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는 지난달 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2710347465_c86a9d.jpg)
【 청년일보 】 원화 스테이블코인 국내 도입이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지급결제 사업자인 신용카드사들이 이러한 흐름을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기존 화폐에 가치가 고정된 디지털 결제수단이다. 카드사들은 그간 구축한 결제망 및 연관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코인 발행과 유통 주체로서 적극 역할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쳤다.
28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달 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TF는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와 NH농협카드의 실무자들 및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주 1회 이상 모여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수반되는 기술·법·제도적 측면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카드사들의 대응 방향과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TF를 꾸렸다”며 “TF는 2개월 정도 운영될 계획이지만 향후 검토범위 등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활성화가 지급결제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카드사들은 생존과 도태의 기로에서 가급적 환경적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공동 대응하는 모습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페이(Pay) 등 핀테크사들이 제공하는 결제 수단이 보편화되면서 카드사들의 전통적 사업은 하락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까지 활성화되는 건 여신업계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카드사들은 최대한 새 흐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공동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카드사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및 유통 주체로서 역할할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간 구축한 결제망을 바탕으로 코인 결제를 지원할 수 있는 한편, 신용 정산 시 은행계좌를 거치지 않고 코인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일환으로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19일 특허청에 KCARDWON, KCardCoinWON, KCARD KRW 등 32종의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코인 발행의 주체가 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코인의 명칭을 미리 선점하려는 의도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오랜 기간 지급 결제업을 수행한 만큼 제반 인프라 및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이는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 지급결제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자원이자 경쟁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카드사들은 기존에 제공해 온 리워드 및 캐시백 등을 코인에 도입하는 등 다양한 부가적 서비스를 통해 새 지급결제 시장에서 선도자로서 역할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사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해 중장기적 시각에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높아질 경우 기존 카드 결제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코인 발행주체로서 입지를 획득하는 등 시대적 변화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은 확보한 가맹점의 수도 많고 지급결제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만큼 이 같은 점들이 코인 결제가 법제화된 이후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TF에서 논의된 사항은 향후 정치권에도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회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앞두고 다양한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자본금 요건 및 발행 주체, 이자 허용 여부 등에서 법안마다 편차가 있어 조율에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