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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대'로 오픈 이노베이션 넓혀가는 종근당···성과 가시화

박사급 인력으로 '타깃 발굴실' 조직···글로벌 중소바이오벤처 기술 속속 도입
최근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성공적 진행···연구개발과 플랫폼 투자 활용

 

【 청년일보 】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기업 내부의 연구개발(R&D)에만 치중하는 것은 '폐쇄형 혁신'이다. 기업 업무의 일부를 제3자에게 위탁 처리하는 아웃소싱(outsourcing)은 한쪽으로 역량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반면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기업 내외의 경계를 넘나들며 혁신으로 이어지게 한다. '개방형 혁신'인 것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공개한 '한국제약바이오 파이프라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의 기술 수출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기술 이전은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9년 물질 28건, 플랫폼 8건이었던 기술 이전 계약은 지난해 물질 60건, 플랫폼 45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 1분기에만 물질 39건, 플랫폼 46건에 달한다. 플랫폼이란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말한다.

 

비소세포 폐암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은 이 같은 기술 이전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비소세포 폐암이란 소세포(小細胞)가 아닌 다른 종류의 폐암을 말한다. 통계상 소세포 폐암이 15~20%고, 나머지가 비소세포 폐암이다.

 

지난 2015년 골다공증 치료제 전문기업인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레이저티닙을 기술 도입한유한양행은 2018년 이를 글로벌 빅파마인 얀센 바이오텍에 기술 수출했다. 국내에서는 '렉라자'라는 제품명으로 상용화돼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한 상태다. 앞서 렉라자는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개발 31번째 신약으로 허가도 받았다.  

 

한마디로 레이저티닙은 국내 중소바이오벤처, 국내 대형 제약사, 글로벌 빅파마로 연결되는 삼각구도를 만들며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 모델이 된 것이다.

 

물론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국내 중소바이오벤처로부터의 기술 이전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종근당은 투자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해 박사급 인력으로 '타깃 발굴실'을 조직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행해온 제약사로 손꼽히는데, 글로벌 중소바이오벤처의 기술 도입을 통해서도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요독성 소양증 치료제 CR-845(제품명:코수바)다. CR-845는 만성신장질환으로 혈액 투석을 받는 환자에게 발생하는 중증의 요독성 소양증에 사용하는 주사제다. 요독성 소양증은 콩팥의 기능이 저하돼 소변으로 배출돼야 할 노폐물이 혈액에 축적되면서 생기는 가려움증을 말한다. 

 

앞서 종근당은 지난 2012년 미국 중소바이오벤처인 카라테라퓨틱스와 CR-845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함께 개발을 진행해왔다. CR-845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도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종근당은 또 지난 2015년 프랑스의 네오벡스로부터 루푸스 치료제 'IFN-K'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루푸스의 정확한 명칭은 전신 홍반성 루푸스로 피부와 관절, 장기 등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인구 10만명당 27명에게 발병하는 희귀질환으로 이 병에 걸리면 체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장기나 조직이 파괴된다.

 

기존 루푸스 치료제는 장시간 정맥에 투여해야 하고, 약효 지속 시간도 1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IFN-K는 근육주사로 수개월 이상 약효가 지속돼 편의성과 치료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근당은 2016년에도 이스라엘의 중소바이오벤처 캔파이트의 간세포암 치료제 'CF102'(제품명: 나모데노손)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프랑스의 OSE 이뮤노테라퓨틱스로부터 2019년 도입한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테도피(Tedopi)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대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과가 속속 가시화되면서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잇따라 글로벌 무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종근당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보면 자체 개발하는 신약이 많지만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적극 나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종근당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신약 후보물질에만 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중소바이오벤처에 대한 지분 투자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지분 투자를 통해 끈끈한 협업 관계를 형성하고, 플랫폼에 대한 검증 등을 통해 기술 도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종근당은 지주사인 종근당홀딩스를 통해 지난 2019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기업 바이오오케스트라, 그리고 유전자 가위를 응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 지플러스생명과학 등에 투자했다. 유전자 가위란 유전체에서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기술이다. 종근당은 최근 리보핵산(RNA) 기술 신약 개발기업인 올릭스의 지분도 장내 매수했다.

 

종근당은 최근 3년물 800억원, 5년물 2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일 실시된 종근당의 회사채 사전청약에는 모집 금액의 4배 가까운 39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종근당은 조달한 자금을 오는 2023년까지 연구개발(R&D), 임상 비용, 오픈 이노베이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신약 플랫폼 투자에 내년 100억원, 내후년 100억원 등 총 200억원이 책정된 상태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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