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1981년 5월 12일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에 작은 채소 가게가 문을 열었다. 이름은 '풀무원농장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 

원경선의 풀무원농장과 정농회 농부들이 기른 유기 농산물을 판매했던 이 곳은 한국 최초의 유기농 가게이자 풀무원의 모태가 됐다. 

1984년 풀무원식품 법인 탄생 이후 40년이 흐른 지금, 풀무원이 지속가능 식품 전문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과 해외사업으로 제2의 도약에 나섰다.

◆ 풀무원지구식단, 연 매출 1천억원대 핵심 브랜드로 육성

풀무원은 1980년대 초 한국 최초의 유기 농식품기업으로 출발했다. 올해 창사 40주년을 맞은 만큼 '글로벌 NO.1 지속가능 식품기업'으로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효율 풀무원 대표는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올해는 '지속 가능식품 확장', '글로벌 시장 확대', 'ESG경영 강화', '푸드테크 통한 미래 대응' 등 4개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지속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속 가능식품의 경우 국내는 '풀무원지구식단', 미국은 '플랜트스파이어드(Plantspired)', 일본은 '토푸 프로틴(Toffu Protein)' 등 국가별 특성에 맞는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 중 지속 가능식품 전문 브랜드인 '풀무원지구식단'의 경우 2022년 8월에 본격적으로 론칭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이효리를 전속 광고모델로 발탁하며 198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유명 연예인을 기용했다.

'지구식단'은 '식물성 지구식단'과 '동물복지 지구식단' 등으로 구성됐다.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식물성 원료나 엄격한 동물복지 기준을 준수한 제품만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건 제품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풀무원지구식단 또한 세계적인 비건 트렌드를 타고 정식 론칭 후 1년만에 약 4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에 회사는 오는 2026년까지 지속 가능식품을 전체 매출의 65%까지 끌어올리고, 그 중심인 풀무원지구식단을 연 매출 1천억원대 핵심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지구식단의 경우 현재 30여종이 넘는 제품을 보유 중"이라며 "회사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제품은 최근 출시한 '한입 쏙 두부텐더'"라고 말했다.

◆ 지난해 3조원 클럽 달성 목전…매출액 2조9천935억원 기록

풀무원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9천935억원, 620억원, 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5%, 135.7% 증가하고 당기순손익은 흑자 전환했다.

풀무원은 국내외 판매 호조로 인한 매출 증가와 미국 등 해외사업 수익이 개선된 것을 호실적 달성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기준 풀무원의 매출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국내 식품판매다. 전체 매출 가운데 59.7%를 차지하는 국내 식품제조 유통매출은 2조3천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 

아울러 풀무원은 그동안 해외 사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 K-푸드 유행과 글로벌 비건 트렌드 바람을 타고 해외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어 근심을 덜었다.

지난해 해외식품 부문 매출액은 5천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하면서 회사 전체 중 14.4%를 차지했다. 영업손실은 222억원을 기록했지만, 미국 법인의 매출이 늘어나며 전년도 영업손실(455억원) 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 올해 해외 사업 호조로 '3조원 클럽' 입성 기대

 

풀무원은 올해 매출액 3조원 클럽 입성이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풀무원의 올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3조1천420억원, 859억원, 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38.6%, 20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풀무원의 성장세는 오랜 기간 적자를 면치 못하던 해외사업 부문의 흑자전환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풀무원의 해외(미국·일본·중국) 합산 영업이익은 2022년 -455억원, 지난해 -222억원, 올해 11억원으로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 사업의 경우 식품제조 유통은 기존 주력제품의 프리미엄화와 지구식단 브랜드 강화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성장하는 온라인, B2B, 편의점 채널에 집중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식품서비스 유통은 캡티브와 군급식을 통한 차별적 성장과 컨세션 휴게소 사업부 회복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실적에서 가장 비중이 큰 미국은 지난해 10월 미국 길로이 공장에 아시안누들 라인 증설이 완료되며 올해 수출 비용 절감과 SKU(취급품목수) 확대 및 적극적인 시장 공략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일본 시장에서는 마진율이 높은 두부바 매출 비중 확대, 중국은 주요 유통채널의 매출 회복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실제로 일본법인 아사히코에서 지난 2020년 말 출시한 두부바의 경우 매출이 최근 2년간 3.4배 성장(2021~2023년 연매출 기준)하고 올해 1월 말 기준 누적판매 약 5천800만개를 기록했다.

 

 

일본 3050 남성을 중심으로 식사 대용, 운동 후 단백질 섭취, 건강 안주 등으로 폭넓게 소비되며 일본 3대 메이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의 총 3만여개 점포에서 일 평균 약 8만개가 판매되고 있다.

풀무원은 늘어나는 두부바 수요를 맞추기 위해 2022년 1월, 2023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현지 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했으며, 올해 3월 추가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기존 월 218만개에서 월 300만개까지 확대해 공급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해외사업은 올해 상반기 적자폭 축소 및 하반기 흑자 전환으로 중요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 연구원은 "해외부문 수익성 개선과 함께 연간 1천200~1천300억원의 자본적 지출(Capital Expenditures) 투자금액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의 50% 내외로 유지하면서 개선된 현금흐름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풀무원 관계자는 "올해 해외사업의 경우 그동안 설비투자했던 부분에서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물류비 등 비용이 줄어들며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