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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알리바바 '합작 법인' 언제쯤…"쿠팡 독주 견제 역할 주목"

공정위 기업 결합 신고 절차 지연…상반기 내 출범 목표 '제동'
"쿠팡은 여전히 성장가도 지속 중...신세계 내부 일각서 '우려'
일각 "신세계, 쿠팡의 유력한 대항마…소비자 위해 분투" 지적

 

【 청년일보 】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하 알리바바)의 합작 법인 출범이 시장의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커머스) 업계의 주도권을 재탈환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올해 상반기 중 합작 법인 출범을 목표로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는 알리바바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작년 12월 26일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양측은 5 대 5의 출자 비율로 합작 법인을 세우게 되며, 신세계는 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게 된다.

 

합작 법인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할 방침이다. 

 

신세계는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통해 G마켓과 거래하고 있는 60여만명의 판매자(이하 셀러)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존 셀러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플랫폼에 보다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원하는 G마켓 셀러는 별도의 추가 절차 없이 기존에 G마켓에 등록한 상품을 바로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플랫폼에 연동해 판매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도 높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측의 협력에 대해 "단순히 사업적 시너지 모색이 아닌, 물류와 온라인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쿠팡이 독주하는 시장을 견제한다는 방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마트 입장에서 기대되는 효과로는 G마켓을 통해 유입되는 셀러의 해외 진출을 도와주면서 양질의 셀러들을 확보할 수 있고, 해외 직구 상품을 확대해 트래픽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남 연구원은 "G마켓이 약했던 셀러 록인(Lock-in) 경쟁력을 강화해 상품군 강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이 수직 계열화를 통해 구축한 경쟁력을 반(反) 쿠팡 연대는 세분화와 협업을 통해 통합 구축하고 있다"며 "반 쿠팡 연대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내부에서도 알리바바와의 협력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많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정체돼 있는 G마켓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내부적 기대가 크다"며 "독주하는 쿠팡에 대한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합작 법인 출범이 다소 늦어지고 있어 쿠팡의 일극 체제를 견제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신세계는 상반기 합작 법인 출범을 목표로 올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알리바바와 기업 결합 신고를 접수했지만, 이와 관련한 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의 심사 절차는 합작사 출범의 '마지막 고지'로 거론되지만, 공정위는 최근 신세계에 추가 자료를 요청, 이에 대한 답신을 수령하고 절차를 지속하고 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원칙적으로 신고일로부터 30일 이내다. 다만, 심사 필요에 따라 최대 12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공정위가 이번처럼 기업에 자료 제출을 요청한 경우, 요청일부터 자료가 제출될 때까지의 기간은 심사 기간에서 제외돼 합작 법인 출범에는 시간이 더욱 소요될 전망이다.

 

문제는 압도적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쿠팡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압도적 격차'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자사의 특징적인 강점으로 거론되는 로켓배송 등 라스트 마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쿠팡은 작년 발표한 대규모 물류 투자 계획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

 

쿠팡은 2026년까지 약 3조원 투자로 전국 9개 지역에 추가 물류 인프라를 구축, 전국을 로켓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만 경북 김천·부산 강서·경기 이천 물류센터가 착공했고 충남 천안·남대전·광주첨단물류센터가 운영을 시작했다. 경북 칠곡 서브허브는 지난해 말 운영을 시작했고, 울산 서브허브도 올해 안에 준공 예정이다.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해 고군분투를 벌이는 동안 두 업체 사이의 격차는 더 나아가 '초격차'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쿠팡의 계획이 실현될 경우 신세계는 더욱이 이커머스업계에서 대등한 경쟁 구도를 구축하기 어렵게 된다. 신세계 산하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CJ대한통운과의 협업으로 '스타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쿠팡의 배송 서비스에 비하면 큰 열세에 놓여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신세계는 당초 이와 같은 이유로 올해 상반기 중 신속하게 알리바바와의 합작 법인을 마련하고, 스타배송 등을 앞세워 쿠팡을 추격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공정위에 의해 이 계획에 제동이 걸리면서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 내부의 한 임직원은 "당초보다 알리바바와의 합작 법인의 출범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다"며 "그룹 내 이커머스 사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알리바바와의 '승부수'에도 제동이 걸려 답답해하는 관계자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도 경쟁사와의 격차가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그나마 이를 따라잡을 수 있는 적기를 놓치는 것이 아닐지에 대한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임직원은 "공정위의 보완 자료 요청으로 수시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내부에서 관련 사업에 대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데, 이러한 것들이 시기적 문제로 빛을 발할 수 없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의 우려에 관해 신세계그룹 측은 "지난 1월 기업결합 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한 상황"이라며 "추가 필요 사항에 대해 상호 소통하며 심사 중"이라고 응답했다.

 

합작 법인의 출범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음에도, 전문가들은 신세계가 알리바바와의 합작 법인 출범으로 쿠팡의 독주 체제를 견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이커머스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현재 쿠팡의 유력한 대항마 중 하나는 신세계그룹이라는 데 이견을 표하는 전문가는 없을 것"이라며 "유통업계에서의 역량, 경험 등을 종합했을 때 보다 완숙한 이커머스 인프라만 갖춰진다면 충분히 쿠팡을 추격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공정위 관련 문제로 출범 시기가 다소 지연될지라도, 이를 기회 삼아 보다 완벽한 준비 작업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서둘러 출범한 합작 법인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신세계는 돌이킬 수 없는 실패의 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바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현재 쿠팡이 일극 체제를 구축하고,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하는 구조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를테면, 쿠팡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진 상황에서 와우 멤버십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소비자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찾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쿠팡의 독주 체제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합작 법인 출범은 시장 환경에서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시장이 건전하게 구동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쟁자가 존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물론 알리바바가 중국계 기업이라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 한국 시장 잠식 문제 등이 거론될 수 있겠지만, 충분한 준비 작업을 거친다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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