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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2심 뒤집힌 판결에...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사법리스크' 일부 해소

재판부 "금융당국, 새로운 징계 수준 정해야"...하나은행 항소는 기각
DLF 2심 승소로 사법리스크 줄였지만...금융당국 상고 가능성 '여전'

 

【 청년일보 】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징계 취소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이번 DLF 2심 승소를 통해 함 회장은 임기 내내 따라다니던 '사법리스크'를 일부 해소했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선 그의 연임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채용 관련 2심 재판에서 패소한 데다 DLF 재판 역시 금융당국의 대법원 상고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 함영주 회장 손 들어준 2심 재판부..."금융당국, 새로운 징계 수준 정해야"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9-3부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DLF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이 내린 중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소송 2심 선고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이었던 금융사 CEO의 내부통제기준 마련의 '실효성'의 해석 여부에 대해 2심 재판부는 1심과는 달리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에 대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를 부과하는 부분을 불합리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함 회장의 경우 1심과 달리 일부 징계사유만 합당하다고 인정했고, 이에 따라 피고는 기존 징계를 취소하고 새로운 징계 수준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금융당국이 하나은행 법인에 내린 일부 영업정지에 대한 항소는 기각했다.

 

DLF는 금리·환율·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 2019년 하반기 세계적으로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미국·영국·독일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S와 이에 투자한 DLF에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이 DLF를 불완전 판매한 것으로 판단, 2020년 3월 5일 하나은행에 6개월 업무 일부 정지(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 제재와 과태료 167억8천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영주 회장 역시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문책경고) 처분을 받았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다. 문책 경고 이상부터는 중징계로 분류돼 향후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이에 함 회장 측은 금융당국의 중징계에 불복해 이를 취소하기 위한 행정소송을 냈으나 지난 2022년 3월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그러나 2심에서 승소함에 따라 금융당국이 내린 중징계는 취소됐다.

 

하나금융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며 "이번 사건을 손님들의 입장을 한번 더 생각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그룹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손님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보호에 부족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2심 판결문이 도착하는 대로 법리 검토를 통해 징계효력 정지 신청 및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2심서도 쟁점된 '내부통제기준 실효성'...1·2심 재판부 엇갈린 해석

 

사실상 이번 재판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이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의 중징계 사유로 합당한가를 따지는 재판으로 풀이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24조1항에 따르면 '금융회사에 법령을 준수하고, 경영을 건전하게 하며, 주주 및 이해관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해야 할 기준 및 절차(내부통제 기준)를 '마련'하도록 했다.

 

또한 시행령에서는 금융사 CEO를 위원장으로 하는 내부통제위원회를 두고,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준 및 절차는 일정 요건들을 충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과거 비슷한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다툼 끝에 최종 승소하는 과정에서 재판부는 "현행 법령상 금융사의 내부통제기준 '준수' 의무 위반에 대해 제재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금융사의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과 '준수' 의무 위반은 구별돼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나 함영주 회장의 DLF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담당 PB조차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판매한 걸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함영주 당시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일부 사유를 제외하고는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를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이어 "원고들이 지위와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새로운 징계 수준을 정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은 금융사 CEO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 책임을 더 엄중히 물은 1심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은 해석으로 평가된다.

 

 

◆ 함영주 회장 연임 가능성에...금융권 전망도 제각각

 

함영주 회장이 DLF 항소심에서 승소하면서 그의 임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사법리스크'는 일부 해소된 분위기다.

 

그러나 함 회장이 내년 3월 임기를 약 1년여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연임 여부에 대해선 금융권 내부 시각이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먼저 이번 DLF 2심 결과에 대해 금융당국의 상고가 유력한 데다 하나은행 채용과 관련된 재판 역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지난 2022년 하나금융지주의 회장 후보로 올라 있던 함 회장에 대해 '사법리스크'를 이유로 반대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함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다. 1956년생인 함 회장은 현재 만 68세다.

 

다만 두 건의 재판 모두 최종 판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고 함 회장이 DLF 2심에서 승소한 만큼, 한 차례의 연임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김정태 전 회장도 1년 연임을 한 바 있고,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의 좋은 실적 역시 함 회장의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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