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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책임 이행 '주목'...쿠팡이츠, 수도권 시장점유율 '1위' 눈앞

쿠팡이츠, 수도권서 배민에 대등 및 소폭 앞서…무료 배달 딛고 '파죽지세' 약진
시장 잠식 확대 속 사회적 대화 요구엔 '묵묵부답'…"배민 뒤에 숨는 행태 " 눈살
일각 "소비자·자영업자·라이더에 전향적 자세 필요…"중장기적 신뢰 구축" 과제

 

【 청년일보 】 쿠팡이츠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앞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플랫폼 업계와 노동계 일각에서는 쿠팡이츠가 확대되는 시장 점유율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 역시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13일 플랫폼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쿠팡이츠는 업계 1위 배민과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의 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무료배달 경쟁을 계기로 수도권 지역에서 쿠팡이츠 이용률이 크게 늘고 있다"며 "배달앱 사용 자영업자, 배달 기사(라이더)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지역에서 쿠팡이츠가 이미 배민을 앞지른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수도권 지역에서 배민과 대등하거나, 소폭 앞서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국 전체 시장 점유율로 봤을 때는 여전히 배민이 약 50~60%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수도권 지역에 한 해 시장 점유율이 역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사안에 정통한 한 업계 종사자는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수치를 종합했을 때 수도권 지역에서 쿠팡이츠가 배민을 거의 다 따라잡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일부 변수를 종합했을 때는 배민을 역전한 수치가 나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쿠팡이츠가 수도권에서 배민을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며 "시장 조사에는 주문 수, 라이더 콜 수 등 다양한 지표를 고려하는 데, 어떤 지표를 활용하더라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일선 자영업자와 라이더 등 배달 플랫폼 이해관계자들도 쿠팡이츠의 사용 비중이 월등히 높아졌다는 증언이 나온다.

 

배민과 쿠팡이츠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는 한 식당 업주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배민으로 들어오는 주문이 월등히 많았지만, 작년과 올해 들어 쿠팡이츠를 통한 주문이 크게 늘었다"며 "동료 자영업자들의 말을 들어봐도 쿠팡이츠 사용률이 크게 늘었는데, 어떤 업주분은 아예 쿠팡이츠에만 입점해 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직접 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유사한 주장이 나온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라이더 A씨는 "요즘 쿠팡이츠 주문 건(이하 콜)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며 "미션(특정 콜을 수행하면 보상을 추가 지급하는 시스템) 달성 시 지급되는 금액도 쿠팡이츠가 일반적으로는 더 많아서 점점 쿠팡이츠 콜을 받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도의 또 다른 라이더 B씨도 "배민 콜의 경우에는 식당과 배달 지역의 배차 동선이나 보상이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며 "반면, 쿠팡이츠 콜의 경우에는 선택지가 너무 다양해 라이더 입장에서는 더욱 효율적인 동선 구상이 가능해 많이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자영업자 전용 앱인 '배민사장님'과 '쿠팡이츠 사장님'은 각각 30만명과 21만명의 사용자 수를 보였다. 배민사장님 앱은 같은 해 1월 대비 3만명 감소했지만, 쿠팡이츠 사장님 앱은 오히려 5만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라이더 전용 앱인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에서는 각각 42만명과 49만명의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배민커넥트 앱이 2024년 1월 대비 14만명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앱은 이보다 소폭 높은 15만명이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쿠팡이츠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부합하는 사회적 책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쿠팡이츠가 수도권 지역에서 배민을 턱 밑까지 추격한 만큼, 자영업자와 라이더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사회적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쿠팡이츠는 작년 7월 출범해 11월까지 진행된 '배달플랫폼 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서도 다소 소극적 태도로 대화에 임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었다.

 

당시 쿠팡이츠는 이정희 상생협의체 위원장으로부터 "중재 원칙에 가까운 수준의 상생방안을 새롭게 제시해달라"라는 지적을 받을 만큼 미온적인 '상생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때 쿠팡이츠는 최저 2.0%, 최고 9.5%의 차등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거래액 상위 50% 매장에 대해서는 할증 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킨다는 조건도 달았다.

 

결국 쿠팡이츠는 배민이 제시한 2.0%~7.8%의 차등 수수료안을 마지못해 받아들였지만, 당시 입점업체 단체를 중심으로 쿠팡이츠에 대한 집중적인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협의체에 참여한 한 입점업체 단체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조금 더 전향적인 자세로 사회적 대화에 임했다면 조금 더 진일보한 상생안이 도출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당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었지만, 결론적으로 '배민이 하면 하겠다'는 식의 쿠팡이츠의 반복된 입장에 부딪혀 좌초된 안건이 많다"고 회상했다.

 

쿠팡이츠가 자영업자와는 물론 실제 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청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와 공공운수연맹 라이더유니온 등 라이더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는 업체는 배민이 유일하다. 특히 배민은 배달플랫폼노조를 교섭 대표 노조로 선정해 라이더 처우 개선, 복지 향상 등에 대한 방안을 주기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반면, 쿠팡이츠는 이들 라이더 노조의 대화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간 라이더 노조는 쿠팡이츠에게 각종 사안에 대한 사회적 대화 장치 마련을 요구해왔다.

 

이에 관해 한 노동계 인사는 "쿠팡이츠가 라이더 노동권 문제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시장 장악력을 확대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두 대표적 노조를 무시하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며 "수도권에서의 입지가 더욱 커진 만큼 라이더 문제 관련해 배민 뒤에 숨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쿠팡이츠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점유율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플랫폼 업계에 정통한 주요 경제단체의 한 전문가는 "지속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쿠팡이츠가 자영업자, 라이더, 소비자 등과의 사회적 대화를 전향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민이 주도하는 압도적 1강 구도 체제가 아닌 사실상 2강 체제로 배달 플랫폼 시장 구도가 변화한 상황에서, 업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배민만이 떠안는 것은 전체 생태계에 있어 합리적이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배민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라이더 노조와의 대화 시스템 등에 함께 참여하는 방안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며 "양사가 공동으로 자영업자, 라이더 등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 업계 전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 내 대학의 한 경영학과 교수도 "배달 플랫폼 업계가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싶다면, 단기적 관점의 수익 극대화가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선순환적 이익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러한 구조를 형성하는 첫걸음이 바로 이해관계자들과의 사회적 대화"라고 부연했다.

 

이어 "배달 플랫폼 업계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시기가 그리 길지 않은 만큼, 이 과정에서 업계만의 독특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분출되고 있다"며 "쿠팡이츠가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동참한다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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