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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단상(斷想)] 화물연대 총파업...사상의 균열과 공감의 상실

 

【 청년일보 】악명 높은 동독의 비밀 경찰 비즐러는 극작가 드라이만을 사상범으로 몰기 위해 도청을 시작할 때도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같이 그의 사상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상상한 적은 없었다. 

 

영화 '타인의 삶'에서 주인공 비즐러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예술가들과 드라이만의 대화를 통한 공감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교감의 과정을 도청하며 드라이만에 동화된다. 

 

굳이 표현하자면 '사상의 잠식' 과정이며 심리학자들은 리마 증후군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인질범이 납치한 인질에게 동화되어 다수의 호의를 베푸는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반면 인질이 인질범에 동화되는 과정을 설명한 이론이 스톡홀름 증후군이다. 

 

리마 증후군과 스톡홀름 증후군의 접점은 타인에 대한 공감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를 중심으로 총파업이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시민을 인질로 한 정치행위란 비난 아닌 비판을 쏟아내기도 한다. 

 

총파업이란 상황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전제를 설정하더라도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은 '타인의 삶'이란 본원적 차이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교감의 과정도 생략됐기 때문이다.  

 

제로섬 게임과 같이 수량적으로 추산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닌 공감을 상실한 또는 얻지 못한 총파업의 정당성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노사 관계의 정의 가운데 던롭(Donlop)은 경영자와 노동자 그리고 정부 간 상호관계의 복합적 산출물로 관계성을 정의 했다. 참여 주체를 중심으로 한 간단한 정의 같지만 상호관계의 양상이 내포한 의미 만큼 복잡다단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학문적 단계 구분이 아닌 통상적인 산업화 과정에서 기업 규모의 확대와 함께 노동에 대한 수요도 증가해왔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탄생은 노사간의 의사소통 채널의 형성을 통해 복지, 근로조건의 향상 실현 의미를 갖는다.

 

자본과 경영의 분리를 의미하는 전문경영인의 등장과 함께 최근까지 노사관계에서 중요 이념으로 작용하는 것은 민주적 노사관계라 할 수 있다. 평등하고, 민주적인 노사관계의 형성이 이론적 근간이다.

 

민주적 노사관계 형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단체교섭은 현 시대 노사관계를 이끄는 초석이라 할 수 있다. 제도, 관계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는 복합적 산출물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른바 3고시대를 맞는 초금리 시대를 견뎌나가는 일반 시민들이 겪고 감내해야할 불편 부당함의 상흔은 어느 곳에서 치유할 수 있을까. 

 

던롭의 표현이 내포한 참여자로서의 역할은 일정부분 행위 당사자로서의 노조가 갖는 책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막연한 공감으로 사회를 바라보지 않는 다소 이기적인 모습일 수 있는 개인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합의 과정에 일정 부분 책임을 갖고 있는 노조의 총파업은 사상의 균열을 겪고 있는 인질이된 시민들로부터 어느정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다른 관점으로 시민을 인질로 삼은 노조는 시민들이 겪게 될 부당함에 대해 얼마만큼의 공감을 가질 수 있을까.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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