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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기업 규모별 차등규제 법안 149건 발의..."규제 패러다임 전환 시급"

대한상의, 22대 국회 기업 규모별 차등규제 발의 현황 분석

 

【 청년일보 】 22대 국회 출범 이후 기업 규모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법안이 대거 발의된 가운데, 기업들이 성장할수록 부담이 늘어나는 제도 환경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기업 활동과 연관성 높은 12개 법률을 기준으로 제22대 국회 출범(2024년 5월 30일) 이후 2025년 12월 31일까지 발의된 1천21개 법안을 전수 조사한 결과, 기업 규모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총 14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상법, 자본시장법 등 현행 12개 법률상 기업 규모별 차등규제가 343건이나 존재하는 상황에서, 22대 국회 출범 19개월만에 다량의 규모별 차등 규제가 발의된 것이다.

 

대한상의는 이러한 제도적 구조가 경제 전반을 성장기피 생태계로 고착화시키고 있다며, 근거가 불명확한 규모 기준을 반복적으로 확장해온 입법 관행을 전면 재검토하고 규제 패러다임을 새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규제 증가형' 차등규제 법안은 총 94건으로 집계됐다.

 

'규제 증가형'은 일정 규모의 자산이나 종업원 수 이상 기업에만 추가적인 법적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 기업이 성장할수록 규제 부담이 누적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성장 유인을 약화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법률별로는 상법이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통산업발전법(12건), 산업안전보건법(7건), 공정거래법(6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법은 현 정부 들어 개정 논의가 집중되면서 기업 규모별 차등규제가 가장 많이 발의된 분야로 꼽혔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만 전자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등 지배구조·의사결정 관련 의무를 추가로 부과하는 내용이 집중적으로 발의됐다.

 

대한상의는 이러한 차등규모 규제가 합리적 근거 없이 반복·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로 '자산 2조원 이상'이라는 기준은 2000년 도입된 이후 경제 규모와 물가 수준이 크게 변화했음에도 별도 검증 없이 관행적으로 차용돼 왔다. 합리적 기준 검토 없이 기업이 성장하는 순간 새로운 규제가 자동으로 부과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세제 혜택이 줄어드는 '혜택 축소형' 차등규제 역시 22대 국회에서 55건 발의됐다.

 

이 유형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기업 규모에 따라 공제율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중소·중견기업에만 혜택을 부여하거나, 대기업에 대해서는 공제 수준을 대폭 낮추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혜택 축소형' 차등규제는 전부 조세특례제한법에 집중돼 있었다. 연구개발(R&D), 시설투자, 특정 기술개발 등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되,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간 공제율을 차등 적용하거나 아예 중소·중견기업만을 대상으로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대한상의는 이러한 제도 설계가 효율성과 전략성 측면에서 한계를 지닌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해외 기업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주체는 대기업인데, 정작 세제 혜택은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기업 간 형평성에 초점을 맞춘 설계가 글로벌 경쟁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혜택 축소형' 차등규제 역시 명확한 정책적 기준 없이 기존 법체계를 관행적으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됐다. 기업 규모별로 적용되는 공제율 구조가 여러 조항에서 거의 동일하게 반복되는데, 이는 별도의 효과 분석이나 실증 근거 없이 기존 기준을 그대로 가져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대한상의는 미국 IRA 법안 등 주요국의 세제 지원 사례를 보더라도 기업 규모에 따라 혜택을 차등하는 방식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글로벌 경쟁 환경에 맞는 세제지원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 규모를 기준으로 규제와 혜택을 기계적으로 구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 목적과 산업 특성에 맞는 규제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존재하는 기준을 별다른 검증 없이 반복·확장하는 입법 관행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성장을 억제하는 구조가 더욱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글로벌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기업 규모를 기준으로 규제와 혜택을 나누는 방식은 더 이상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 아니다"면서 "누적된 규모별 차등 규제를 전면 재점검하고,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제도 패러다임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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