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스턴(Easton)은 정치를 사회의 희소한 가치들에 대한 권위적 배분이라 정의했다. 권위적 배분을 위한 사회적합의 과정에서 정치에서도 거래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거래비용이란 쉽게 말해 희소 가치에 대한 최종적 배분 결과에 대한 동의를 얻기 위한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의사결정권자들의 참여 등이다. 거래비용이 클 경우 의사결정과정은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결과에 반대하는 소수의 의견이 더 반영될 수도 있다. 다만 정치에서는 의사결정에 있어 특정 기간이 정해진 상황이거나, 참여자들 간의 주장하는 바가 상이할 경우, 또는 의사결정이 필요한 집단이 특정한 정치적 특성을 가질 경우 거래비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증폭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제한된 시간 동안 정치적 설득을 위한 다수의 정보를 쏟아내면서 정보가 왜곡되거나, 권위적 배분 결과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을 두고 의사결정 참여자들간에 다툼이 있을 경우, 또는 정당과 같이 정치권력의 획득이라는 정해진 목표를 두고 다양한 맥락이 상호작용할 때가 그렇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등장한 당권 주자들 간의 '탄핵 공방'이 새삼 눈길을 끈다.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지난 11일
【 청년일보 】 발목까지 내려오는 레깅스를 입은 여성을 몰래 촬영한 행위, 형사처벌이 될까요? ◆카메라이용촬영죄 형사처벌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최근 대법원은 성적 수치심에 관하여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분노, 공포, 무기력, 모욕감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도16258 판결 참조) ◆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의미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란 특정한 신체 부위로 한정되지 않으며 노출하지 않았어도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발목까지 내려오는 레깅스 하의를 입은 피해자의 뒷모습을 동영상으로 약 8초간 촬영한 피고인에게 카메라이용촬영죄가 성립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성적대상화 되지 않을 자유를 넓게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9도
【 청년일보 】 무릎의 연골 손상은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운동중 크게 다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쪼그려 앉아서 일한 후, 걷다가 방향을 바꿀때, 계단을 이용하는 중에도 뻐근한 느낌과 함께 발생하기도 합니다. 증상은 무릎이 붓고, 아프고, 잘 걷지를 못하게 됩니다. 병원에 방문하시면, X-ray 검사로 무릎의 정렬을 확인하고, 관절염 진행 상태를 확인하게 됩니다. 또한, MRI 검사로 무릎의 뼈와 연골 손상의 정도를 확인하게 됩니다. 무릎 내의 염증 반응과 붓기는 초음파 검사를 통한 천자 및 주사치료, 약물치료로 호전이 됩니다. 특별히 증상의 악화와 반복됨이 없으면, 일단 지켜보는 치료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MRI검사상 어느 정도의 연골 손상이 확실히 확인이 되고, 반복적인 통증과 무릎의 붓기가 지속된다면, 관절염의 악화 방지를 위해, 연골 손상에 대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됩니다. 무릎 관절 연골 수술하면, 인공관절 반치환술 또는 치환술을 머릿속에 떠올리시겠지만, 치료방법이 인공관절 수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생소하시겠지만, '미세천공술'이라는 술기가 있습니다. 무릎의 연골 결손 부위에 의료용 드릴로 여러 개의 구멍을 만들
【 청년일보 】 족저근막염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발바닥 통증으로 정형외과 외래를 방문하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진단명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염증성 질환은 아니고, 발바닥에 위치 하는 족저근막(발뒤꿈치 부터, 발가락 근위부까지 이어지는 비탄력성의 구조물, 발의 아치 형성에 기여)이라는 구조물에 과사용으로 인한 미세손상이 발생하여 유발되는 통증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통증의 원인은 무조건 염증이라고 생각하여 붙여졌던, 약간의 오해의 여지가 있는 진단명이라 하겠습니다. '족저근막의 손상' 정도가 정확한 진단명이 겠지요. 그러나, 실제로는 오랫동안 ‘족저근막염’이라는 명칭으로 불려 왔으므로, 이 진단명을 관용적으로 사용합니다. 흔히 딱딱한 신발을 신고, 갑작스레 많이 걷거나, 뛰면 그 이후 증상이 발생하는데,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많이 아픈게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미세 손상이 있고, 손상이 발생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보행이 이루어지므로, 낫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결국 족저근막의 미세손상이 아물고 통증이 없어져야, 치료가 완료가 되는데, 이를 위해, 병원에서는 충격파 치료를 권하고, 압통이 있는 발바닥 부위를 마사지를 권고 하며, 또한
【 청년일보 】매장에서 다른 손님이 두고간 지갑을 자신의 것이라며 매장 주인으로부터 받아간 피고인에게 대법원은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50만원 벌금형을 확정하였습니다(2022도12494). 1심은 절도죄라고 하였으나 2심과 대법원은 사기죄로 판단하였는데요. 절도죄와 사기죄는 어떻게 구별이 될까요. ◆ 절도죄 vs 사기죄, 처분행위로 구분 절도죄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형법 제329조). 범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재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자기의 지배하에 옮기는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대법원 1989. 6. 13. 선고 89도28 판결). 한편,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제347조 제1항). 절도죄와 사기죄는 모두 타인이 소유하고 점유하는 재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절도죄는 가해자의 점유 탈취행위를 수단으로 하는 반면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게 하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0도
