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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을 일해도 항상 최저 임금"…농협하나로마트 노조, 비정규직 처우 개선 목소리

신입도 5년차도 똑같이 최저 임금 받아…업무 능숙도 무시
노조 "회사 측, 적자 때문에 처우 개선 어렵다는 입장 반복"
"적자는 경제지주가 농협하나로 알짜 조직 이관했기 때문"

 

【 청년일보 】 농협하나로마트 직원들이 농협경제지주의 무책임한 사업 구조 개편으로 농협하나로유통이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농협하나로유통지부는 17일 서울 중구 NH농협 본사 앞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라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농협경제지주는 농협하나로유통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농협하나로유통은 농협하나로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현진 농협하나로유통지부 지부장은 "농협하나로유통은 계약직 노동자들의 업무를 단순 업무로 치부해 매년 당해 연도 최저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직무 분석도 없고 오랜 기간 동일업무를 해 숙련된 노동자에 대한 가치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국산 농축수산물 판매를 전문 업무 영역으로 하는 농협하나로유통이 판매와 고객 응대를 단순 업무로 치부하는 것은 스스로의 업무 전문성을 부정한다고 설명했다. 국산 농축수산물 판매를 하며 농협과 농민들 살리는 노동자들의 노동의 가치를 폄훼한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문현진 지부장은 청년일보에 "신입 직원이든 1년을 일하든 5년을 일하든 급여는 다 동일하게 그해 최저 임금을 받고 있다"며 "근속년수가 높아지는 직원들의 경우 숙련도가 올라가는데, 회사 측은 이를 단순 업무로 치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직원이 나가게 되고 이는 국내 농산물 판매 저하로 이어져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노동자 처우를 개선해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하길 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건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농협하나로유통지부 사무국장 역시 "농협하나로유통은 회사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처우 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농협경제지주가 농협하나로유통의 알짜 조직을 이관해갔기 때문"이라고 청년일보에 설명했다.

 

2021년 11월 경제지주는 농협하나로유통에 있는 상품구매부와 물류센터 조직을 경제지주로 이관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노조는 경제지주가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농협하나로유통 판매장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이를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농협하나로유통의 매출액은 2020년 1조5만64억원, 2021년 1조2만2천67억원, 2022년 1조2만4천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2% 늘었으나 2020년과 비교하면 17.17%나 떨어졌다. 

 

영업손실은 2020년(391억원), 2021년(433억원), 2022년(330억원) 3년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20년(337억원)과 2021년(170억원)에는 흑자였으나 2022년(343억원)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125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농협경제지주가 상품구매부와 물류센터 조직을 경제지주로 이관하는 무책임한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발생한 적자 경영의 책임을 현장에서 묵묵히 땀 홀려 일한 노동자들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회사 적자로 인해 지급 여력이 없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 없다는 농협하나로유통의 태도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농협하나로유통 노동자들은 이런 회사의 차별과 무책임한 행태를 바꾸기 위해 2022년 7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농협하나로유통지부를 설립했다. 

 

이날 노조는 "국내 농수축산물을 소비하는 고객을 응대하는 노동자들의 처우를 저하시킨다면 결국 농민이 피땀 홀려 생산한 농산물 판매에도 악영향을 주게 되고 이는 곧 농민의 생계와 농업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며 "농협하나로유통은 땀 홀려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 "복지성 혜택 제공해달라…비정규직도 소중한 구성원"

 

노조는 농협하나로유통에서는 업무와 관계없이 지급되는 복지성 임금인 중식비와 교통비에 대해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농협하나로유통은 매월 정규직에게 중식비 20만원, 교통비 20만원을 지급하는데, 비정규직에게는 중식비, 교통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또 올해 농협 창립을 기념해 직원들에게 창립기념 사은품을 현금성으로 지급했는데, 이 또한 정규직에게 비정규직의 12배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했다. 

 

노조에 따르면 농협은 창립 62주년을 맞아 농협중앙희와 산하 8대 법인의 정규직 직원들에게 창립기념품을 1차(300만원), 2차(300만원)로 나눠 총 600만원을 지급했다. 비정규직에게는 60만원을 지급했다.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도 농협과 농민을 위해 땀 흘려 일하는 소중한 구성원"이라며 "채용 수준에 따른 임금의 차이는 불가피하더라도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을 침해하는 복지성 임금인 중식비, 교통비, 창립 기념품 등에 대한 차별은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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