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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人] "기술경쟁 치열한 시국에"...이범석 신전대협 의장 "4류로 추락한 정치권"

폭넓은 식견과 다양한 분야 전문성 겸비…2022년 9월 공동의장직 선출
高 2학년 '모의 유엔대회' 참가 기회…신전대협 활동 결정적 계기 작용
소모적 정쟁 매몰된 韓 정치 실태 풍자…이범석 공동의장 "정치는 4류"

 

【 청년일보 】 "얼마 전 기사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창시자인 오픈AI의 샘 올트먼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머스크 간 기술 경쟁 구도를 봤는데 굉장히 멋있게 느껴졌어요. 우리나라도 기술 경쟁력과 역량적 측면에서 봤을 때 타국 대비 높은 수준을 자랑하지만 정작 정치권은 '막말 논란' 등 극단적인 정쟁들로 난무하죠. 이같은 점을 비춰봤을 때 허탈감을 느끼는 건 물론, 과연 기술경쟁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어요"

 

이범석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신전대협·26세) 3기 공동의장은 소모적 정쟁에 매몰된 한국 정치 실태에 대해 "정치는 4류다"라며 신랄한 어조로 비판했다. 특히 탄탄한 기술 생태계를 구축해야할 막중한 시기에 정쟁 일상화는 곧 세계적 흐름에 도태되는 지름길이고 결국 여야가 '초당적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셈이다.

 

이처럼 이 공동의장은 사회적 통념상 경험이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여느 20대 청년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깊이 있는 통찰력과 남다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정치·사회 등 관심 분야가 많았으며 말 한마디 한마디엔 마치 오랜 시간 다져온 관록이 배어나는 듯 했다. 

 

오늘날 2030 젊은 세대 안팎에서 "우리 사회에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향후 신전대협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청년일보는 이 공동의장과 만나 신전대협의 출범 배경, 국내 현안(정치·노동·사회) 문제, 앞으로의 개인적 포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폭넓은 식견과 전문성 겸비...학업 병행하며 신전대협 활동 "24시간도 부족해"

 

전국에 포근한 봄날씨가 이어진 지난 1일 늦은 오후, 청년일보는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이 공동의장을 만날 수 있었다. 1999년생인 이 공동의장은 인천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이며 현재 신전대협 활동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같은 다사분주한 일정과 인천→서울까지 2시간의 먼 발길에도 피곤한 기색이 없었고 기자 일행을 맞이한 상글상글한 웃음에는 순수한 20대 중반 청년의 생기 있는 모습이 배어 있었다.

 

이후 1시간 가까이 되는 인터뷰를 진행했고 신전대협의 출범 배경과 성격, 활동하게 된 계기, 단체의 주요 활동 내용 등을 일목요연하게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비영리 임의단체인 신전대협은 지난 2018년 12월 문재인 정권에 반발하는 대학생들이 한데 모여 정식 출범했다. 

 

이들은 현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운동권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 착안, 1987년에 결성된 전국적인 대학생 조직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을 풍자하는 뜻에서 단체명을 '전대협'이라 명명했다. 이후 과거 전대협과 구분돼야 한다는 뜻에서 '신전대협'이라는 단체명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당시 신전대협은 전국 100여개 대학에 '문재인 왕 시리즈' 대자보를 부착하며 탈원전·소득주도성장론·대북·외교·코로나19 방역 등의 정책들을 비판 및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전개했다.

 

최근까지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중국 관련 '셰셰' 발언을 풍자해 수도권 대학가에 대자보를 부착하며 눈길을 끌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충남 유세 현장에서 현 정부의 대(對)중국 외교를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가)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면서 두 손을 모아 쥐어 보인 바 있다.

