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전국 어느 홈플러스 매장에 들어서든, 소비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특징적인 광경이 있다.
바로 매장 입구에서부터 펼쳐지는 각양각색의 다양한 국내외 과일들의 향연이 그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은 홈플러스의 다채로운 국내외 수입 과일 상품을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꼽는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을 방문한 40대 소비자 A씨는 "홈플러스 매장에 들어올 때마다 늘 눈이 즐겁다"면서 "사시사철 일반 시중에서는 만나기 힘든 수입 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호평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에게 흡족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숨은 주역이 있다.
바로 신선하고,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과일을 선보이기 위해 늘 발로 뛰는 홈플러스 과일팀의 이구영 바이어(차장)다.
◆ 이구영 바이어, 업계 18년 '베테랑'…"홈플러스, 차별화된 전문성이 강점"
이 바이어는 지난 2006년 공개 채용을 통해 입사해 약 18년간 홈플러스에 몸을 담았다. 그는 이 기간 동안 현장 판매는 물론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한 수도권 지점의 점장으로서 활약했다. 또한 공산품 및 농산물 재고 관리분야도 경험했다.
이처럼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활약해온 그는 현재 홈플러스 과일팀의 수입 과일 부문을 맡고 있다. 홈플러스의 인기 상품인 '1990 바나나' 등도 모두 이 바이어의 숙련된 실무 경험과 노하우, 지치지 않는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이 바이어는 홈플러스의 과일팀 직원들은 오랜 기간 한 부서에서 머물며 단련된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바이어는 "일반적으로 바이어 직군은 다양한 부서를 이동 배치하며 순환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홈플러스의 경우 바이어를 '전문가'처럼 양성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하나의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축적된 전문성이 바로 타사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언제나 최상의 품질을 갖춘 과일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직접 현장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과일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해외 유통업자들이 때로는 협의된 조건 외의 상품들을 섞어서 보내는 경우가 있다"면서 "홈플러스는 어떤 과일을 수입하게 될 경우 현지에 수입·수출사 직원을 파견, 상주시켜 양질의 균일한 상품들만 작업이 되도록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바이어는 다양한 국내외 과일 상품을 소싱하는 직무야말로 가장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바이어는 "홈플러스의 경우 점포도 많고, 온라인에서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다양한 과일 상품의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또한, 각 태풍·장마 등 원산지의 계절성 이슈를 비롯해 엘니뇨 등 이상 기후 현상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경험과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 "베트남 망고부터 브랜딩까지"…"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은 현장에 있어"
이 바이어는 급변하는 대형마트 업계에서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과일 상품을 기획, 출시하기 위해서 직접 현장을 찾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 보는 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일 원산지를 직접 방문해 현장의 상황을 살피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현장 경험에 기반한 아이디어를 상품화해 출시하게 된 대표적인 사례로 베트남산 망고·단 하루 수박·물에 동동 성주 참외 등을 꼽았다.
그는 "현장에서 직접 겪은 경험과 노하우에 기반한 대표적인 상품으로 최근 판매하는 '베트남산 망고'가 있다"며 "국내 대형마트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망고는 태국산 골드망고(남독마이 망고)인데, 이 망고는 봄철에는 많이 생산되다가 특정 시기 생산량·수입량이 급감해 가격이 상승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태국산 망고는 여러 측면에서 우수한 상품이지만, 이러한 이유로 늘 '가격 변동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바이어는 "이에 연중 균일하게 생산돼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관세가 없어 판매가 자체를 낮출 수 있는 베트남산 망고로 눈을 돌리게 됐다"면서 "또한 태국산 망고는 항공으로 운송이 되어 비용이 높은 반면 베트남은 선적 물류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홈플러스는 베트남산 망고를 시범적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 상품은 지난 10월 첫 출시 행사에서 월평균 망고 판매액 대비 8배 이상의 높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 바이어는 현장에서의 아이디어에 착안해 출시한 성공적인 상품으로 '단 하루 수박' 역시 거론했다.
이 바이어는 "과거 수박을 선별하는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니 전문가들이 수박을 들어보고, 두드려보며 어떤 것은 정상적인 상품으로, 어떤 것은 별도 분류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이유를 물어보니, 별도로 분류하는 과일들은 맛은 괜찮지만, 꼭지가 꺾이거나, 마름, 외관의 기스등 작은 문제가 있던 것들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홈플러스의 깐깐한 최상급 과일 기준에 약간 못 미친다는 이유로 정상적인 상품으로 다뤄지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바이어는 이와 같이 맛이나 품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외관 등에서 아주 작은 결점을 가진 수박들을 대량으로 시세 대비 50% 가격에 매입하게 됐고, 이를 '단 하루 동안 1만원에 판다'라는 단 하루 수박을 출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측에 따르면, 약 8년 전 출시된 이 상품은 당시 일 평균 수박 매출 대비 7배 이상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이 바이어는 "현재 업계에서 '못난이 과일' 등이 부상하고 있는데, 홈플러스의 단 하루 수박이 시초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미소를 띠었다.
