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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단상(斷想)] 진실을 가리는 불편의 장막...장애인 이동권과 무정차 통과

 

【 청년일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이 13일∼15일 4·6호선 삼각지역에서 오전 8시와 오후 2시 하루 두차례 선전전(宣傳戰)을 예고했다.

 

많은 사람들의 이해를 얻기 위한 선전이 다툼의 형태로 전개되니 이른바 총성 없는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그리스의 시인 아이스퀼로스가 언급한 “전쟁의 첫 번째 희생자는 진실이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선전전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이 상충하는 진실에 앞서 본질을 가린 장막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하철 시위와 관련 소요사태, 이례 상황 발생 등으로 승객 안전이 우려될 경우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시킬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무정차 통과에 법적 하자가 없다고 강조한다.

 

시위에 따른 열차 지연과 혼란에 따른 피해가 더 크다고 보고 무정차를 검토하게 된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관련한 약속의 이행이라는 정치적 책임의 영역이 전쟁처럼 묘사되고 있는 선전전을 통해 희생된 진실로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전장연이 왜 '소란을 피워 공공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위협하는 상황. 또는 그런 일'로 정의된 소요사태 또는 이례적 상황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수 밖에 없는지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전장연의 주장을 살펴보면 이동권 보장과 관련한 전직 대통령의 약속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라진 듯 하다. 그리고 오랫동안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 

 

최근 전장연은 쇠사슬로 자신들의 몸을 철제 사다리에 묶고 국회의원회관 제1문 앞에서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야당 원내대표의 보좌관이 나와 국회에서도 이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자 이들은 약속을 지켜달라며 몸엔 건 쇠사슬을 풀어냈다.

 

현장을 촬영한 사진들과 이들의 주장이 기사로 송고됐다. 다만 왜 전장연은 목에 쇠사슬을 걸고 의회로, 지하철로 나서 선전전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지하철 역에서는 무정차로 열차가 지나가고, 전장연이 주장하고 있는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예산안 확대 주장은 "다음역은 이 열차가 서지 않는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전쟁의 첫 번째 희생자와 같이 사라져 가는 것은 아닐까.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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