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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단상(斷想)] 이상적 질서와 자유...의대 정원 확대와 집단행동

 

【 청년일보 】 발터 그로피우스는 1927년 베를린 토탈 극장 설계를 통해 고전적 무대 형태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프로시니엄, 에이프런, 아레나를 하나의 공간에 전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건축계의 주목을 받았다.

 

케네스 프램튼의 설명을 빌리자면 '우아하고 탄력적인 해법'을 통해 그로피우스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

 

하나의 공간에서 3가지의 무대 형태를 가능하게 한 발상에 대해 그로피우스 자신은 "무대와 오케스트라 부분을 180도 회전시킴으로써 완벽한 변신이 가능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프로시니엄 형태의 무대가 아레나 무대로 변환하면서 관객들은 같은 장소지만 새로운 공간에서 연극무대를 더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로피우스가 이같은 설계를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목적 달성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주축이 된다.

 

고정관념이라 부르기엔 너무나도 정교하게 짜여져 전통이란 이름으로 내려오던 건축 방식에 기능이라는 일종의 메스를 대면서 전통적 형태 속에서 상황에 적합한 기능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한 이같은 사고의 방식은 권력 관계로 점철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있는 정치권에서도 차용되고 있다. 

 

고전(?)이 되어버린 '제4의 혁명'에서 존 미클스웨이트는 이같은 발상의 전환적 시각으로 사회복지 기능 확대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청 속에 정책을 통한 기능의 제공과 이 과정에서 권력의 확대를 통해 지배권 강화에 나서는 국가의 양상을 분석한 바 있다.

 

미클스웨이트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우리에게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다소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알렉시 드 토크빌이 '미국의 민주주의'(Democracy in America)에서 언급한 "새로운 세계에는 새 정치과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인용하면서 토크빌이 떠나온 프랑스에 비해 새로운 정치과학을 통해 변화하는 미국의 성장을 설명한다.

 

이른바 '민주주의와 평등'의 문제를 미국적 상황에 맞게 변형시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정치과학의 탄생이다.

 

토크빌이 하나의 주제에 천착하지 않고 다양한 상황에서의 민주주의와 평등의 문제를 다룰 수 있었던 것은 우아하고 탄력적인 해법을 통해 베를린 극장 설계를 가능하게 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미클스웨이트는 홉스의 '이상적 질서'와 밀의 '이상적 자유'가 만나는 상황이란 함축적 표현으로 정부와 개인 사이의 일종의 사회계약은 이전 어느 때보다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클스웨이트가 강조한 면밀한 검토의 시간 앞에서 우리는 이른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확산일로'로 치닫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신규 인터들의 임용 포기, 그들의 빈자리를 채워 오던 전임의와 레지던트들의 이탈 가능성 속에 일부 교수들마저 동참을 시사하는 상황이다.

 

일선 교수들 사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진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의료 정책 결정'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피부과와 안과 성형외과를 일컫는 이른바 '피안성' 집중 우려와 의사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 방지를 위한 지역 필수의료 복무 인력 양성 등 제도적 대안 마련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시급해 보인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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