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시행 여부의 칼자루를 쥔 야당이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금투세가 4년 간의 줄다리기 끝에 폐지로 가닥이 잡혔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의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향후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과 해외로 빠져 나갔던 국내 자본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다"고 덧붙였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일정 금액(주식 5천만원·기타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 액수에 20~25%의 세금을 매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20년 세법 개정을 통해 신설된 금투세의 당초 시행 시기는 2023년 1월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정부와 여당이 금투세 시행을 2년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금투세 시행 시기가 오는 2025년 1월로 미뤄졌다.
이후 올해 1월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에서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국내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금투세 폐지' 입장을 견지하며 올해 세법 개정안에도 이를 반영했다.
지금껏 다수당인 민주당이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논쟁은 지속됐으나, 지난 4일 민주당이 정부의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투세 폐지 소식에 증권업계에는 화색이 돌고 있다. 이들은 시행이 불투명했던 금투세가 폐지로 가닥을 잡으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그간 국내 증시를 억눌렸던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61포인트(1.83%) 오른 2588.97에 장을 마쳤다. 특히 코스닥 지수는 3.43% 급등하는 등 금투세 폐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던 한국 증시가 금투세 폐지 등 호재를 바탕으로 반등의 서막을 그리는 모습"이라며 "투자 심리 안정화와 수급 개선이 증시에 힘을 실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금투세 폐지로 향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국내 증시에 새로운 활력이 생길 것이란 기대감도 번지고 있다.
금투세는 국내 거주 개인투자자에게 과세하는 세금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다.
다만 금투세가 도입될 경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이 증가해 이들의 주식 거래 활동이 위축되면서 전체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이 경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져 투자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폐지를 매우 환영한다"며 "그간 금투세는 외국인 투자자 자금 이탈의 주요 요인이었던 만큼 금투세 폐지 결정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에 외국인 투자자금 등 새로운 자본을 유입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전했다.
또 외국으로 빠져 나갔던 국내 자본이 다시 유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증시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금투세 때문에 투자 이민을 간다고 할 정도로 해외 증시로 자금이 유출됐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진정되고 국내 증시에 중장기적 투자 유인이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도 "우리나라 증시가 지나치게 약세장이었고, 기업 가치 대비 저평가가 심각한 상황이었다"면서 "특히 올 연초 이후 미국으로 많은 자금이 몰려 나갔는데, 금투세 폐지를 기점으로 집 나간 자금이 서서히 국내 증시로 귀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