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마스크 의무 해제로 오랫동안 실내에만 머물러야 했던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기간, 유통계는 온라인 시장에 집중했다. 온라인 시장 확대 추세는 이미 시작됐지만, 코로나19가 그 추세를 더 빠르게 만들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지난 2021년 12월에는 전년동월대비 15.8%의 증감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통계청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은 5.2%로 온라인 거래 성장세가 둔화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했다.
한동안 온라인으로 모였던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으로 모이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간한 '트렌드코리아2023'에서는 온라인 시대에서도 공간이 가지는 힘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히며 이를 공간력이라 명명했다.
특히 공간 자체의 힘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인력'이라 명명하며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통해 사람을 공간으로 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공간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두껍상회'를 열고 있다. 그 중 내달 5일까지 운영하는 두껍상회 강남점을 방문했다.
◆ 캐릭터로 소비자 관심 증가
두껍상회는 하이트진로가 자사 캐릭터 두꺼비를 메인으로 내세워 만든 플래그십 스토어다. 2020년 8월 성수동에 처음으로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부산·광주·인천·강릉 등 인구 이동이 많은 전국 13개 지역에서 순회하며 선보이고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는 브랜드와 자사 주력상품 등을 홍보하기 위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세워지는 공간이다. 일반 매장이 제품 판매 위주인 것과 달리 플래그십 스토어는 제품 체험을 강화해 소비자 친숙도를 높인다.
두껍상회의 얼굴인 두꺼비 캐릭터는 2019년 4월 하이트진로가 대표 상품인 진로를 뉴트로 패키지로 리뉴얼하면서 함께 선보였다. 출시 당시부터 큰 인기를 끌어 다양한 굿즈가 제작됐으며, 어른다움을 탈피해 즐거운 일상을 즐기길 원하는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하이트진로의 상징이 됐다.
하이트진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진로는 두꺼비 캐릭터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으며, 성장세는 꾸준히 유지되어 2020년에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0% 올랐다고 밝혔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선보인 두껍상회의 인기도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처음 성수동에 두껍상회를 열 당시에는 2~3평 남짓의 작은 규모였으나, 현재 운영 중인 두껍상회 강남점은 약 200평대로 확대됐다.
◆ 인증샷 맛집…소비자 발길 견인
두껍상회 강남점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강남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었으며 대로변에 자리한 2층 규모의 파란 건물과 그 외관을 화려하게 장식한 파랑·분홍 두꺼비가 쉽게 눈길을 끈다.
문을 여는 12시보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꽤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개장을 기다리던 권지미(21세) 씨와 양예서(21세) 씨는 "두껍상회때문에 강남까지 왔다"며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고 왔다. 주변 친구들도 한 번씩 가보고 싶어 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두껍상회는 인스타그램을 애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위 '인증샷 맛집'이라 불린다. 인증샷은 특정 장소에 방문하거나 누군가를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모습 등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말한다. 특히 SNS 이용자들 사이에선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장소를 인증샷 맛집이라 부른다.
예쁜 인증샷을 원하는 경향은 MZ세대만의 특징이 아니다. 이날 두껍상회를 찾은 손정아(40세) 씨는 "술을 못 마시는데도 꼭 와보고 싶었다"면서 "인스타그램을 보니 요즘 여기가 인기더라"라고 말했다.
두껍상회 강남점에 들어서니 화려한 조명과 마치 젊은이들이 찾는 클럽에 온 것 같은 디제잉 음악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2층 규모 중 1층은 어른이 놀이터라는 컨셉에 맞게 게임기·농구대·볼링장 등 다양한 게임시설이 구비돼 있다. 개장에 맞춰 들어온 방문객들은 공간마다 다른 컨셉으로 사진을 찍기 바빠 보인다.
이외에도 곳곳마다 컨셉을 달리한 포토존이 있었다. 호텔 라운지처럼 꾸민 바(Bar)·대형 두꺼비 인형·레트로존 등 제품 홍보보다는 경험 제공 위주로 공간이 구성돼 있다.
◆ 한국 대표상품 소주…해외관광객 흥미 느껴
2층은 두꺼비를 활용한 굿즈로 가득 찼다. 주류를 마실 때 사용하는 소주·맥주 전용잔을 시작으로 참이슬 팩 소주를 형상화한 백팩·문구류·골프공·핸드폰 케이스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상품군을 구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맥 제조기·수저를 모티브로 한 병따개 '스푸너' 등 하이트진로만의 특색을 담은 굿즈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스푸너에 관심을 보이는 방문객이 많았다. 스푸너는 회식 자리 등에서 수저로 병뚜껑을 따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서 착안해 수저와 오프너를 결합해 만든 제품이다. 맥주병을 딸 때 나는 특유의 소리를 더욱 크게 극대화할 수 있다고 입소문을 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할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다.
하이트진로만의 특색을 담은 독특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쏘맥자격증 발급은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한국인 특유의 문화를 재치 있게 담은 체험활동이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온 제이와 얼 씨는 "휴가차 한국에 방문했다"면서 "한국문화와 소주를 좋아해 방문했다"고 두껍상회 강남점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2층 곳곳에도 사진 촬영을 위한 공간이 여럿 있다. 특히 전면을 분홍색으로 구성한 진로 굿즈 방 포토존과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스티커 사진존 주위에 사람이 모여 있다. 스티커 사진존 입구에는 이곳을 찾았던 방문객의 사진도 붙여 이용자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제이와 얼 외에도 해외관광객이 종종 눈에 띈다. 이들은 한편에 마련된 스템프존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구비된 종이에 도장을 찍어 주머니·가방 등에 보관했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