 및 이슈'에 따르면, 전 세계의 화장품 및 미용 용기 시장 판매량(약 1천521억 개) 중 플라스틱류가 차지하는 비율은 43%(659억 개)에 육박했다.

 

여기에 유연형 용기는 29%(445억개)를 차지한데 이어 종이류 18%(277억 개), 유리류 5%(75억 개), 철제류 4%(52억 개)가 뒤를 이었다.

 

세계 화장품 용기 시장규모에서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세계 화장품 용기 시장에서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율은 58.6%에서 2020년 59.5%로 상승해 5.37%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리의 점유율은 20.6%에서 21.0%로 소폭 상승했고, 금속용기는 10.7%에서 9.4%로 감소했으며, 종이 등이 포함된 기타 소재의 점유율은 10.1%로 동등한 수치를 유지했다.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같은 보고서의 '세계 화장품 시장규모 및 증가율'에 따르면,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3천770억 달러 규모에서 2015년 3천863억 달러로 증가한데 이어 2016년 3천921억 달러에서 2017년 4천4억 달러 규모로 꾸준히 성장했다.

 

이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에는 4천111억 규모로 커졌으며, 보고서는 2022년에 이르러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가 4천57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플라스틱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화장품 용기의 생산량도 세계 화장품 시장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제조 후 폐기까지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화장품 용기의 경우,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률이 높다"면서 "이런 이유로 화장품 용기는 환경오염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화장품 용기는 기능성, 심미성 등 디자인의 기능을 충족시켜야 한다"면서 "이에 다양한 재질의 사용, 복합재질, 색상, 디자인 형태, 복잡한 구조 등 재활용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문제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단체인 ‘화장품 어택 시민행동’도 지난 2021년 "생산은 5초, 사용은 5분, 처리는 500년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플라스틱은 쉽게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환경오염이 심각해졌다"면서 "단일 재질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첨가제 사용, 복잡한 구조, 복합재질, 내용물 잔존 등의 이유로 재활용이 어렵다"며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초래하는 환경오염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화장품 업계, 용기에 '친환경 소재' 적용 움직임...환경단체 "일회성 쇼맨쉽 넘어서야"

 

화장품 업계도 플라스틱 소재의 화장품 용기가 환경에 초래하는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은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으로 자리했지만, 용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큰 문제가 야기되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업계도 마케팅 효과를 유지하며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는 종이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화장품 용기 제작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콜마는 화장품 용기가 초래하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사용 안전성의 문제에 공감하고, 지난해 8월 화장품에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을 배 석세포를 개발한데 이어 올해 천연 미네랄 유래 성분인 실리카로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

 

배 석세포는 주로 배 껍질과 중심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세포로 세포벽이 단단하게 굳어 고정된 형태의 조직을 취하고 있으며, 미세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로 각광받고 있다.

 

또 한국콜마는 플라스틱을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대체할 수 있는 '화장품 종이튜브'도 전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도 했다.

 

종이튜브는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캡(뚜껑)을 제외한 본체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20% 수준으로 줄인 친환경 화장품 용기다. 이 종이튜브는 친환경 혁신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본상과 '어워드인 2021 월드스타 패키징 어워드'본상 및 아시아 스타 어워드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국콜마는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와 함께 전력사용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한국형RE100(Renewable Energy 100%)에 올해 초 가입했다.

 

한국형RE100은 오는 2050년까지 전체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자 하는 목표를 말한다.

 

한국콜마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부분은 없지만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코스맥스·클리오 등 화장품 업계도 포장재 재질과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연구에 투자하거나, 친환경 용기로 만들어진 화장품 구매를 촉진하는 행사를 전개하는 등 업계 전반이 플라스틱 사용 저감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화장품 업계의 움직임이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 업계의 '친환경' 구호는 일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구호가 등장할 때만 '반짝' 움직이고 제대로 된 업계의 스탠다드(기준)를 만들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화장품 업계가 '일회성 쇼맨쉽'과는 이제 절연할 때라고 본다"면서 "소비자들도 제품의 친환경적 요소에 이전보다 훨씬 크게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녹색연합의 관계자도 "국내 기업 중에 해외로 수출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해외에 수출을 할 때 그 나라의 제도적 장치에 맞추어 제품을 생산하거나, 기준에 맞춰 수출을 하게 된다"면서 "(해외 수출을 위해서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은 필수적이며, 때로는 재생원료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어야 수출이 가능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의 제도도 이러한 방향에서 정비가 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을 사용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것은 기업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보다 큰 안목으로 관련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정부는 그에 맞춰 기업에 금전적 인센티브나 제도적 정비를 통해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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