끝으로 그는 물에 동동 성주 참외 상품을 꼽았다. 이 상품은 기존의 단조롭던 상품명이었던 '성주 참외'를 성공적적으로 리브랜딩 한 사례로 꼽힌다고 홈플러스 측은 귀띔했다.
이번에도 역시 이 바이어는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그는 참외 선별 작업장을 방문해 현장의 전문가들이 참외를 물에 담그고, 이중 떠오르는 참외만 정상적인 상품으로 분류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이 바이어는 "현장을 방문해 보니 너무 익은 참외는 '발효과'가 돼 밑으로 가라앉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러한 작업 과정에 착안해 심심한 상품명이었던 성주 참외 앞에 '물에 동동'이라는 브랜딩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 포장 역시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현장에서의 경험을 되살려 참외가 마치 물에 떠있는 것 같은 모습으로 바꿨고, 소비자분들의 반응 역시 굉장히 좋았다"고 전했다.
◆ '오픈런' 주역 '1990 바나나'…"비결은 '대체 원산지·현장 노하우'"
최근 홈플러스에서는 1990 바나나를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이 상품은 말 그대로 1천990원에 판매하는 바나나로, 현재 한정된 수량으로 인기리에 판매 중에 있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로는 1천990원이라는 가격 경쟁력, 1~2인 가구 등도 소비할 수 있는 합리적인 중량 등이 꼽힌다.
이 바이어는 1천99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바나나를 소비자에 선보일 수 있었던 이유로 원산지 선정을 꼽았다. 앞선 베트남산 망고의 사례와 같이 맛은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을 꼼꼼하게 물색한 결과 1990 바나나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바이어는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바나나들은 주로 필리핀이 원산지인데, 이 지역은 매년 엘니뇨 현상을 비롯해 파나마병(바나나종이 감염되는 전염병) 등으로 생산량이 요동칠 때가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며 "제품 공급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그간 글로벌 바나나 기업들은 필리핀을 대체할 수 있는 산지를 계속 찾아왔고, 이중 하나가 바로 베트남"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산 바나나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아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필리핀산 바나나와 비견될 정도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가장 높은 품질의 바나나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아 상세한 작업 과정 역시 살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나나가 열리는 구조를 보면, 나무의 가장 상단과 하단에 있는 바나나는 볼품이 없는 것은 물론 크기도 작아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국내 소비자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라며 "현지의 협력사에 이 바나나를 제외한 과일들만 선별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통해 1천990원에 양질의 베트남산 바나나가 상품화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 바이어는 1990 바나나를 출시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제품이니 만큼, 소비가 그만큼 많이 발생해야 이윤이 발생하는 '규모의 경제'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가격 경쟁력, 좋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런 저의 걱정이 무색하게 1990 바나나가 대표적인 '오픈런 상품'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소비자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바이어는 현재 한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1990 바나나의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홈플러스가 1990 바나나를 통해 대형마트 업계의 바나나 트렌드 판도를 바꾼 만큼, 앞으로도 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나라면 사겠는가" 반문…"물가 걱정 없는 쇼핑 위해 헌신할 것"
이 바이어는 과일 상품을 기획, 출시할 때 늘 자신도 이 상품을 구매할 것인지 반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홈플러스는 늘 바이어에게 "나라면 사겠는가?"라는 의문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고, 스스로도 그와 같이 생각한다"라며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을 기반으로 가격·품질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실질적인 구매 욕구가 생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속되고 있는 고물가 기조 속에서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과일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바이어는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하다 보니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요소는 아무래도 가격"이라며 "소비자들께서 과일을 갈아드시기도, 그냥 잘라 드시기도 하는데 각각의 방식에 적합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구매하실 수 있도록 구색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바이어는 앞선 물에 동동 성주 참외 사례와 같이 단조로운 과일 상품에 흥미로운 브랜딩을 부여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 바이어는 이달 중 출시할 미국 디즈니사의 캐릭터를 사용한 다양한 협업 상품을 언급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과일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더욱 재미를 느끼시고, 알찬 쇼핑 경험을 하실 수 있도록 브랜딩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12월 중으로 디즈니사의 인기 지적 재산권(IP)을 활용한 블루베리, 체리 상품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이 바이어는 소비자들이 절로 감탄할 수 있는 홈플러스의 과일 매대를 구현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홈플러스를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어머!'하며 놀랄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제철 과일 상품을 빠르게 내놓고 싶다"며 "또한, 아직 국내에서 선보이지 못한 전 세계 방방곡곡의 과일을 홈플러스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것도 하나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바이어는 다음과 같은 포부로 인터뷰를 마쳤다.
"소비자분들이 야외 풍경보다 빠르게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홈플러스의 과일 매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항상 물가 걱정 없이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신선한 과일을 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헌신하겠습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