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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人] "나의 한시간이 학우의 한끼"…대학생 비영리단체 '십시일밥'

공강을 활용한 학생식당 봉사활동…취약계층 학우 지원
생리대·생필품 무료지급…청년이 서로 돕는 선순환 구축
13개 대학 참여…"청년빈곤율 감소 위해 참여 학교 확대"

 

【 청년일보 】 밥 열 술이 한 그릇이 된다는 사자성어 '십시일반'을 차용한 '십시일밥'은 청년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대학생 비영리단체다. 


이들은 학우의 한 끼를 책임지는 '식권지원사업'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생리대·생필품을 지원하는 '생필품지원사업'을 주축으로 청년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십시일밥은 청년빈곤율을 줄이기 위해 지금도, 앞으로도 청년이 연대해 서로를 돕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 청년문제 해결 위해 스스로 나선 대학생


십시일밥은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를 청년 스스로 해결하고자 지난 2014년 1월 3일 출범한 대학생 비영리 민간단체다. 이들의 주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중 한 가지는 '십시일밥'이라는 이름이 담고 있는 식권지원사업이다. 


식권지원사업은 대학생들이 공강 시간에 학생 식당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그 임금으로 식권을 구매해 이를 동일 캠퍼스 내 취약계층 학우들에게 지원하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봉사자 학생들에게는 캠퍼스 내부에서 봉사활동을 실천할 기회를, 식권 지원 대상자들에게는 든든한 한 끼를 채울 수 있는 식권을, 구내식당에는 인력비로 인한 차출이 소득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한다. 십시일밥은 이 메커니즘의 중간 다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다른 활동은 생필품지원사업이다. 


생필품지원사업은 학교마다 생리대 비치함을 설치해 무상 생리대를 지원하는 '학교에서 만나는 십시일생', 취약계층 학우들에게 생리대 및 생필품을 전달하는 '집에서 만나는 십시일생'·'십시일킷'으로 구성된다. 

 

생필품지원사업 역시 청년들이 같은 대학 내 청년들을 도울 수 있는 연결점을 마련해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청년 빈곤 문제를 함께 공감하고 공론화하는 역할에 앞장서기 위해 나눔 이벤트 및 지원사업 등도 개최한다. 

 

 

◆ 빈곤층에 가까워진 대학생들 


박혜진 십시일밥 미래지원팀 홍보 담당자는 청년일보에 한 학생의 일화가 단체 출범의 시발점이 됐다고 언급했다. 


어느 날 대학 졸업생 이모 씨는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 A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친구 A씨가 형편이 어려운 친구 B의 한 끼 식사를 매일 도와주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방식은 이 씨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친구 B는 A가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난 후, 비운 식판을 가지고 배식대로 가서 밥과 반찬을 리필해 먹는다는 것이었다. 


박 홍보담당자는 "이마저도 리필이 허용된 국립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흔히 대학생을 교육받는 특권층으로 여기지만, 현시대에 이르러 더 이상 대학생은 특권층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유지하고 지출하는 비용으로 인해, 끼니도 제대로 챙기기 어려운 빈곤층 신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싼 등록금으로 인한 생활비 부족,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역설적으로 박탈 당하는 공부 시간, 간편식품 위주의 식습관이 야기하는 영양 문제, 더불어 사회가 청년들에게 부여하는 낙인과 미래를 향한 불안감 등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청년 문제가 곳곳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십시일밥은 이같은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완화할 해결책을 찾아 나가고 있다"며 십시일밥의 방향성을 밝혔다. 

 


◆ 청년 문제를 가장 공감하는 장소, 대학


현재 십시일밥에 동참하는 학교는 총 13곳이다. 한 학생의 일화에서 시작한 활동이 이렇게 많은 대학생의 동참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십시일밥 측은 "대학이 현존하는 청년 빈곤과 청년 문제를 가장 공감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십시일밥은 청년 빈곤 문제를 대학생이 직접 기여하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청년 계층 간의 연대, 즉 '함께, 든든하게'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 간의 유대와 연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십시일밥은 전국 다양한 대학교와 대학생 측의 협조를 통해 지원사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특히 학교별 총학생회 및 자원봉사자들의 활발한 지원이야말로 십시일밥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이유다. 


십시일밥 측은 "간혹 십시일밥으로부터 일전에 지원받았던 취약계층 학우가 훗날 경제적인 독립을 갖추어 후원자 또는 봉사자로 연결되거나, 십시일밥 개별 봉사자로 지원했던 학우가 십시일밥 단체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보다 나아진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학우들의 꾸준한 관심은 십시일밥이 사업을 확장하고 지속해 나가는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라고 강조했다. 

 

 

◆ 청년빈곤율 감소 위한 힘찬 발걸음 


현재 십시일밥은 식권지원사업과 생필품지원사업의 협업 대학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 운영 사업을 더욱 세부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사업 대학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과 학교에 관계없이 다양한 학생들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식사·생필품 지원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지원사업 및 이벤트를 기획하거나, 서포터즈 및 소식지를 운영하여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공론화하는 데에도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다. 


박 홍보담당자는 "십시일밥은 앞으로도 청년 세대의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청년 빈곤율을 줄이는 것을 목표 삼아 계속해서 나아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십시일밥과 열정을 다해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라며 더욱 많은 이들이 청년 문제에 관심을 두고 공감하고 동참해주길 당부했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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