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기술원 전경. [사진=한국콜마]](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4763335889_dcb30f.jpg)
【 청년일보 】 대표적인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 한국콜마가 전문의약품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자회사 HK이노엔이 개발한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이 미국 임상 3상에서 우월한 효과를 입증하면서 화장품 중심이었던 기업 이미지를 넘어, 전문의약품과 헬스케어까지 아우르는 '멀티 포트폴리오'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케이캡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한국콜마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 한국콜마,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美 임상 3상 성공...우월성 입증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사진=HK이노엔]](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4763338227_4f8462.jpg)
25일 HK이노엔에 따르면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는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약 테고프라잔(국내 제품명 케이캡)의 미국 3상 임상시험 'TRIUMpH' 주요 결과를 지난 24일 공개했다.
이번 임상은 미란성 식도염(EE) 및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NER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테고프라잔은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했다.
특히 미란성 식도염 임상에서는 미란성 식도염 전체 환자군과 중등도 이상의 식도염 환자군 모두의 2주 및 8주 차 치유율에서 란소프라졸(PPI) 대비 통계적으로 우월한 효과가 확인됐다.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임상에서는 가슴쓰림과 위산 역류 모두에서 완전한 증상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
테고프라잔은 HK이노엔이 개발한 대한민국 30호 신약 케이캡의 성분명이다. 케이캡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으로, 빠른 약효 발현과 장기 복용의 안전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HK이노엔은 이번 임상 외에도 미란성 식도염 치료의 유지 요법에 대한 추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3분기 완료 예정이다. 4분기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신청에는 미란성 식도염과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적응증이 모두 포함된다.
◆ 임상 결과 발표에 HK이노엔 '주가 급등'… '멀티 포트폴리오' 전략 주효
이 같은 성과는 한국콜마의 '멀티 포트폴리오'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콜마는 지난 2018년 4월 HK이노엔을 인수한 이후 전문의약품(ETC)·헬스앤뷰티(H&B)·화장품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화장품 용기 제조 자회사인 연우 등을 통해 그룹 전반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HK이노엔은 ETC 부문에서 '케이캡'을 비롯해 로바젯, 아킨지오 등을 주력 제품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H&B 부문에서는 컨디션, 헛개수 등이 주요 제품군이다.
HK이노엔은 지난 2022년부터 가동된 오송 수액신공장을 통해 수액 매출도 매년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당뇨치료제, 독감치료제, 항암제 품목을 도입해 다양한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콜마그룹은 화장품·제약·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며 글로벌 뷰티 헬스케어 기업으로 확장하고자 한다"며 "그룹 내 각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HK이노엔은 매출액의 연평균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케이캡' 개발 및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기반으로 면역·비만·만성질환(당뇨·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암·감염 분야의 신약 및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제약 R&D 인력이 모인 'HK이노엔 스퀘어'를 경기도 판교에 개소해 R&D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세는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한국콜마 전체 매출의 약 36.4%를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8.2% 증가한 8천971억원의 매출과 33.8% 오른 88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임상 결과가 발표된 지난 24일 HK이노엔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며 4만8천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7일 기록한 52주 최고가(5만2천원) 돌파를 눈앞에 둔 수준으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향후 세벨라가 미국시장에 케이캡을 출시하면 HK이노엔에는 출시에 따른 판매 로열티가 발생할 예정"이라며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경우 케이캡이 국산 신약에 이어 글로벌 신약으로 등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최근 1년 HK이노엔 주가 추이.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4763321211_a4cf2d.png)
◆ 증권가 "美 진출로 기술이전 기대...1분기 실적도 호조"
증권가에서도 HK이노엔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HK이노엔의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액을 2천452억원, 영업이익을 25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3%, 44.6% 증가한 수치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이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케이캡의 국내 처방액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514억원으로, 펙수클루·자큐보 등 경쟁 약물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수액 부문 매출 또한 호흡기 감염 질환 유행에 따른 영양·특수 수액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10% 성장한 305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향후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가 케이캡의 FDA 허가를 받게 되면, HK이노엔은 미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하 연구원은 "테고프라잔의 NDA(비밀유지협약) 제출이 올해 말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유럽 지역으로의 기술 이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K이노엔의 성장세에 한국콜마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 한국콜마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을 6천400억원, 영업이익은 52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6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국내 법인의 가동률 상승과 자회사 HK이노엔의 일반의약품 부문 호조가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