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2022년 유통업계에서 지난 3년 동안 겪은 코로나로 인해 확대된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내년까지 10조원 시장 규모를 바라보는 '라이브 커머스'의 행보가 기대된다.
아울러 1998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띠부띠부씰'로 인기을 끌었던 SPC삼립의 '포켓몬빵'이 부활하면서 편의점 내 '빵'들의 전쟁이 가속화 됐다.
이 밖에 업계 전반에 걸쳐 화재 및 근로자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칫 업계 최초 중대재해법 처벌 대상과 해당 기업의 향후 대책 마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코로나가 불러온 '라이브 커머스' 전성시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펜데믹을 3년 간 겪으면서 확대되기 시작했던 '라이브 커머스'는 올해 들어 각 플랫폼들의 발빠른 투자에 급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홈쇼핑과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도 라이브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은 한해였다.
라이브 커머스는 '코로나'라는 펜데믹 환경을 바탕으로 등장했지만, 기존의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인기가 있었던 형태인 '라방(라이브 방송)'에 방송과 쇼핑의 재미가 합쳐진 '홈쇼핑'을 경험했던 소비자들에게 쉽게 녹아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리서치 센터에서 조사한 우리나라 라이브 커머스 시장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4천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내년까지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 "포켓몬빵을 찾으러 여기까지 왔구나"…본격 '빵'들의 전쟁
올해 2월 SPC삼립이 '포켓몬빵'을 다시 선보였다. '포켓몬빵'은 1998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띠부띠부씰 수질 열풍을 일으켰던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꾸준한 러브콜이 있었다.
이에 올해 새롭게 재출시했던 포켓몬빵은 일주일 만에 판매량 150만 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빵' 열풍은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의점에도 영향을 끼쳤다.
CU는 포켓몬빵이 재출시 된 같은 달, 연세우유와 손잡고 '연세크림빵'을 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전문 베이커리 못지 않은 맛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우유·단팥·초코·멜론맛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지만,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이마트24에서는 지난 6월 대구 지역 유명 빵집 중 하나인 '근대골목 단팥빵'과 협업한 상품을 내놓았다. 이마트24는 '근대골목 단팥빵' 상품 판매로 중장년층에게는 옛 시절의 향수를, MZ세대에게는 참신함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아울러 GS25는 게임사 '넥슨'과 손잡고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소재로 제작한 빵을 선보였다.
GS25는 상품 개발 과정에서 일반 빵에는 잘 사용하진 않는 메이플시럽을, '메이플스토리' 게임 이름 그대로 직관적인 면과 맛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했고, 이는 메이플시럽에 익숙한 3040세대 뿐 아니라 학생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메이플스토리' 빵에는 당시 인기 있었던 '띠부띠부씰' 스티커도 동봉됐다.
◆ "1호가 될 순 없어"…유통업계, 잇따른 사고에 안전 강화 '총력'
유통업계는 화재 및 근로자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 사각지대 및 관리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9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화재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또, 지난 10월에는 SPC에서, 이달에는 농심에서 사고가 일어나는 등 유통업계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기업들은 모두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한 후 과실이 입증된다면 업계 최초로 처벌을 받는 불명예를 안을 수 있다.
이에 각 회장들이 직접 나서 사과문을 비롯해 대책 마련과 제도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SPC는 대국민 사과후, 향후 3년간 총 1천억원을 투자해 안전경영 강화를 약속하고, 전 계열사 사업장의 산업안전·노동환경·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제반 사항에 대해 감독·권고하는 안전경영위원회 출범해 안전 강화에 나섰다.
◆ 화물연대 파업에 '업무 마비'…'다사다난'했던 노사 '갈등'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노사 갈등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갈등은 하이트진로의 100% 자회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이 화물연대에 가입한 후 운임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작됐다.
집회가 이어진 하이트진로 3곳 공장에서는 소주와 맥주 등 주류 출하가 아예 중단되기도 했으며, 지난 8월에는 화물연대 소속 인원들이 하이트진로 본사에 진입, 옥상 농성을 지속하는 등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였으나, 9월 극적으로 노사합의가 타결됨에 따라 가까스로 일단락 됐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 간 파업으로 53만개의 택배가 배송 차질을 빚었다. 이에 대리점연합은 파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장기간 이어진 파업 및 농성은 지난 3월 초 협상을 타결하고 종료됐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2월 CJ대한통운과의 대화를 요구하며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건물을 기습점거했고, 같은 달 28일 점거를 해제했다.
◆ 환경 보호 앞장…업계에 다가온 '친환경' 열풍
업계 전반에 걸친 '친환경' 바람이 매서웠던 한해였다.
먼저, 화장품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용기에 사용되던 플라스틱을 줄이고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용기 제작에 나섰다. 한국콜마의 경우 지난해 화장품에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을 배 석세포 개발에 이어 올해 천연 미네랄 유래 성분인 실리카로 대체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
아울러 CJ제일제당·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코스맥스·클리오 등도 포장재 재질과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연구에 투자하거나, 친환경 용기로 만들어진 화장품 구매를 촉진하는 행사를 전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SPC팩은 일반적인 포장재 생산 단계에서 불가피하게 버려지는 잔여 합성수지인 PIR (Post Industrial Recycled)을 이용한 필름 포장지를 개발·생산, 지난 22일 국제 친환경 인증기준인 GRS(Global Recycled Standard)를 획득했다.
이 외에도 생분해 소재를 시작해 재활용은 물론, '녹색숲' 조성과 탐소배출저감 노력 등 국내 유수의 다양한 기업들이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천정부지로 솟은 '먹거리' 가격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곡물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세계식량가격지수가 급격히 치솟았다. 지난 3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159.7 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천정부지로 솟은 원부자재 가격에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은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소비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다시 곡물 가격이 안정화됐지만, 고환율의 영향 탓에 또 다시 올린 곳도 있었다.
