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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단상(斷想)] "AI 사진을 만나다"...담론적 미디어성과 창조적 파괴

 

【 청년일보 】조금 더 나이들어 보이는 여성이 한 여성의 어깨를 감싸고 있다. 그의 표정은 복합적이다. 마치 자신이 한 행동이 무엇인가 잘못된 상황을 초래한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반면 그녀가 어깨를 감싸고 기대는 듯 보이는 젊은 여성의 시선은 그들을 바라보는 이를 응시하고 있다. "이게 크게 잘못된 일인가"라고 묻듯이.

 

어깨를 감싸고 뒤에 위치한 모습에서 보호자에게 기댄 아이의 모습도 읽힌다. 마치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는 듯한 모습으로도 보인다. 젊은 여성의 시선에선 당당함도 느껴진다. 당신이 인지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듯.

 

최근 한 전문사진작가는 2023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SWPA) 크리에이티브 오픈 카테고리 부문 수상을 거부하면서 사진의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독일 출신 사진작가 보리스 엘다크젠은 자신이 출품한 작품을 AI(인공지능)로 제작했다는 이유로 수상을 거부했다.

 

트럼프의 체포 장면 등과 같은 합성 사진들이 먼저 등장했지만 의도를 가진 수상거부라는 공식적 행위를 통해 AI가 담론 전달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첫 사례로도 기억될 만하다.

 

한 분야 전문가들이 그들에 대한 공신력을 전제로 한 평가를 통해 사진의 회화성 등 예술적 가치를 인정해 우수작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다게르의 다게레오타입이나 옵스큐라 연구에 몰두했던 탈보트 등을 언급할 필요 없이 사진의 회화성에서 시작된 예술적 가치에 대한 논쟁들은 수없이 이어져 왔다.

 

다만 AI와 같은 담론적 매체의 등장으로 이제 논쟁의 방향이 바뀌게 될 전망이다. 무엇이 예술인지, 어느 경계까지를 창작 작품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담론적 시각을 이끌어 내는 중심에 AI와 이를 활용할 주체로서의 인간이 창조적 파괴를 위한 기로에 서있다.

 

그는 알고 있었을 법도 하다. 수상을 거부하면서도 이미 자신이 수상을 거부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최초의 AI 사진작가로서 예술에 대한 담론의 호수에 파문을 일으킨 것을.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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