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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옷 대신 '중고'"...'고물가'가 만든 新소비 트렌드

소비자 75% "중고거래 긍정적"…'가성비' 매력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 3년간 48.7% 성장 전망
코오롱FnC, 중고 서비스 운영..."ESG활동 일환"
무신사, 3분기 중고 거래 플랫폼 '유즈드' 론칭
번개장터, 연간 총 거래액 2조원...'패션'이 절반

 

【 청년일보 】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중고 패션'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중고 거래가, 이제는 실용성과 합리성을 겸비한 새로운 소비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패션업계도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브랜드와 플랫폼이 직접 중고 시장에 뛰어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 "싫어서 안 산다"는 옛말…新 소비문화로 뜨는 '중고 거래'
 

 

9일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전국 20~50대 중고거래 경험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3%가 중고거래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인 인식은 단 1.9%에 불과했다. 특히 "3년 전보다 중고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고 답한 이도 51.8%에 달했다.


중고거래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7.5%는 중고거래가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소비 방법'이라 답했으며, '중고로 사서 쓰다가 다시 중고로 되팔 수 있다는 점이 경제적으로 매력적'이라는 응답도 68.6%에 달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중고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고 패션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중고 패션 시장이 향후 3년간 약 48.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일반 패션 시장의 성장률은 8.4%에 그쳐, 무려 6배 이상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 브랜드도 직접 나선다…코오롱FnC '오엘오 릴레이 마켓' 운영


중고 패션이 '합리적 소비'라는 인식 속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패션 브랜드들도 직접 중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오롱FnC는 지난 2022년 중고마켓 솔루션 기업 마들렌메모리와 협력해 자사 브랜드의 중고 제품을 다시 유통하는 플랫폼 '오엘오 릴레이 마켓(OLO Relay Market)'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는 검수된 중고 상품을 정가 대비 50~6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중고제품 판매자에게는 코오롱몰 포인트가 지급된다. 럭키슈에뜨, 시리즈, 슈콤마보니 등 대다수 코오롱FnC 브랜드들이 참여 중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회원수는 2천3천명이며, 누적 매입 상품수 3만5천226개, 누적 판매수(반품 제외) 2만6천876개로 1년 재고 소진율은 95%에 달한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오엘오 릴레이 마켓은 ESG 경영활동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코오롱몰과의 다양한 연계 방법을 모색해 직접적인 선순환 구조를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을 고려 중이다"고 밝혔다.


◆ 무신사, 자체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 출격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중고 시장에 진입한다. 무신사는 오는 3분기에 중고 패션 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MUSINSA USED)'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무신사 유즈드'는 별도의 앱이나 사이트 없이 무신사 앱에서 바로 중고 제품을 사고팔 수 있는 구조다. 이미 플랫폼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UX를 설계했으며, 단순 거래를 넘어 '패션 순환경제'를 구현한다는 것이 무신사의 목표다.


플랫폼 내부에서 이뤄지는 직관적인 거래 환경을 기반으로, 단순 거래 플랫폼을 넘어 패션 제품의 순환성을 높이는 '서큘러 이코노미(Circular Economy, 순환경제)' 개념을 도입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 시장은 고객 취향과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수요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10여년 전 커뮤니티 시절부터 쌓아온 패션 매니아들의 구매 경험과 선호 브랜드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무신사 유즈드에서 편의성과 신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 국내 중고 플랫폼 번개장터, 패션 거래액 '1조원' 돌파
 

 

기존 중고 거래 플랫폼도 패션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번개장터는 지난 2월 기준 월 거래 건수 100만건, 거래액 9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간 총 거래액은 2조원을 넘었으며, 이 중 절반인 약 1조원이 패션 부문에서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안전결제' 정책이 주목받으며 거래 신뢰도를 높였다. 시행 직전인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을 비교했을 때 개인간 거래(C2C) 거래 건수는 299% 증가했고 거래액도 116% 늘었다. 같은 기간 구매자 수는 138% 증가했으며, 올해 2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680만명에 달했다.


번개장터 측은 "결제 안정성이 강화되면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기침체 등 외부 환경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새 제품'에 집착하지 않고, 품질만 검증된다면 '합리적 가격'의 중고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브랜드와 플랫폼들도 이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비즈니스 모델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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