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삼양식품 제품.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3059152651_cfc232.jpg)
【 청년일보 】 K-푸드의 선봉장인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이다.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가 일단 유예된 가운데, 생산능력이 확대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지주사 대표직을 내려놓고 식품 본업에 집중하는 등 경영전략과 실적, 브랜드 가치가 맞물리며 삼양식품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 증권가, 목표주가 줄상향…“구조적 성장 기대”
삼양식품이 증권가의 연이은 호평 속에 주가 1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대신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기존 9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1월 목표주가를 78만원에서 90만원으로 조정한 지 3개월 만이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7월 가동 예정인 밀양 2공장을 통해 생산능력이 연간 18억개에서 25억개로 확대된다”며 “초기 가동률 50%만 반영해도 연 1천억원 이상의 생산금액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전히 초과 수요가 지속되고 있으며, 지역 및 채널 확장을 통해 수출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신한투자증권도 21일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86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상향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우려로 주가가 주춤했지만, 브랜드 파워와 낮은 가격 민감도를 고려하면 관세 이슈는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영업이익률도 20%를 재차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일 기준 삼양식품 최근 1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페이 증권]](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3059208565_f33727.png)
삼양식품은 올해 하반기 밀양 2공장 가동을 통해 생산량 확대에 나선다. 기존의 인기 제품뿐 아니라 지역별 특화 제품 등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할 예정이다.
장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있으나, 케파(CAPA) 증설 이후 구조적 성장 구간 진입이 기대된다”며 음식료 업종 내 투자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기업 신용등급도 상향됐다. 이달 7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양식품의 장기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국기업평가는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각각 올렸다.
김경훈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영업망 확대 및 생산설비 증설 효과, 우수한 재무구조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은 ‘일시 유예’…환율 효과 기대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 16일 52주 신고가(97만3천원)을 재차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4월 23일 52주 신저가(27만1천원) 대비 259.04% 급등한 수치다.
22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0.42%(4천원) 상승한 96만1천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1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7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삼양식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해외 매출 1조원을 넘어섰는데. 이 중 미주 지역 비중은 28%에 달한다.
특히 삼양식품은 모든 수출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 등 해외시장에 공급하는 생산구조를 갖고 있어, 관세 부과 시 가격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에 앞서 90일간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하면서 일단 관세 리스크는 다소 완화된 상황이다.
실제로 삼양식품 주가는 관세 불확실성에 따라 지난달 초부터 이달 9일까지 약 6.8% 하락했지만, 관세 부과 유예가 발표된 10일부터 반등세로 전환되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양식품 최근 실적.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3059212291_9d9059.png)
앞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산 음식료품은 원래 관세가 면제됐으나, 지난 2일(현지시각) 발표된 상호관세 정책에 따라 5일부터 보편관세 10%가 부과될 예정이었다.
아울러 9일부터는 관세가 25%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유예 조치가 시행되며 현재는 보편관세인 10%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번 유예 조치로 관세 관련 불확실성은 3분기 이후로 미뤄진 상황이다. 여전히 리스크는 남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맞춤형 협상을 예고하면서 기존보다 다소 완화된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수출 기업으로 관세 영향을 피할 수는 없지만, 높은 환율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 1원 상승 시 약 6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하며, 환율 효과와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고려할 때 미국 매출은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 김정수 부회장, 식품 본업에 집중…지주사 대표직 사임
삼양식품은 향후 식품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전략적으로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수출 확대와 생산설비 확충 등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아, 회사의 경영체제에도 변화를 준 것이다.
이를 위해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달 그룹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2023년 9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1년 7개월 만이다.
다만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대표이사직은 유지하며, 장남인 전병우 삼양식품 상무와 함께 지주사 사내이사로 남아 이사회에는 계속 참여한다. 지주사 대표이사에는 장석훈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이 새로 선임됐다.
이와 관련해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올해는 밀양 2공장 가동, 해외사업 확장, 트럼프발 관세 대응 등 삼양식품에 중요한 과제가 집중된 시점”이라며 “김 부회장은 식품사업의 최고 경영자로서 본업 강화와 글로벌 전략에 집중하고, 지주사는 전문 경영인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