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시중은행 대비 낮은 임금 수준과 사측의 시간외 근무수당 미지급 등을 문제 삼으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특히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이번 투쟁이 단순한 보상을 위한 행동이 아닌 국책은행 금융 노동자들의 삶을 보상체계로 바꿔내는 투쟁이라며 지속적 투쟁을 예고했다.
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기업은행지부(이하 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앞 대로에서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1천여명의 조합원과 타 은행 및 금융 노조 지부장이 함께 했다.
기업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난 코로나19 경제위기 당시 기업은행 직원들은 가장 먼저 공적 가치를 운운하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라는 명분으로 시간외 수당 초과 근무를 넘어선 과중한 노동현장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시중은행과 비슷한 강도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도 임금 수준은 시중은행의 70%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임금 인상과 함께 미지급된 수당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김형선 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은 "코로나 경제 위기에 가장 먼저 공적 가치를 운운하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하라고 시간의 수당 초과 근무를 넘어선 노동을 강요해 왔다"며 "이후 시중은행과의 임금 격차는 더욱 벌어져 현재 30%까지 육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을 시킬 때는 시중은행과의 실적을 비교하고, 직원들을 보상해야 할 때는 본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영진을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영진이 각성하지 않는다면, 이 현실을 바꾸고자 싸우지 않는다면, 다음이 아니라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반드시 끌어내리겠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임금이 낮은 편이다. 국책은행 임금은 공무원 임금 인상률에 연동해 인상되는데, 지난해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2.5%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권 ‘경영 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기업은행의 직원 1인당 근로소득(급여·상여·기타) 평균은 8천524만원으로 KB국민은행(1억1천821만원)과 신한은행(1억898만원), 하나은행(1억1천566만원), 우리은행(1만969만원), NH농협은행(1억1천69만원) 등 5대 시중은행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시간외 수당도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추산하는 미지급 수당은 1인당 약 600만원이다.
아울러 노조는 이번 투쟁이 단순히 임금 인상이나 더 많은 보상을 해 달라는 것은 아니라며, 국책기업인 기업은행의 공정과 정의를 지켜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류정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당선인은 "이번 투쟁은 단순히 임금을 높이고 보상을 확대하고자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기업은행이 공정과 정의를 지켜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한 보상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보상하는 노동조합으로 남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은행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 투표결과 조합원의 총 88%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95%(6천241명)가 파업에 찬성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