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카드업계의 상반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가운데 7개 전업카드사 중 유일하게 롯데카드의 순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가 올 하반기 뚜렷한 실적 반등을 보이지 않는다면 매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는 올해 롯데카드의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에 시동을 걸 것으로 점치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조달한 6천4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만기가 올 하반기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4천2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4천181억원) 대비 0.5% 증가한 규모다.
신한카드가 상반기 당기순이익 3천793억원으로 전년 동기(3천169억원) 대비 19.7% 상승해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삼성카드는 3천6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천906억원) 대비 24.8%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726억원) 대비 60.6%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천1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KB국민카드(2천557억원, 32.6%) ▲현대카드(1천638억원, 4.2%) ▲우리카드(838억원, 2.3%) 등이 실적 개선을 이뤘다
반면 롯데카드는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62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천59억원에서 무려 79.5% 줄어들었다.
지난해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순이익 감소율은 무려 41.7%에 달한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 관계자는 "특히 금융시장 전반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의 상반기 실적 부진에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도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조달한 6천4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하반기에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아 당초 알려진 3조원의 매각가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2년 4월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 착수했지만 매각가에 대한 이견을 접히지 못해 불발된 바 있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매각 희망가로 3조원 안팎을 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3조원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고 평가했다.
만약 하반기까지 롯데카드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경우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매각에도 난항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롯데카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조달구조 최적화 및 신규 조달금리 인하, 베트남 자회사 흑자 전환 등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업계에서는 롯데카드의 하반기 실적 반등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경쟁 카드사와 달리 롯데카드의 경우 실적을 개선할 만한 신사업이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의 경우 캐쉬카우가 분명하게 보이거나, 신사업 진출로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났지만 롯데카드는 실적을 개선할 만한 뚜렷한 비지니스 라인이 없다"며 "올해 매각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데, 하반기 반등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