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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대 뉴스-생명보험(下)] 저금리 장기화 ‘직격탄’... 생보업계, 디지털 전환 '박차' 外

 

 

【 청년일보 】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생명보험 업계도 '언택트' 디지털 시대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각 보험사는 디지털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내년부터 이어질 금융 상품 디지털화를 가속화 했다. 

 

생보업계는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매출 감소 현상을 보장성 보험 판매량 증가 및 증시활활에 따른 변액보험 판매량 호조로 이겨냈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문제는 피하지 못했다.

 

고용보험 확대를 위한 '특고 3법'이 지난 9월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보험업계의 반응은 찬반으로 엇갈렸다. 보험설계사의 경우 임금의 격차가 다른 직업에 비해 매우 크고 시간·공간 등 자유로운 업무가 가능하기에 고용보험과는 성격이 맞지 않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 보험업계 본격 언택트 시대...디지털 전환 '박차'

 

올해 보험업계의 조직개편 키워드는 ‘디지털’이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일상처럼 정착한 비대면 금융,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에 대응하고자 관련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각 보험사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교보생명은 '디지털혁신지원실'을 'DT(디지털 전환) 지원실'로 확대해 디지털 전환 작업을 점담하도록 했다. 또 '디지털신사업팀'과 '오픈이노베이션팀'을 신설하여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업 발굴을 맡겼다. 사용자 중심 플랫폼을 구상할 '플랫폼사업화추친TF'도 구축했다.

 

삼성생명도 '디지털사업부'와 '데이터전략팀'을 각각 확대·재편했다. 이들 조직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한 상품·서비스를 구축하여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6월 디지털·프로젝트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다양한 사업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기술전략실, 빅데이터실, OI(오픈이노베이션)추진실, MI(마켓 인텔리전스) 등 새로운 부서를 편성하여 인슈어테크와 빅데이터 역량 확보, 신사업 검증 등에 주력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응하려는 생보사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금융마이데이터파트를 신설했고 메트라이프 역시 상반기부터 관련 TF를 가동한 데 이어 신용정보관리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사업 태세를 갖췄다. 이들은 모두 내년 2차 예비허가 신청을 목표로 사업 구체화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선방에도...생보업계, 저금리 장기화 ‘직격탄’

 

생보업계는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문제로 고심한 한 해였다.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생보업계는 당장 장기적으로 회사를 운용할 원동력인 운용자산이익률 하락 문제에 직면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과 5월 각각 0.5%포인트,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내렸고 현재까지 연 0.50%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 보험상품의 이차역마진 리스크는 덤으로 준비해야 하는 돈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줄어드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보험사는 통상 소비자로부터 지급받은 보험료를 안전자산인 국·공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자연스레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도 악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 생보업계 운용자산이익률은 2015년 4.02%, 2016년 3.90%, 2017년 3.55%,  2018년 3.61%,  2019년 3.46% 등으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태다.

 

생보사들은 시중금리와 연동해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금리인 ‘공시이율’을 수년간 단 한차례도 예외 없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또한 보장성과 연금, 저축성보험의 이달 공시이율을 2.25%, 2.27%, 2.25%로 결정했다. 이는 연금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이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씩 낮아진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연금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2.27%로 하향 조정했다. 보장성보험의 경우 전달과 같은 2.00%를 유지했다.

 

한화생명은 연금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2.27%와 2.22%로 전달 대비 0.03%포인트, 0.04%포인트 내렸다. 특히 지난 7월부터 2.25%로 상향했던 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을 다시 연초 수준인 2.20%로 내리기로 했다.

 

더욱 큰 문제는 저금리 기조에 운용자산이익률이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금융사의 손실 폭인 이차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는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중에서 이자율을 반영한 일정 부분을 장래 보험금이나 환급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회사의 부채로 적립하는데, 이때 반영되는 이자율이 자산을 운용해 얻은 수익률보다 높으면 이차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무해지환급형 보험...내년부터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 반영

 

무해지환급형이란 납입기간 중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는 상품이다. 대신 환급금이 있는 유해지환급형 상품보다 보험료가 약 20%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무해지환급형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현재보다 약 5% 더 저렴해진다.

 

금융위원회는 보장성인 무해지환급형 보험이 환급률을 강조, 저축성보험으로 오인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무해지환급형 상품의 환급률이 표준형상품을 초과하지 않도록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했다.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보험사들은 상품을 개정, 보험료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질병이나 사고 등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목적으로 가입할 경우 소비자의 혜택은 증가하는 셈이다.

 

무·저해지환급형은 환급률을 내세워 저축성보험으로 판매하는 불완전판매요소가 적지 않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해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의 환급률이 표준형 상품보다 높지 않도록 제한했다.

 

이유는 환급률을 내세워 저축성보험으로 판매하는 불완전판매를 방지 차원이기 위함이다. 보험업감독규정개정으로 내년 1월 부터는 50% 이상 저해지환급형만 판매되고 무해지환급형과 30% 저해지환급형은 판매가 중지될 예정이다.

 

 

◆ 특고 3법 국회 통과에...보험업계 '의견분분'

 

보험설계사·택배기사·대리운전기사 등을 포함한 14개 업종의 특수근로종사자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는 이른바 '특고 3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징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고 3법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경제적 위험에 노출된 특수근로종사자를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해당 내용의 핵심이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의무적용보다 임의 가입에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이는 특고 법 자체가 사업주와 특수한 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 직종은 큰 연봉 편차, 다양한 근무시간, 자유로운 이직 등으로 인해 고용보험과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용보험 가입 시 보험사 비용부담도 커진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사 전속설계사 약 18만명이 고용보험에 가입하면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연간 400억~500억원 수준이라고 추정한다.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 23만명의 고용보험료까지 더해지면 보험업계가 부담해야할 비용은 1천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번 법 시행을 앞두고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적용 시기·보험료율 등 시행령에 담긴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 이견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 해외투자 규제 완화에도...생보업계 국내채권 '선호'

 

코로나19의 여파로 불확실성이 증가하자 생명보험업계는 오랜 숙원이었던 해외투자 한도 제한 규제가 완화되었음에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올해 4월 국회에서 보험사 해외투자 한도를 50%까지 확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됐으나 이후 해외투자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24개 생보사들이 보유한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총 107조9천333억원으로 전년(113조288억원) 동월 대비 5조원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생보사의 전체 운용자산 중(760조3천662억원) 외화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5.5%에서 올해는 14.1%로 떨어졌다.

 

각 사별로는 한화생명이 해외투자 규모를 가장 많이 줄였다. 올해 9월 기준 한화생명이 보유한 외화유가증권 규모는 23조5천847억원으로 작년 동기(27조9천112억원) 대비 18.34% 줄어들었다.

 

NH농협생명의 경우 같은 기간 12조8천830억원으로 전년(13조9천374억원) 대비 8.18%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해 2조1천441억원에서 올해 6.4%를 줄였다. 삼성생명(18조4천454억원)과 교보생명(20조6천420억원)은 전년 대비 해외투자 비중을 늘렸으나 그 규모는 각각 1.79%, 3.10% 증가에 그쳤다.

 

국내 24개 생보사들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2018년 3.9%, 2019년 3.5%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3.3%까지 떨어졌다.

 

보험사들의 해외투자 규모 축소는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의 확대로 풀이된다.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안정성이 떨어지는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국내채권 보유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늘어난 탓이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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