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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단상(斷想)] 정치는 생물...때아닌 탄핵 바람

 

【 청년일보 】 이스턴(Easton)은 정치를 사회의 희소한 가치들에 대한 권위적 배분이라 정의했다. 권위적 배분을 위한 사회적합의 과정에서 정치에서도 거래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거래비용이란 쉽게 말해 희소 가치에 대한 최종적 배분 결과에 대한 동의를 얻기 위한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의사결정권자들의 참여 등이다. 거래비용이 클 경우 의사결정과정은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결과에 반대하는 소수의 의견이 더 반영될 수도 있다.

 

다만 정치에서는 의사결정에 있어 특정 기간이 정해진 상황이거나, 참여자들 간의 주장하는 바가 상이할 경우, 또는 의사결정이 필요한 집단이 특정한 정치적 특성을 가질 경우 거래비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증폭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제한된 시간 동안 정치적 설득을 위한 다수의 정보를 쏟아내면서 정보가 왜곡되거나, 권위적 배분 결과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을 두고 의사결정 참여자들간에 다툼이 있을 경우, 또는 정당과 같이 정치권력의 획득이라는 정해진 목표를 두고 다양한 맥락이 상호작용할 때가 그렇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등장한 당권 주자들 간의 '탄핵 공방'이 새삼 눈길을 끈다.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지난 11일 경기 중남부 보수정책 토론회에서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은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발언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안철수 당대표 후보는 12일 SNS에 "안철수가 그렇게 두려우냐. 아무리 패배가 겁난다고 여당 당 대표하겠다는 분이 대통령 탄핵 운운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는 SNS에서 김 후보를 향해 "솔직히 저는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보다 후보님께서 당 대표가 되면 총선에 참패해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탄핵을 의결할 수 있는 200석 이상을 획득할까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천하람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탄핵, 탈당 등 결코 등장해선 안 되는 얘기가 나온다"며 "선거가 중요하고 본인 지지율이 조급해도 정치엔 금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도 김 후보가 과거 울산시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점과 관련 "매우 온당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때 아닌 탄핵 논란에 일각에서는 법조계에서 쓰이는 '악마의 증명'이란 용어도 소환된다.

 

악마를 보여주기만 하면 되기에 악마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쉬운일이지만 악마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 모를 존재가능성에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SNS에 민주당의 이 장관 탄핵 소추안 강행 처리를 거론하며 "거대야당이 독주하는 의회 환경에서 만일 여당 대표까지 자기 정치를 위해 부화뇌동한다면 어렵게 세운 윤 정부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기재했다. 

 

정치는 생물이란 말처럼 이른바 입증책임의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던져진 탄핵 소추 발언의 파장이 어디까지 전개될까. 

 

정치 권력의 획득을 위한 정당 활동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과 관련 이 모든 비용이 정당과 더 나아가 국민을 위한 정치적 선택이었다는 확신을 갖게 되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당원과 함께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더 나은 정강과 같은 합리적 판단의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선 과정을 '이전투구'로 표현한 어느 후보의 말처럼 당을 이끌 리더에 대한 입증책임을 지고 선택의 기로에 선 당원들의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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