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며 증권업계 상위 수준의 주주환원을 펼친 가운데 이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당기순이익이 70% 넘게 증가하며 ROE(자기자본이익률·자본 대비 수익성 지표)가 두 자릿수로 올라서는 등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됐지만, 현금배당 성향은 오히려 하락하며 투자자 기대와는 사뭇 다른 온도를 보였다. 특히 현금 대신 주식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는 구조가 확대되면서 주주환원 방식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여기에 스톡옵션 부여까지 더해지면서 주주환원 재원이 내부 보상으로 일부 이전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식배당과 스톡옵션이 신주 발행으로 이어질 경우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지분 희석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자사주 소각 효과와 상충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한편 주가 상승 등 변수를 고려할 때 올해 주식 소각 목표 수량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1조5천829억원으로 전년(9천255억원) 대비 약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약 12조1천억원에서 13조3천억원으로 늘었다. 이익 증가 폭이 자본 증가를 크게 웃돌면서 수익성이 개선됐으며, 이에 연 환산 기준 ROE는 8%에서 12.4%로 상승하며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실적은 해외 사업과 투자 성과 등이 견인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의 세전이익은 4천981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00% 증가했다. 이는 전체 세전이익의 24%가량을 차지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트레이딩 등 핵심 사업부문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1조110억원, 금융상품판매 수수료 수익은 21% 증가한 3천421억원, 트레이딩 및 기타 금융손익은 14% 증가한 1조2천649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이같은 수익성 개선이 배당과 비례하진 않은 모양새다. 미래에셋증권의 현금배당 기준 배당성향은 지난해 11%로, 전년 16%에서 5%p 하락했다. 그런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을 포함한 주주환원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주주환원 규모는 현금배당(1천742억원), 주식배당(2천903억원), 자사주 소각(1천702억원) 등 총 6천347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실적에 맞춰 배당 규모를 역대 최대로 확대하는 한편, 실적의 약 30%가 미실현이익이라는 점과 자본효율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 투자 평가이익(누적 1조3천억원) 등 당장 현금화되지 않은 장부상 이익(약 6천억원)이 실적에서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현금 유출 부담을 관리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실적 성과와 비교할 때 주주환원 확대 정도는 다소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금배당에 더해 최초로 주식배당을 실시하는 한편 자사주 소각까지 시행했지만 주주환원 성향은 전년(39.8%)과 비슷한 40%에 그쳤단 점에서다.
특히 배당 전략으로 증권주를 보유한 투자자들에겐 다소 아쉬울 수도 있는 대목으로 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순이익이 70% 이상 급증했음에도 현금배당 성향이 5%p나 하락한 것은 투자 성과를 즉각적인 현금으로 보상받길 원하는 개인 주주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신호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배당전략을 갖고 투자한 고객은 아쉬울 수도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은 통상 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이는 걸 취지로 한다”며 “지분율 보다 시세 차익 및 현금 배당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하는 소액 주주 입장에선 직접적인 영향이 적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금배당을 축소하는 대신 AI 인력 및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 부여를 확대하면서 주주환원 재원이 내부 보상으로 일부 이전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스톡옵션 행사 및 주식배당으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가치 제고 효과와 상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AI 핵심 인력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등 보상을 실시했다. 회사 측은 올 초 AI·IT 디지털 분야 핵심 인력 16명에게 자사주 11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 약 700억원 규모다. 이번에 부여된 옵션의 행사가는 2만9천540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50% 이상 낮다. 현재 주가가 유지될 경우 1인당 평균 23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초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보상도 확대했다. 임직원 약 201명에게 보통주 369만주 규모 스톡옵션을 추가로 부여한 것이다. 행사가는 8만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약 30% 높게 책정됐다. 이 옵션은 주가가 8만원을 넘어야만 가치가 생기는 만큼 임직원들이 주주와 한배를 탄 입장에서 주당 가치를 높이도록 강한 동기를 부여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AI 핵심 인력에 부여된 스톡옵션은 자사주 교부 방식으로 확정돼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은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임직원 대상 스톡옵션은 향후 자사주 또는 신주 발행 방식 중 선택될 예정으로, 신주 발행 시에는 지분 희석 가능성이 존재한다.
즉 신주 발행 방식이 선택되고 스톡옵션이 전량 행사될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총 발행주식 수 약 7억1천784만주를 감안하면 0.5%가량의 지분 희석 리스크가 상존하는 셈이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이 2천900억원 규모의 주식배당을 실시하면서 신주가 대거 발행되는 상황까지 더해지면 주당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시행한 자사주 소각 효과가 일부 상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현금 배당 성향을 낮춘 한편 내부 핵심 인력에게는 1인당 평균 23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파격적인 보상안을 내놓은 것은 주주 입장에서 보상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임직원 대상 스톡옵션이 신주 발행 방식으로 행사될 경우 일정 수준의 지분 희석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여기에 주식배당까지 병행되면서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가치 제고 효과가 일부 희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가 상승 등 변수를 고려할 때 자사주 소각 목표 달성 여부도 다소 불투명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중장기 주주환원 목표로서 ‘연간 보통주 1천500만주 이상 소각’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2천203억원을 투입해 2천750만주를 소각하며 목표를 167% 초과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1월 2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올해 2만4천650원으로 지난해(8천30원) 대비 3배가량 뛰었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이번에 배정된 1천702억원으로 실제 소각 가능한 수량은 약 690만주에 불과하다. 특히 현재 시점에서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6만원대에서 형성돼 있다. 이를 고려하면 소각 가능 수량은 200만주대까지 급감할 수도 있다.
그런 한편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주주환원 규모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총 환원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환원율은 업계 상위권”이라며 “단순 현금배당만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전체 환원 정책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주주환원 성향을 높여왔다”며 “당사의 주주환원 규모는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며 현재 주주환원율에 대해선 주주들도 긍정적인 입장인 걸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총 주주환원율은 2021과 2022년 각각 약 31%에서 2023년 53%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2024년~2025년은 40%씩으로 나타났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