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 1층 시즌 베스트상품 존.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1/art_17478950538014_d0e13d.jpg)
【 청년일보 】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지속적인 외형 성장세를 증명했다. 여기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비상장사임에도 상장사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 반등에 힘입어 무신사의 기업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무신사의 몸값이 다소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시장에서는 최대 약 5조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 '매출 1조원 클럽' 진입…영업이익도 '흑자 전환'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는 증권별 소유자 수 500인 이상인 외부 감사 대상 법인에 해당돼 올해 처음으로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공시는 향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둘러싼 기대감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무신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천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천2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당기순이익도 69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연간 거래액은 약 4조5천억원에 달했다.
수익 구조도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수수료 매출은 4천851억원으로 전년 대비 24.3% 증가했고, 상품 매출(3천760억원)과 자체 브랜드 매출(3천383억원)도 각각 15.0%, 29.9% 늘었다. 별도 기준 매출도 1조1천5억원으로 24.6%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기업 가치가 상승한 가운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업보고서를 공시하며 향후 IPO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무신사 관계자는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IPO 가능성을 열어두고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도 양적·질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매출액은 2천929억원, 영업이익 176억원, 당기순이익 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6%, 24%, 104% 증가했다.
◆ 글로벌 투자자도 주목…"최대 5조원 기업가치"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도 무신사에 쏠리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2023년 글로벌 사모펀드 KKR과 웰링턴 매니지먼트로부터 2천억원 이상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당시 기업가치를 약 3조원 중반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가치를 최대 5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지난 22일 기준 무신사의 주당 거래가는 1만6천800원 선이다. 총 발행주식 수(약 2억200만주)를 기준으로 하면 시가총액은 약 3조4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PER(주가수익비율)은 48.7배에 이르며, 일반적인 패션 또는 플랫폼업계의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PER은 IPO 밸류에이션 책정 시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핵심지표다. 다만 무신사는 아직 IPO 주관사를 선정하지 않아 공식적인 피어그룹(비교기업)은 설정되지 않은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무신사를 패션업계 또는 플랫폼업계와 비교해 분석하고 있다.
◆ 무신사, PER 48.7배...동종업계 대비 '압도적'
![주요 패션 기업 주가수익비율(PER)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1/art_174789611225_ae357c.png)
코스피에 상장된 섬유·의류 업종의 평균 PER은 지난 22일 기준 8.84배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주요 패션 기업인 미스토홀딩스(28.83배), LF(6.01배), F&F(5.77배), 한섬(7.77배), 신세계인터내셔날(11.09배) 등과 비교해도 무신사의 PER은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플랫폼업계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나스닥 상장사 쿠팡의 PER은 올해 3월 기준 11.21배로, 무신사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무신사와 유사한 비상장 플랫폼 기업으로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들 수 있다. 지난 2019년 딜리버리히어로에 약 4조7천억원에 인수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4조3천226억원, 영업이익 6천408억원을 기록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무신사와 비슷한 수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지만, 매출액은 무신사의 약 4배, 영업이익은 약 6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무신사 측은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사업 확대, 글로벌 확장, 신사업 진출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성장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오프라인·글로벌 확장 속도…무신사 "성장 여력 충분"
실제로 무신사는 올해 오프라인, 글로벌, 신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며 외연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내달 27일 오픈 예정인 무신사 스탠다드 신세계 사이먼 시흥점.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1/art_17478950510454_23d25c.jpg)
무신사 스탠다드는 현재 25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달 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내달 신세계 사이먼 시흥점 신규 출점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스토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 1분기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의 일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일본 내 누적 회원 수와 구매 고객 수는 모두 두 배 이상 늘었다. 일본 내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도 82% 증가하며 K-패션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무신사 유즈드(MUSINSA USED)'도 올 3분기 중 정식 론칭을 예고했다. 약 1천500만명에 달하는 회원 기반을 활용해 패션·잡화의 순환 소비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의 고도화를 위한 기술 인프라 투자와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며 "K-패션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물류 시스템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무신사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업계 전반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단순한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자체 브랜드 강화, 오프라인 매장 확대, 중고 플랫폼 론칭 등 패션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패션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디자이너 브랜드, 중소 브랜드들이 판로를 확보하고 더 많은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만큼, 산업 전반의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플랫폼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 패션 플랫폼 중에서도 무신사의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까지 빠르게 확장 중이고,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성을 고려하면 과도하게 고평가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