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대웅제약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스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와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등 수익성 높은 자체개발 품목 중심으로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은 별도기준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한 2천96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6% 상승한 312억원으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실적은 수익성 높은 자체개발 품목인 '나보타'와 신약 '펙스클루'가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먼저 나보타는 2013년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미간주름 적응증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하고, 2014년 공식 출시했다. 지난 2019년 국산 보툴리눔 톡신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나보타는 오는 2분기 미국에서 진행 중인 만성 편두통 임상 2상의 톱 라인 결과를 앞두고 있다. 이어 2025년엔 삽화성 및 만성 편두통 3상을 계획하고 있다. 위 마비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적응증 역시 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2028년에는 미국 치료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영국·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에 진출하는 등 유럽 시장에도 보폭을 넓히며,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20억명에 이르는 무슬림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또 글로벌 빅마켓으로 꼽히는 중국에서도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FDA 허가 다음 해인 2020년 단숨에 500억원을 돌파한 나보타 매출은 지난해 1천500억원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20%씩 성장해 매출 5천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나보타를 통한 대웅제약의 호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하나증권 박재경 연구원은 나보타의 올해 매출 성장을 전망하며 "나보타는 톡신 최초로 사각턱 적응증을 확보해 말레이시아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며 "호주를 비롯 유럽 출시국 확대 계획과 함께 중국 규제기관에서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 출시 국가 확대가 매출의 추가적인 업사이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PPI 제제 중심의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P-CAB으로 세대교체를 주도하며 블록버스터로 성장한 국산신약 34호 펙수클루는 PPI 계열 중심의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속쓰림, 신물, 신트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위식도역류질환(GERD)에 사용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제제의 단점을 개선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계열 신약인 펙수클루는 PPI 제제의 단점인 느린 약효 발현 속도, 항혈전제와의 약물상호작용 우려, 식전 복용 등을 개선했다.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으며, 2시간 이하의 짧은 반감기를 가진 PPI제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5~10시간의 반감기로 야간 속쓰림 증상을 개선시키는 효과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UEGW 2023'에서 국내외 주요 오피니언 리더(Key Opinion Leader)를 대상으로 한 학술 심포지엄 '펙수클루 나잇(Fexuclue Reception Night)’을 열고 펙수클루의 강점과 임상 데이터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기능성위장관질환 진단 및 치료지침을 개발하는 롬 파운데이션(Rome Foundation) 회장을 역임한 위식도역류질환 세계적 권위자 얀탁(Jan Tack) 벨기에 루벤의대 교수는 펙수클루 주요 임상 데이터를 직접 소개하며 "펙수클루 임상 데이터가 P-CAB 계열 내 최고 신약 수준의 프로파일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펙수클루는 해외 실적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 품목허가 신청 국가는 중국을 포함해 12개국으로 국산신약 중 최단기간 내 다국가 품목허가 신청기록도 세웠다. 2025년까지 30개 국가에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하고 2027년까지 100개국에 진출, 2030년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만으로 이같은 실적을 달성한 펙스클루가 위염·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병용투여·헬리코박터균 제균을 위한 항생요법 등으로 적응증이 확대될 경우 처방액 증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DB금융투자의 이명선 연구원은 펙스클루에 대해 "국내 매출증가와 함께 연내 중국 신약 승인과 미국과 유럽에서의 판권계약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웅제약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및 헬리코박터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등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대웅제약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제균 치료를 위해 펙수클루의 1상·3상 임상시험계획을 동시 신청했다.
중국 현지 시장조사업체 '아이아이미디어리서치(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중국인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약 50%로 추정할 정도로 매우 높다. 이를 단순 수치화 하면 7억명에 이른다는 해석이다. 2022년 중국 헬리코박터균 검사시장 규모도 약 86억6천만위안(1조6천438억원)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시장성도 매우 높다.
아울러 지난해 5월 출시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국산신약 36호)는 국내 기업 최초의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개발 사례로, 동일 계열 치료제 30분의 1의 용량으로 동등 이상의 효과를 확인했다.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은 국산 개발신약 36호로 지난해 2월 브라질 제약사 목샤8에 계약규모 1천100억원의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브라질과 멕시코 두 국가의 당뇨시장에 진출해 올해 하반기 현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중남미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멕시코에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의 품목허가신청서(NDA, New Drug Application)를 제출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브라질과 멕시코 두 국가의 당뇨 시장규모는 약 2조원으로 중남미 전체 당뇨시장의 70%를 차지한다. 대웅제약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추가 해외 진출을 통해 2025년까지 15개국, 2030년까지 50개국에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경쟁력을 앞세운 발빠른 국내 안착은 물론, 조기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출시 전 시장 규모 2조원에 달하는 브라질·멕시코 시장 진출 성공으로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 중이며,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도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오는 2025년 15개국, 2030년 50개국으로 진출 국가를 늘려 3년 내 매출 1천억원대 품목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PPI 시장의 P-cab 시장으로의 전환을 선도하는 펙수클루의 성장 속에 나보타의 적응증 확대를 통한 미국 치료시장 진입과 함께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시장성을 입증받은 엔블로를 통해 단일품목 연간 매출액이 1조원에 이르는 '1품1조' 전략을 현실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