 

이 공동의장에 따르면 의장 선출 방식은 선거가 아닌 '추대' 형식이다. 평상시 폭넓은 식견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겸비한 만큼 구성원들로부터 '지도자'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 공동의장은 "역대 1~2기 의장(2018~2022)은 단독 체제였으나 김건 공동의장과 함께 2022년 9월부터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김 공동의장과 각자 학교 생활을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경험적 감각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함께 의장직을 수행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공동의장은 정치·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공동의장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수업을 듣는데 담임선생님의 역사에 대한 인식이 편향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알고 봤더니 전교조였다"면서 "어렸을 때라 옳고 그른 걸 판별할 정보가 없었지만 언뜻 보기에도 워낙 이상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따라 근현대사에 대해서 공부를 했었던 게 시초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신전대협에서 활동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고등학교 시절, 이과를 전공했던 이 공동의장은 가슴 속엔 인문학적 갈증이 많았던 '사춘기' 소년이었다. 그러다가 2학년 당시 '모의 유엔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는 유엔의 활동을 모방해 각 국가의 대사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은 참가자가 배정받은 특정 위원회에서 의제에 관해 각 국가의 입장을 대표하며 일종의 토론을 한 뒤, 국제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의안을 최종적으로 도출하는 대회다.  

 

이곳에서 사무총장 역할을 하는 형과 친목을 도모하게 됐고 여러가지 관심사들을 주고 받았다. 이것이 신전대협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시발점이었다. 

 

이 공동의장은 "사무총장 역할을 했던 형이 과거 시민사회 활동을 했던 신전대협의 시초였다"면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시점 전후인지라 학교에선 민감한 얘기를 할 수가 없었는데 그 형과 대화코드가 맞았고 자연스레 신전대협 중심 사람들을 만나 단체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년 7개월 간 의장직 수행…이 공동의장 "지난해 4월, 비석 제막식 퍼포먼스 가장 기억에 남아"

 

지난 2년 가까이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여러가지 활동을 해온 이 공동의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퍼포먼스를 회상했다. 바로 지난해 4월 국회 정문 앞에서 펼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가 '기획재선위원회'로 바꿔야 한다는 '비석 제막식 퍼포먼스'다.

 

당시 국회 기재위 소위원회가 국가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재정준칙 법제화는 등한시 하고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공사는 쉽게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기준 완화 법안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공동의장은 성명서를 통해 "기재위에서 재정준칙 법제화는 미뤄놓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기준을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다가 여론의 눈치를 보고 보류한 것"이라면서 "2024년 4월 총선을 위해 슬그머니 예타 면제 기준 완화법을 다시 통과시킬 것은 아닌지 미래 세대로서 걱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과거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딸 조민(32) 씨의 입시 비리 문제가 청년세대들에게 좌절감과 분노를 안겼고 '공정과 상식' 범주에 벗어났다는 지적들이 한창 나왔다. 정치권을 떠나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러한 것들이 만연히 벌어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 공동의장은 오히려 긍정적(?) 측면으로 접근했다. 

 

이 공동의장은 "이러한 점들을 비춰봤을 때 국민들이 과연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시대라고 생각한 적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면서 "오늘날 공정과 상식 문제에 한창 민감한 시기, 암암리에 있었던 부분들이 속속 밝혀진다면 앞으로 균형과 견제가 더욱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공동의장은 국내 노동계 현안과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노동계 현안 가운데 '정년연장' 문제를 '빅이슈'로 꼽았다.  

 

노동계에선 법적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리자고 주장하는 반면, 사용자 측은 재고용 방식, 임금피크제가 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년연장의 방식을 놓고 노사간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 공동의장은 '사회적 대타협'으로 안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이 공동의장은 "정년연장의 문제는 노사간 교집합 없이 상충되다보니 사회적 대타협과 제도적 보완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청년의 시각에서 2030 청년들의 일자리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선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통한 혁신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공동의장은 "경직된 노동시장은 기업들의 신규 채용을 위축시키고 애꿏은 청년들만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노동시장 경직성을 해소해 기업의 부담을 경감해주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이 공동의장은 신전대협 수장으로서 향후 장기적 플랜과 개인의 검소한 꿈을 제시하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그러면서 여담으로 과거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공동의장은 "임기를 마무리할 때까지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올 수 있고 단체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 비전"이라면서 "앞으로의 개인적 꿈은 국민들에게 정치나 사회 등 국가 비전에 대한 식견을 충분히 전파할 수 있는 10분의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가지 경험 등을 통해 인생을 다채롭게 살아간 것 같아 행복감을 느끼고 신전대협에 활동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변화가 많았다"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이러한 활동을 계속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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