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8/art_17458205559082_fcee35.jpg)
【 청년일보 】 북미 시장을 향한 아모레퍼시픽의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정세 변화와 보호무역 강화 조짐 속에,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내 생산 거점 구축을 추진하며 북미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북미는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만큼, 물류와 생산 인프라 확충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코스알엑스 인수 효과에 힘입은 실적 개선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존재감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 아모레퍼시픽, 미국 내 생산 거점 추진…북미 시장 공략 '가속'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 [사진=아모레퍼시픽]](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8/art_17458205562795_5e1fde.jpg)
29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지난 15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고객사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며 "향후 3~5년 안에 미국 내 물류 및 모듈 생산시설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내 생산거점 마련은 당초 5~10년을 염두에 둔 장기 과제였으나, 글로벌 정세 변화와 시장 상황에 따라 속도를 앞당길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단순 제조 공장보다는 물류 및 모듈 형태의 인프라 구축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인베스터 데이'에서 공개한 북미 유통 플랫폼 대응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아마존, 세포라 등 미국 내 핵심 유통망과의 협업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미국 생산시설은 현재로선 중장기적인 검토 단계"라며 "당장 구체화된 계획은 없지만, 북미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 북미 시장,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 '핵심 축' 부상
북미는 현재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의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최근 5개년 북미 매출.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418/art_17458205545958_47af36.png)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해외에서 1조6천78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북미 매출만 5천246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83% 급증한 수치다. 2020년 766억원에 불과했던 북미 매출은 2021년 989억원, 2022년 1천814억원, 2023년 2천867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5천억원의 벽을 넘어서며 핵심 시장으로 부상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공략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회사는 지난 2021년 미국 코스알엑스(COSRX) 지분 38.4%를 먼저 취득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콜옵션을 행사해 7천551억원에 잔여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총 9천351억원을 투입해 90.2%의 지분을 확보하며 북미 및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 라인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해 미주 지역 매출은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 덕분에 크게 확대됐다"며 "앞으로도 코스알엑스를 비롯한 글로벌 선도 브랜드들의 지속 성장성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1분기 실적 기대감 '쑥'…"북미·EMEA 시장 수익성 강화"
이러한 북미 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증권가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을 1조601억원, 영업이익을 991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는 "라네즈를 포함한 기존 브랜드의 북미 매출 흐름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하는 등 견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 역시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1조262억원, 영업이익은 49% 늘어난 1천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봤다. 해외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4천400억원, 영업이익은 92% 급증한 60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북미를 비롯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시장에서 수익성이 높아지고, 중국에서 적자 폭이 줄어들면서 해외사업 체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EMEA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내수 채널 집중 전략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며 "특히 해외 영업이익이 국내를 뛰어넘기 시작한 점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