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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11번가 웃었다"…이커머스업계, 올 3분기 실적 '희비교차'

SSG닷컴·11번가 영업손실 축소 성공…G마켓, 마케팅 비용 확대로 지출 ↑
전문가 "분기 성과로 기업 가치 판단 섣불러…업계는 현재 '대격변' 시기"

 

【 청년일보 】 희망퇴직과 사옥 이전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단행한 국내 이커머스업체의 3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난 7월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티몬과 위메프가 사실상 사업을 철수한 상황에서 이 업체들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SSG닷컴 및 11번가, G마켓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SG닷컴과 11번가는 영업손실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G마켓은 끝내 고배를 마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여름~초가을 매출이 반영돼 모든 업체들이 영업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4분기에도 이러한 추이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현재 추이를 보면 그리 불가능한 일도 아닌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먼저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3분기 각각 7조5천85억원과 1천117억원의 순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6% 하락, 43.4% 증가한 수치다. 

 

 

눈여겨볼 지점은 SSG닷컴이 일각의 관측과 달리 선방했다는 점이다.

 

SSG닷컴은 광고 수익 증가·마케팅비 및 물류비 절감 등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142억원의 영업손익을 개선했다. 3분기 일회성 비용(76억원)을 제외할 경우 영업손익 개선액은 218억원에 이른다. 이로써 SSG닷컴은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줄여나가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최훈학 SSG닷컴 신임 대표의 과감한 고정비 감축 조치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SSG닷컴은 올해 7월 최 대표 선임 이후 약 보름 만에 법인 설립 이래 첫 희망퇴직이라는 과감한 수를 뒀다.

 

SSG닷컴은 고정비 감축을 위해 사옥 이전도 단행할 예정이다. SSG닷컴은 내년 2월 현재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옥을 영등포구로 이전한다.

 

SSG닷컴 측은 사옥 이전 배경을 설명하며 "비용 절감, 위기 극복, 지속 성장 등을 위해 자회사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과 함께 내년 2월 영등포로 본사를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SSG닷컴의 4분기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인원 및 조직 감축·사옥 이전 등 고정비 감축으로 자본 유동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지난 14일 신규 재무적 투자자(FI)와 계약을 채결해 추가적인 안정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의 한 전문가는 "SSG닷컴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지속하고 있고, 신규 FI와의 계약 체결을 통해 잔존해 있던 리스크도 해결한 상황"이라며 "향후 이마트·신세계백화점 등과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다면, 올해는 물론 내년도 긍정적인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1번가도 같은 시기 SSG닷컴과 함께 순풍을 탔다. 11번가는 3분기 영업손실을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축소하는데 성공했다. 

 

11번가는 올해 3분기 각각 1천220억원의 매출과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325억원)와 비교했을 때 55.0%(179억원) 줄었다. 이로써 11번가는 6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영업손실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524억원)도 전년 동기(910억원) 대비 42.4%(386억원) 개선했다. 3분기 당기순손실은 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6%(201억원) 감소했다. 

 

특히 11번가의 주력 사업인 오픈마켓 부문에서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3~10월) 영업이익 흑자 달성에 성공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11번가가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버티컬 서비스, 전문관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구체적으로 신선식품 버티컬 서비스 '신선밥상'은 3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했다. 가성비 전문관 '9900원샵'도 오픈 1년 만인 9월 최대 월 거래액 실적을 달성했다.  

 

오리지널 셀러를 비롯한 11번가 내 중소 셀러들의 활동이 늘어났으며 3분기 신규 소비자 수도 직전 분기 대비 8%가량 증가했다.

 

한편, 11번가는 자사의 연충 최대 할인행사 '그랜드 십일절'의 흥행으로 4분기에도 견고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1번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1일간 총 2천400만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방문했다. 알뜰족을 겨냥한 메가커피 등 가성비 커피 프랜차이즈 e쿠폰은 행사 기간에만 32만장이 판매됐다.

 

그랜드 십일절의 스테디셀러인 로봇청소기 '로보락 S8 MaxV Ultra'와 '드리미 X40 Ultra' 등은 15억원 이상 판매됐고, 1억원 이상 판매된 상품도 330개를 넘어섰다.

 

희망퇴직·사옥 이전 등을 통한 고정비 절감도 실적 방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11번가는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 3월 두 번째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또한,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사옥을 경기도 광명으로 이전했다.

 

이커머스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새 주인을 찾고 있는 11번가의 입장에서 주력 사업에서 지속적인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11번가가 주력 서비스로 집중하고 있는 각종 버티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호응이 11번가가 제시한 '실적 턴어라운드' 성패 여부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신세계그룹 내 이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 경쟁사인 11번가와 달리 G마켓은 3분기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G마켓 역시 SSG닷컴과 11번과와 동일하게 올해 9월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고정비 감축에 총력을 다했지만, 끝내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G마켓은 3분기 각각 2천257억원과 180억원의 매출과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2천810억원) 대비 19.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년(101억원)보다 78.2% 급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G마켓의 3분기 실적이 기업 자체의 경쟁력 저하 때문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티메프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마케팅비, 판매자 지원 비용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이하 C커머스)가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G마켓은 3분기 소비자 중심의 쇼핑 경험 개선을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했다. 구체적으로 가격·상품·쇼핑편의 등 차별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 투자에 역량을 쏟아왔다.

 

또한, 업계에서는 G마켓이 판매자들이 다양한 상품들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업계 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한 투자와 지원금액이 3분기 영업손실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3분기 이들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지만, 4분기에는 업계 전반이 보다 준수한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전문가는 "티메프 사태로 인한 비용 지출을 비롯해 대대적 마케팅으로 일부 이커머스업체의 손실폭이 커졌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본다"라면서 "특히 G마켓, 11번가의 경우 다가오는 4분기 각각 대규모 할인행사인 빅스마일데이·그랜드 십일절의 매출이 반영되는 만큼 준수한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커머스업계 사정에 밝은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올해는 티메프 사태, C커머스 등장 등 이커머스업계에 '격변'이 일어났던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 과정에서 중장기적 목표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지출을 선택한 업체도 있는 반면, 수비적인 전략을 구사한 업체도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업계에서는 내년 이커머스업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라며 "이커머스 사업 특성상 분기 실적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와 실적을 평가하고, 예측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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