【 청년일보 】 노년의 환자 분들 중에는 만성적인 허리통증 및 방사통으로 수년간의 약물 복용과 물리치료, 주사치료를 반복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어떤 날은 다리와 엉덩이가 저려서, 밤에 잠을 못 이루십니다. 또 어떤 환자분들은 10분 정도만 걸으면 발생하는 다리의 통증, 저림으로 반드시 앉아서 쉬어야, 다시 걸을 수 있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간헐적 신경성 파행’이라고 합니다. 위의 환자분들은 병원에서는 이학적 검사 및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척추관 협착증’ 또는 ‘디스크 탈출이 동반된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단을 하고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물론 초기 치료는 약물치료, 다양한 물리치료, 해당 척추관 협착증 및 디스크 탈출 부위에 선택적인 주사 치료나 시술 등의 보존적 치료를 먼저 권하게 됩니다. 그러나, 난감하게도 이러한 치료가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수술적 치료를 권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대부분 허리 부분에 종 방향으로 길게 절개를 가해, 근육을 가르고, 협착증 부위의 병변으로 접근해, 절골술까지 진행하고, 기구를 삽입하고, 뼈이식을 통한 골 유합까지 도모해야 되는 경우가 있었으며, 현재도, 척추의 불안정증이 만성 허리
【 청년일보 】미국의 사회학자인 Goffman은 자신에 대한 타인의 시각과 관련해 생성되는 일종의 자아에 대한 이미지로 체면 민감성을 설명했다. 쉽게 말해 다른 사람에게 내 자신을 좋은 이미지로 인식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이같이 정의 되는 체면 민감성을 변수로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가 많다. 대표적으로 Wong 등은 중국인의 경우 체면 민감성이 과시적 소비 성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학문적인 접근법에 따르자면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보편적인 분석을 적용한다면 유교문화의 영향에 따른 자아의 형성과 이에 따른 체면 의식의 형성은 장기간에 걸쳐 사회 집단과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쳐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유교문화에 자리잡고 있는 체면 의식은 제례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다수의 연구들은 한국 사회에서 유교 문화는 상하 질서를 강조하는 인간관계의 윤리적 프레임으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한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연령과 지위에 따른 각자의 역할과 책임에 따른 위계의 존재가 당연시 되어왔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인의 경우 특히 갈등의 상황에서 상황과 무관한 나이를 먼저 묻는 습
【 청년일보 】서울 강서구에서 수백채가 넘는 빌라를 소유하며 빌라왕이라 불리던 임대인이 사망한 사건이 연일 보도되었습니다. 그러나 보유한 빌라 개수가 무색하게도 그는 무자력이었고 심지어 고액의 세금까지 체납된 상태였습니다. 사실 빌라 집주인은 소유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한푼도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하는 조건으로 제3자로부터 일정 금원을 지급받았는데요.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할까요? 최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전세사기 배후로 지목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와 분양업자등 수십명을 검거했고, 그 중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등 2명은 구속되었습니다. 신축 빌라를 상대로 높은 감정가를 책정하고, 매매가와 근접한 전세가로 세입자와 계약을 체결한 뒤 빌라 소유권을 무자력자에게 넘기는 수법이었습니다. 새로운 소유권자는 무자본으로 부동산을 취득하였기에 전세기간이 만료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세권자가 떠안아야 했습니다. 부동산 경매를 진행해도 실 매매가 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을 온전히 반환받기도 어려울 뿐더러 소유자가 체납한 세금 또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최근 기획재정부는 유사한 전세 사기를 막기 위해 ‘보증금 1000만원’을 넘는 경우 세입자
【 청년일보 】중년의 주부분들이나 젊은 사무직 직원 중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는 분들, 또는 노동 현장에서 반복적인 일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손이 저리다면서 외래에 찾아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목에는 손목을 가로지르는 횡수근 인대라 하는 구조물이 있으며, 이것의 아래쪽에 정중신경이라는 신경이 근접하여 위치하게 됩니다. 손목을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횡수근 인대가 두터워지고, 이때, 아래쪽에 있는 정중신경이 자극되고, 눌려서, 이 신경이 영향을 미치는 손가락과 손이 저릿한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기전으로 발생하는 손과 손가락의 일련의 불편한 증상을 ‘손목 터널 증후군’ 이라고 일컫습니다. 손목을 덜 쓰면, 증상이 완화되고, 많이 쓰면 심해지는 것이 한동안 반복되게 되며, 치료가 오랜 기간 안되면,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가 저릿함이 심해집니다. 또한, 저릿한 증상 만이 아니라, 만성화 되는 병변이 된다면, 정중신경이 지배하는 손의 근육이 위축이 되어, 손아귀의 힘이 감소하게 되고, 회복하기 힘든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손목 터널증후군 환자분들이 병원 외래로 찾아오시면, 이학적 검사로, 손목을 구부려, 정중신경이 자극되어, 손저림이
【 청년일보 】석양이 하늘과 바다의 경계에 다다를 즈음 색감을 표현하기보다 상상에 맡기는 것이 더 아름다울 것 같은 황혼이 조용히 가슴 속에 스며든다. 황혼 빛에 물든 파도가 서서히 다가와 일몰이 주는 감흥을 전할 때 느낄 수 있는 어둑함의 시간을 프랑스에서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부르기도 한다. 선잠을 자고 일어나 눈을 비비며 바라본 곳에 자신을 향해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내가 기르는 개인지, 나를 해하려 오는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모호함으로 가득한 경계의 시간을 의미한다. 시선을 돌려 정치의 영역에서도 이 같은 개와 늑대의 시간은 우리 곁에 찾아와 모호함 속의 경계를 들여다보게도 한다.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말이다. 경선을 앞둔 정치권의 행보는 특히 그렇다. 어느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이 조금 과장된 상황으로 묘사한다면 분명 나를 지지해 표를 던져줄 것이라 확신했던 이들의 표가 상대 후보에게 같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일 수 있겠다. 대통령실과의 불협화음 속에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되면서 새 정부의 첫 장관급 인사 해임건으로 기록됐다. 정가에서는 이른바 '친윤 저격' 논란을 낳은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