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초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잇따라 은행 출신 수장을 영입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출범 후 현재까지 두 은행의 행보가 안정화를 꾀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실적 확대를 통한 성장에 방점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실적 확대, 기업공개(IPO), 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은 새 대표들의 첫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전날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 후보로 추천된 이은미 전 DGB대구은행 경영기획그룹장(CFO)을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
이은미 토스뱅크 신임대표는 서강대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 대우증권, 스탠다드차타드(SC) 등을 거쳐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재무관리부문장, HSBC 서울지점 부대표, HSBC홍콩 지역본부 아태지역총괄 상업은행 최고재무책임자 등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또 지난해부터는 DGB대구은행 경영기획본부장 겸 CFO로 자리를 옮겨,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하는 태스크포스팀 공동의장 역할을 맡는 등 전략부문에서도 우수한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한 만큼, 올해는 연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비바리퍼블리카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신임대표는 핵심 계열사인 토스뱅크의 올해 흑자전환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한편, 이은미 대표는 이날 거창한 취임식 대신 '타운홀 미팅'을 진행,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2024년을 첫 연간 흑자 달성의 원년으로 만들고 동시에 천만 고객 은행으로서 고객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재무적 안전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 2월 새로운 수장에 선임된 최우형 행장 체제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 행장은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금융업은 물론 삼성SDS, 엑센츄어·IBM 등 금융과 IT분야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디지털 전문가로 불리는 최 행장을 수장으로 영입한 케이뱅크는 '테크은행'으로의 입지를 세운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업비트와의 제휴를 체결한 지난 2021년 가입자 수가 크게 늘면서 첫 84억원의 순이익 흑자를 달성한 이후 지난달 말 기준 고객 수 1천만명을 넘어선 바 있다.
다만 본업인 은행업 경쟁에서는 후발 주자인 카카오뱅크에 다소 뒤쳐진 모습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순이익은 3천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반면, 케이뱅크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 순이익이 382억원으로 전년동기(713억원)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로 떨어진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해 신용대출은 물론,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출시로 사실상 인터넷은행을 넘어 시중은행과의 가계대출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케이뱅크 내부에서는 최 행장의 리더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취임 이후 최 행장은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고객니즈와 맥락을 파악,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이벤트를 최적의 시점에 제안하는 '생활 속의 은행'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또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한 가상자산이나 NFT 등 빅테크 시대에 맞는 다양한 투자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케이뱅크는 올해 최 행장 체제에서 연내 IPO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이사회를 통해 상장추진 안건을 의결했고,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주관사 선정도 마친 상황이다. 최근 비트코인 등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 역시 케이뱅크의 IPO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 행장은 지난 1월 취임사에서 "상황이 쉽지 않겠지만, 모두의 힘과 의지를 모은다면 고객을 향한 우리의 재도약은 성공할 것"이라면서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Tech-leading 뱅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기존 윤호영 대표가 2017년부터 계속 이끌고 있다. 윤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