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다사다난했던 2025년을 보낸 롯데건설이 연말 막판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낸다. 수익성 악화와 부채비율 상승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연말과 연초에 걸친 총 7천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 건전성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2025년 성적표는 '수익성 방어'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명확한 과제를 남겼다.
이에 롯데건설은 지난달 예고했던 대로 연말과 내년 초 두 차례에 걸쳐 총 7천억원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차질 없이 진행하며 전열 재정비에 돌입했다.
외형은 유지했지만 실속이 없었다. 롯데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1~9월) 매출액은 5조8천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누적 매출(6조284억원) 대비 3.2% 감소하는 데 그치며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920억원에 머물며 전년 동기(1천632억원) 대비 43.6%나 급감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321억원으로 전년 동기(566억원)보다 43.3% 줄어들며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누적 2.7%에서 올해 1.6%까지 하락했다. 지속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여파가 롯데건설의 수익 구조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수익성 부진 속에서도 재무 건전성의 핵심인 PF 리스크 관리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롯데건설은 올해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부채를 지난해 말 4조1천억원대에서 3분기 말 3조5천867억원으로 5천여억원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족한 유동성을 차입금으로 메우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96%에서 올해 9월 말 214%로 18%포인트 상승했다.
3분기 누적 영업활동 현금흐름 역시 -7천102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이다.
이에 롯데건설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이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어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부채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공시를 통해 전날과 내년 1월 29일 두 차례에 걸쳐 총 7천억원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 29일 1차로 조달한 3천500억원의 자금은 전액 채무 상환에 투입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연말 결산 시점에 맞춰 빚을 갚음으로써 200%를 넘긴 부채비율을 다시 끌어내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어 해를 넘긴 내년 1월 29일에는 2차로 3천500억원을 추가 조달해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SPC(특수목적법인)가 인수한 뒤 호텔롯데(4천억원)와 롯데물산(3천억원)이 이에 대한 지급보증을 서는 방식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의 신용을 보강받은 덕분에 연 5.8%의 안정적인 금리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효과는 즉각적일 것으로 보인다. 7천억원의 자본이 수혈되면 롯데건설의 자본총계는 3분기 기준 약 2조8천억원에서 3조5천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현재 214%인 부채비율은 단순 계산 기준 170%대로 약 40%포인트 이상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를 넘어 현금흐름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또한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룹 차원의 확실한 지원 사격을 통해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고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넉넉한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41조2천989억원으로, 이는 최근 3년 평균 매출액을 감안할 때 향후 5년 치 이상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전체 잔고의 약 85%에 달하는 35조3천680억원이 민간 도급 공사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순 시공을 넘어 그룹 계열사 물량과 우량 민간 사업지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사업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그룹내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가치가 높은 사업을 선별하고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