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지난해 10월말 부산 경동건설의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해 숨진 고(故) 정순규 씨 유족들과 노동계가 지난 1일 사고 현장 관계자 1심 선고를 앞두고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정씨의 유족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부산운동본부는 1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는 사망 책임자인 경동건설을 엄중히 처벌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31일 부산 남구 문현동 리인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하도급업체 노동자인 정씨가 축대벽에 설치된 비계에서 떨어져 숨졌다”며 “하지만 고인의 사망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경동건설은 유족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또한 “경동건설은 오히려 사고 책임을 고인에게 떠넘기려고 사문서위조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경동건설의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조사보고서를 제출한 노동부 역시 재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씨 아들 정석채 씨는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경동건설은 고작 벌금 1000만원 구형을 받았다”며 “안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기업이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경동건설과 하청업체 안전관리자 등 3명의 1심 선고가 오는 9일에 열린다”며 “법원이 이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석채 씨와 단체는 이날부터 1심 선고 때까지 매일 점심시간에 동부지원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한편 정씨는 지난해 10월30일 오후 1시경 경동건설이 시공하는 부산 남구 문현동 소재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JM건설의 하청노동자로 일하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
정씨는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된 임시 가설물인 ‘비계’에 올라 옹벽에 박힌 철심 제거작업을 하던 도중 추락했다. 정씨는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머리와 목을 심하게 다쳐 끝내 숨을 거뒀다. 당시 정씨는 안전모를 썼음에도 두개골 골절로 인한 산소공급 부족으로 뇌사 판정을 받았고, 이튿날 사망했다.
유족들은 정씨의 사망사고가 경동건설측의 허술한 안전관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