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LG생활건강]](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40/art_17592157618657_d84add.png)
【 청년일보 】 LG생활건강은 실적 부진과 글로벌 화장품 시장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과감한 인적 쇄신 카드를 꺼냈다.
정기 인사에 앞서 로레알 출신의 이선주 사장을 신임 CEO로 전격 선임하며, 경영위기 극복과 체질 개선, 나아가 글로벌 재도약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LG생활건강이 글로벌 화장품 사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10월 1일자로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출신의 이선주 사장을 신임 CEO에 선임했다. 이 사장은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선주 사장은 글로벌과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30년 가까이 활동하며 '키엘', '입생로랑', '메디힐', 'AHC' 등 굵직한 브랜드를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로레알코리아 홍보와 기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출발해 '입생로랑', '키엘' 브랜드 GM(General Manager)을 맡으며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고 LG생활건강 측은 설명했다.
이 사장은 특히 한국 시장에서 키엘을 미국에 이어 글로벌 매출 2위 국가로 끌어올렸고, 이후 키엘 국제사업개발 수석부사장을 역임하면서 브랜드를 랑콤에 이어 로레알 럭셔리 부문 2위로 도약시키며 글로벌 매출을 두 배로 성장시키는 빼어난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로레알을 거쳐 엘엔피코스메틱 글로벌전략본부 사장 및 미국법인 지사장을 맡아 '메디힐'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휘했다. 이어 유니레버 자회사 카버코리아 대표이사로 부임해 'AHC' 브랜드의 BI(Brand Identity) 정립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활건강은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출신으로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 및 사업 경험에서 나오는 탁월한 마케팅 감각을 발휘해 생활건강 화장품 사업의 Step-up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돼 영입하게 됐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이정애 사장은 정기인사에 앞서 용퇴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이 사장이 어려운 경영환경과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 속에서 브랜드 정비와 글로벌 사업 리밸런싱을 통해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해 왔으나,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열린 이사회는 이정애 사장의 뜻을 존중해 사의를 수용했으며, 새로운 CEO 체제에서 사업전략을 재정비하고 조직 분위기를 쇄신해 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의 이번 대표이사 교체는 부진한 실적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천49억원, 영업이익 548억원, 당기순이익 38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65.4%, 64% 감소한 수치다.
특히 화장품(Beauty) 부문 매출은 6천46억원으로 19.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국내 헬스앤뷰티(H&B)숍과 북미 아마존, 일본 등 주력채널은 고성장을 이어갔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 여기에 면세, 방판 등 전통채널들의 사업구조를 재정비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분기 해외 시장 매출은 북미와 일본이 각각 6.4%, 12.9% 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중국은 8.0% 하락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뷰티 부문 매출은 1조3천127억원, 영업이익은 426억원으로 각각 11.5%, 70.0% 감소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LG생활건강이 글로벌 화장품 사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전략적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뷰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글로벌 진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보인다"며 "외국계 기업과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지닌 분이 선임된 만큼, 해외 진출에 대한 판로를 빠르게 개척하고 기존 브랜드들의 브랜딩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