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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뒤엎는 고려아연 유상증자"...MBK,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모색'

과거 현대엘리베이터-KCC 분쟁 당시 유사 사건 인용 결정 주목

 

【 청년일보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전체 발행주식의 20%에 해당하는 2조5천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전격 발표하면서 향후 MBK파트너스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등 추가 대응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은 법률 자문을 토대로 대응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이 전날 공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MBK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MBK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현대엘리베이터·KCC 사건에서 법원이 인용 결정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11월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발행주식총수의 44.39%를 취득했다는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자, 현대엘리베이터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일반공모 방식으로 1천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신주발행 물량은 당시 발행주식총수의 약 2배에 달했고, 1인당 청약 한도는 300주로 제한됐다. KCC는 이 같은 구조의 유상증자가 기존 주주에게 불리하다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시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가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 것에 해당한다며 KCC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고려아연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신주발행 물량에 차이가 있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는 소각 예정 주식 제외 발행주식총수의 20% 규모이며, 청약 한도는 11만여주다. 기존 발행주식의 2배를 신주 발행하고 청약 한도로 300주만 배정한 현대엘리베이터에 비해 완화된 조건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반응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신고서에서 재무구조 변경 계획이 없다는 점을 명시했는데 내부에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었다면 주요사항 허위 기재에 해당할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지난 11일 정정한 공개매수신고서에서 "영풍·MBK의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해 기업가치 및 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본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하는 자기주식 전량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소각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며 "이번 공개매수 이후 회사의 재무구조에 변경을 가져오는 구체적인 장래 계획은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전날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첨부한 기업실사보고서에 따르면 모집주선회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4일부터 29일까지 고려아연 기업실사를 진행했다.

 

실사 개시일인 지난 14일이 월요일인 점을 고려하면 최 회장 측은 최소한 정정 공개매수신고서를 제출한 11일부터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 자본시장 현안에 관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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