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허리는 절대 수술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팔, 다리의 인대가 끊어지거나 골절이 생긴 경우는 당연히 수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허리 병은 무조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가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알고 있냐고 물어보면 '그냥 다들 그러더라'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이런 인식 때문에 시기를 놓쳐 장애를 안고 사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허리 질환으로는 추간판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이 있습니다.
추간판 탈출증은 허리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 흘러나와 척추 뒤에 위치한 다리 신경을 누르는 병입니다. 대게 갑작스럽게 연골이 흘러나와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통증의 진행이 빠릅니다. 마비가 동반되지 않은 다리통증인 경우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압박이 심하여 무릎이나 발목의 힘이 떨어지는 상태가 되면 빨리 수술적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간혹 허리는 칼 대면 안 된다고 들어다 하시면서 수술을 거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결국 심한 마비까지 진행하여 어쩔 수 없이 수술 후 수개월간의 고생스러운 재활 치료를 받으시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서서히 진행되는, 허리 관절의 퇴행성 변화로 다리 신경이 지나가는 터널이 좁아지는 병입니다. 천천히 진행되다 보니 초기에는 다리 통증이 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되면 심한 경우 10분만 걸어도 종아리가 터질 듯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마비가 동반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통증으로 인하여 보행 장애가 생겨 이차적인 무릎이나 골반 관절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의 상태라면 이 또한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허리 수술은 보통 5센티 미터 이상의 피부 절개를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척추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의 손상이 발생하여 수술 후 후유증을 앓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허리 수술은 받으면 안 된다라는 인식이 생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소형 내시경 카메라의 개발과 수술장비의 소형화로, 척추 내시경 수술을 통해 대부분의 허리 질환을 치료 할 수 있습니다.
척추 내시경은 1센티 미터 미만의 작은 구멍 하나로 허리를 치료하는 수술입니다. 그러다 보니 근육과 인대의 손상이 거의 없고, 출혈도 많지 않아 회복이 빠릅니다. 보통 수술 다음날 퇴원과 동시에 일상생활 복귀도 가능합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의료 분야의 장비와 기술도 눈부시도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루어 지고 있는 척추 분야의 수술은 불과 수년전과 비교하더라도 많이 달라진 상태입니다.
물론 척추 수술이라는 것이 신경을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합병증의 발생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험이 많고, 전문적인 척추 수술을 하는 의료진과 상담 후 척추 내시경 수술과 같은 치료를 받으신다면 후유증 없이, 허리 질환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사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글 / 배정식 (서울고든병원 대표원장)
가톨릭대학교 신경외과 외래교수
대한신경외과의사회 학술이사
대한신경통증학회 상임이사
대한도수의학회 상임이사
대한신경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정회원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정회원
경추연구회 정회원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 등급판정위원 (서울시 강서구)
(전) 강서 나누리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