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로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부영그룹의 '화끈한 복지혜택'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출산 자녀 1명 당 1억원을 주는 출산장려책으로 재계 안팎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부영그룹이 올해도 똑같은 수준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한다.
특히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세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1.5명에 도달할 때까지 당분간 출산 직원에 대한 출산장려금 지급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영그룹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2025년 시무식'을 열고 지난해 출산한 직원 자녀 1인당 1억원씩 총 28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했다.
부영그룹의 출산장려금 제도는 이중근 회장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2월 시무식 때 2021~2023년 출산한 직원 70명에게 1억원씩 총 70억원을 지급한 바 있으며, 올해 지급한 출산장려금까지 합하면 누적 98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가 지속된다면 20년 후 경제 생산 인구수 감소, 국가안전보장과 질서 유지를 위한 국방 인력 절대 부족 등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으로 보고, 그 해결책으로 출산장려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중물이 돼 국채보상운동과 금 모으기 캠페인처럼 앞으로도 많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출산을 지원하는 나비효과로 번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출산장려금 지급 이후 사내 출산율이 늘어났다는 것이 부영그룹 측의 설명이다.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 평균 23명의 아이가 태어난데 반해 올해는 5명이 늘어 28명이 출산장려금 혜택을 봤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출산장려금 지급에 따른 경제적 부담 경감 효과에 힘입은 것으로 저출생 해법의 확실한 대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 방송에 출연해 국내 합계출산율이 1.5명이 될 때까지 계속 1억원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던 이 회장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고 전했다.
또한 이 회장은 출산장려금 지급 정책으로 직원들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는 등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회상했다.
이 회장은 기자브리핑을 통해 "출산장려금 지급 이후 많은 직원들로부터 고맙다는 편지를 받았다"면서 "전체적으로 출산율을 높이면 국가의 동량으로 자랄 수 있으니까 큰 보탬이 된다는 생각으로 (해당 정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 시계가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부영그룹의 이같은 출산 장려책이 국내 기업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부영그룹의 출산장려금 지급 제도는 기업 최초로 시행됐다"며 "다른 대기업들도 현금 지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원의 출산·육아를 지원하는 사내 복지 확대에 더욱 신경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밖에 부영그룹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사내 출산 장려책도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1월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임직원들의 출산 장려를 위한 신규 복지 제도 'Kumho-CARE'(금호케어)를 실시했다.
CARE(Company and All employees Respect and Encourage you)는 임신과 출산, 육아를 병행하는 임직원에 대한 모든(All) 회사 구성원의 존중(Respect)과 용기(Encourage)를 강조하는 복지 제도다.
이같은 제도에 의해 사측은 출산축하금으로 첫째 500만원, 둘째 1천만원, 셋째 1천500만원, 넷째 2천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배우자(남편) 출산 휴가 제도의 경우 기존 10일에 '아빠도움휴가' 5일을 추가로 지원한다.
포스코 마찬가지로 출산 장려책에 적극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포스코는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 지역별 어린이집, 격주 4일제 등 결혼·임신·출산·육아 등 생애주기에 맞춘 20개의 가족·출산 친화 제도를 운용 중이다.
또한 지난해 노사 임금협상안을 통해 자사 임직원이 첫째를 출산하면 300만원, 둘째 700만원, 셋째 1천만원 지급 방안을 확정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