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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은 '기세등등' 저축은행은 '좌불안석'...제2금융권 '희비' 교차

국내 주요 손보사 올 상반기 중 당기순익 4조원 '상회'
삼성생명 주도 속 생보 '빅3'사들도 당기순이익도 개선
저축은행, 올 상반기 실적 '암울'... 3천500억원 적자 추정
금감원, 경영실태평가 예고...대규모 구조조정 신호탄 해석

 

【 청년일보 】 국내 제2금융권 내 보험업계와 저축은행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험업계는 연이은 호실적에 표정관리에 들어간 반면 저축은행권은 부동산 PF 부실 및 높은 연체율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그야말로 백척간두에 서 있는 모양새다. 

 

특히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10년만에 경영실태평가란 카드를 들이대며 감독강화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의 행보를 두고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퇴출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 올 상반기 삼성화재 등 주요 5개 손보사 당기순이익 4조원 돌파...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 '태평성대'

 

26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중 삼성화재를 비롯한 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 등 국내 주요 5개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의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은 4조8천2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3조9천540억원에 비해 22%(8천671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 치럼 손보사들의 실적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 데는 장기보험 및 일반보험의 손익 개선이 영향을 적지않다. 특히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 IFRS17 하에서 미래의 이익 지표를 뜻하는 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 인보험 판매가 늘어난 점이 호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장기 인보험은 신체 및 상해, 질병 등의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통상 보험기간이 3년 이상인 상품을 의미한다. 올 상반기 주요 5개 손보사의 장기 인보험 신계약 매출액은 3천5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규모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실적 개선은 신계약 CSM 확보에 유리한 상품을 중심으로 한 판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올 상반기 운전자보험과 간편보험 등 보장성 신계약 성장이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어 CSM이 증가했다”며 “아울러 의료파업 등으로 장기 위험손해율이 개선됐으며 우량물건 중심의 언더라이팅(인수심사) 강화에 따라 일반보험 손해율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6.5%p 개선됐다”고 말했다.

 

◆ 생보사 ‘빅3’ 올 상반기 순이익 2조6천930억원…삼성생명 “투자손익 개선 영향”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 빅3라고 일컬어지는 삼성생명 및 교보생명, 한화생명의 올 상반기 실적 또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이들 보험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2조6천93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천222억원) 대비 1천708억원 증가했다.

 

다만 개별사 기준으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보험사는 이 중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삼성생명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4천52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88억원) 보다 39.7%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실적은 투자손익이 이끌었다. 올 상반기 삼성생명의 투자손익은 9천423억원으로 전년 동기(3천564억원)의 3배 가까이 늘었다. 보험손익의 경우는 지난해 상반기 8천436억원에서 올 상반기 7천94억원으로 16% 감소했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이 같은 투자손익 개선은 자산 다변화 및 연결·자회사 이익 증가에 기인한다.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8천91억원에서 6천673억원으로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6천295억원에서 5천370억원으로 15% 감소했으며, 투자손익은 4천163억원에서 2천434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교보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6천743억원에서 올 상반기 5천736억원으로 감소했다. 보험 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1천841억원에서 올 상반기 3천1억원으로 63% 늘었지만, 같은 기간 투자 손익이 8천720억원에서 5천895억원으로 32% 급감했다.

 

 

◆ 상반기에도 '암울'한 저축은행업계...금융당국發 대규모 'M&A' 가능성 제기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는 보험업계와 달리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PF 리스크 및 대규모 적자에서 허덕이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실태평가 등 금융당국의 감독까지 강화되자 업계 일각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긴장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3천5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저축은행 순손실 규모가 962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세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22년 3% 수준에 불과했던 연체율도 올 6월 말 기준 8%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가계대출 부실과 건설 부동산 분야 대출 부실이 누적된 결과다. 

 

특히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약 11% 수준을 기록했고,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20%를 넘어섰다.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연체율이 10%를 넘어선 곳은 37개사로 집계됐다. 전체 저축은행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연체율이 20%가 넘는 곳도 ▲에스앤티(28.73%) ▲안국(27.31%) ▲MS(21.56%) ▲라온(21.31%) ▲동양(21.20%) ▲상상인플러스(20.96%) 등 6곳에 달했다.

 

이에 따라 충당금 규모도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손실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대손충당금이란 회수 불가능하다고 예상되는 채권을 미리 비용으로 분류한 것으로, 재무제표상 비용으로 처리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올해 추가로 쌓을 충당금은 최대 3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손실 규모 역시 대손충당금 규모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업계가 부동산 PF 부실 및 높은 연체율 등으로 인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지자 최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올 상반기에 이어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경영실태평가에 추가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재 상상인 저축은행을 비롯해 한국투자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바로저축은행 등 4곳에 대한 부동산 PF실태 점검을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들 회사에 충당금 과소 적립에 대한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에는 ▲경기파주 소재 A저축은행 ▲전북 소재 B저축은행 ▲경남 소재 C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실태평가는 금감원이 저축은행의 자본건전성, 자산건전성, 수익성, 유동성 등 전반적인 경영 현황을 점검하는 감독절차다.

 

경영 현황 점검 후 금감원은 해당 금융기관을 1등급에서 5등급까지 5개 등급으로 평가한다. 이후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분야에서 4등급(취약) 이하 평가를 받으면 금융위원회에서 적기시정조치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금감원은 이번 경영실태평가 대상의 저축은행들이 이미 자산건전성 지표 4등급(취약)에 해당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경영실태평가에 따라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평가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적기시정조치는 권고와 요구, 명령으로 구분된다. 만일 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의 경영개선권고나 요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경영개선명령을 받게 되면 주식 소각이나 합병, 영업양도, 제3자 인수 등의 조치도 가능하다. 이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잇따른 경영실태평가가 향후 크고 작은 79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대규모 M&A를 거쳐 대형화를 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 저축은행은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경우에만 동일 대주주가 저축은행을 추가 소유할 수 있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고위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저축은행의 건전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면서 "최근 금감원이 감독부실에 대한 회피 목적으로 사전작업 차원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신정아/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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