삼양식품은 지난 11월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했는데, 밀가루·팜유 등 주요 수입 원자재와 물류비 등 생산 비용 급증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앞서 농심, 팔도, 오뚜기 등 라면 주요 4사도 모두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 "주인공은 나"…MZ세대 공감 이끄는 특별한 캠페인
올해 유통업계는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에 의해 완전히 재편됐다. M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을,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요시하는 성향으로 자기중심적 소비가 특징이다. 이들은 나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지향하며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는 주체적인 삶을 추구한다.
이런 흐름을 간파해 유통업계에서는 기존의 스타 마케팅에서 벗어나 MZ세대의 자연스러운 삶,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일상을 조명한다. 브랜드 중심이 아닌 이제는 소비자 누구나 자신이 그 브랜드 얼굴이 될 수 있다는 의미까지 포함한다.
CJ제일제당 비비고는 MZ세대의 일상 속에 '정성'이라는 브랜드 자산을 유쾌하게 담아낸 새 캠페인을 선보였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누는 식사 한 끼로 느끼는 기쁨과 교감의 순간을 비비고가 응원한다는 취지로 기획돼, MZ세대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비비고 제품에 주목했다.
오비맥주 카스는 MZ세대의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문화를 반영해 소비자들의 즐거운 여름의 순간을 담아주는 '진짜 여름 스냅' 캠페인을 전개했다. 전문 사진작가로 구성된 일명 '스냅퍼(Snapper)'가 서울, 부산, 강원도 등 전국 대표 명소와 휴양지에서 소비자를 위한 사진 촬영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MZ세대 겨냥한 SNS 해시태그 이벤트는 소비자들의 열띤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국내 최초 아이스크림 '부라보콘'을 시작으로 50여 년의 헤리티지를 쌓아온 해태아이스크림은 '폴라보' 신규 캠페인 '폭염과의 전쟁, 여기가 대한민국이야 아마존이야'을 선보였다. MZ세대의 밈(Meme) 문화를 겨냥해 이슈화시키고자, 빅 모델이 아닌 중독성 있는 안내 멘트로 유명한 '소울리스좌(김한나)'를 광고 모델로 삼았다. 또한 동일 근무자들 중 뛰어난 관객 흡입력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냈던 레전드 4인을 섭외해 차별성을 더했다.
◆ 유통업계, 연말연시 '굿즈 대전' 본격화
연말연시를 맞아 유통업계에 치열한 '굿즈 대전'이 벌어졌다.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가 특히 굿즈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굿즈를 앞세워 겨울 대목을 맞은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충성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종류 또한 다채로웠다. 인기 캐릭터를 활용하거나 유명 아트디렉터와 협업한 크고 작은 소품이 즐비해 연말연시 '잇템'을 찾는 소비자의 손길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써브웨이는 자체 브랜드 캐릭터 '카도'를 활용한 일곱번째 한정판 굿즈 '카도 양말'을 출시했고, 롯데백화점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서 잔망루피 팝업스토어 '홀리데이 위드 잔망루피'를 운영했다.
이디야커피는 아트디렉터 차인철의 힙하고 트렌디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4종의 MD를 선보였고, 롯데칠성음료는 산리오코리아와 협업해 한정판 델몬트 굿즈를 내놓았다.
이 밖에 뚜레쥬르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디자인 스튜디오 '서커스보이밴드'와 협업한 크리스마스 굿즈 '원더랜드 케이크 서버'를 시즌 한정 출시했다.
◆ "컬러로 영감을 불어넣다"…내 공간, 내 스타일 꾸며주는 '이색 컬러'
전 세계 수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컬러'에 열광했다. 매년 '팬톤 색채 연구소(The Pantone Color Institute)'가 발표하는 '올해의 컬러'는 다양한 산업에 녹아 그 해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색상이 된다.
팬톤 색채 연구소는 글로벌 컬러 트렌드를 예측하여 각자의 브랜드 정체성을 제품 컬러에 적용하고 통합할 수 있도록 하는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다.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MZ 세대는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꾸미고 활용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이들은 트렌드를 반영한 강렬하고 톡톡 튀는 컬러에 관심을 보인다. 이에 다양한 업계에서 팬톤 색채 연구소와 컬러 협업을 통해 적극적인 MZ 세대 공략에 나섰다.
그 중, LG전자는 LG 씽큐 앱을 통해 냉장고 색상을 바꿀 수 있는 'LG 디오스 오브제 컬렉션 무드업'을 선보였다. 제품 색상을 바꾸고 싶을 경우 패널을 교체하고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면서 차원이 다른 고객 경험 선사로 관람객들의 많은 주목을 받은 제품이다.
◆ "새로움에 새로움을 더한 색다름"…독특한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뉴니스 마케팅'
유통업계에서 '뉴니스 마케팅'을 잇따라 선보였다.
'뉴니스(newness)'는 '새로움'이라는 뜻의 영단어로, 평범함보다는 색다른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뉴니스 마케팅'은 차별화된 경험을 전하기 위해 오프라인 접점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브랜드의 지향점이나 가치 등을 MZ세대 눈높이에서 적절히 녹이거나, 전시·게임·굿즈 등 다양한 체험 요소로 구성한 이색 공간을 구성해 방문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올해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이 열렸던 인기 공간 중 하나가 서울 성수동인데, MZ세대의 주 소통 수단인 인스타그램에서도 올 한 해 가장 많이 태그 된 지역이 성수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