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저출산·고령화 등 거시 금융환경 변화로 보험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으로 금융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며 보험사들과 빅테크사 간 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보험연구원은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산업의 미래 대응전략’을 주제로 제50회 산학세미나를 열고 다양한 금융환경의 변화에 직면한 은행 및 보험산업의 미래를 조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환경의 변화는 ▲저성장의 고착화 ▲저출생 및 인구고령화 ▲디지털기술 발전과 금융업 적용 확대 ▲탄소중립 강화 및 ESG공시 의무화 ▲경쟁강화 ▲인공지능의 활용 확대 ▲비금융과의 융합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60년대부터 추산할 때 우리나라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점차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1961~1997년 연평균 9.4%를 나타내던 경제 성장률은 1999~2007년 6.3%, 2009~2023년 2.8%로 하락했다.
OECD는 2022년 10월 전망 기준, 향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더욱 낮아져 2050년에는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요인으로는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라 노동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노동생산성이 정체되고, 신기술 개발보다 첨단기술의 추격에 의존하던 기존의 기술 발전 형태의 한계가 지적된다.
아울러 우리나라 인구는 2022년 5천167만명에서 2072년 3천622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2020년대 연평균 32만명씩 감소했던 생산연령인구는 2030년대 50만명씩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고령인구 비중은 내년 20%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2036년 30%, 2050년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보험업에서는 보험가입 여력인 소비자 수가 감소함에 따라 보험사 성장성과 전반적인 경영실적이 위축될 것”이라며 “저출산, 시장포화 등으로 보험 수요가 위축되고 신계약 가입 대상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인구가 감소하고 고령인구가 늘어나며 보험상품 수요의 구조적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세미나에 참석한 고은경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일본 생명보험사의 경우 1인 및 딩크(무자녀 맞벌이부부) 가구를 타깃으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고 자산운용 전문성을 강화해 투자 스프레드를 늘린 한편 고정비 절감으로 사업비 효율성을 개선했다"며 "변화하는 환경에서 혁신에 성공한 선도적인 생보사들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해 금융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전됨에 따라 빅테크(BigTech)의 금융업 진입이 확대될 것으로 진단했다. 예컨대 국내에서는 카카오 및 네이버 등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간편결제 및 예·적금, 대출, 보험 서비스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영역을 넓힐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빅테크는 플랫폼 내 풍부한 고객 데이터와 브랜드 인지도, 충성스러운 고객군을 바탕으로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를 비롯한 기존 금융사들과 경쟁관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금융업에서 인공지능(AI)의 활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보험의 경우 고객응대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과제로서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회사 내 AI 및 데이터 거버넌스의 정립과 AI 관련 전문인력 확보, 기존 직원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AI 도입 추진 및 적정성 평가, 부작용에 대한 책임, AI가 활용할 데이터의 생성과 확보, 통제와 관리 등에서 주체를 설정해야 한다”며 “AI 관련 핀테크, AI 활용한 데이터분석 등에 대한 투자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구구조 변화 및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올해 보험사들의 수익성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생명보험사의 경우 IFRS17 시행에 따른 보장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긍정적 성과, 고금리 기조하에 자산운용수익률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손해보험사는 보장성상품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CSM 상각수익 증가와 고금리 기조에서 투자영업 이익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