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3/art_17430673734191_3dcb46.jpg)
【 청년일보 】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임원들에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한 가운데,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이어 반도체 역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며,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 관세가 현실화되고, 또 다른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도 관세 부과가 확정될 경우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는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현재 회원국 간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WTO 회원국 간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품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협정에 반해 미국에 들어오는 반도체에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없어 관세가 부과된다면 주력 메모리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면서 "특히 현대차그룹이 최근 관세 선제대응 차원에서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삼성전자도 투자를 확대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는 TV, 스마트폰 등 사업 부문에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전반적으로 내려앉아 위기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TV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3년 30.1%에서 지난해 28.3%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스마트폰의 경우 19.7%에서 18.3%로 떨어졌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주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D램 점유율 역시 42.2%에서 41.5%로 떨어졌다. D램 점유율은 지난 2022년 43.1%, 2023년 42.2% 등으로 지속 하락세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줄곧 세계 1위를 유지해왔으나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실기(失期)로 지난해 SK하이닉스에 사상 처음 영업이익을 역전당하며 위기감은 더욱 증폭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시장 초기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은 데 대해 과오를 인정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사업 수장인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의 초기 대응이 늦어 메모리 제품의 수익성 개선이 늦었다"면서 "올해 2분기부터 혹은 늦으면 하반기부터 HBM3E 12단으로 빠르게 전환해 고객 수요에 맞춰 램프 업(생산량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HBM3E는 올해 제품이고 다음 시장은 HBM4, 커스텀 HBM 시장"이라면서 "신시장에서 지난해 HBM3E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하반기 목표로 차질 없이 개발해 양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 안팎에선 오늘날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론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고급 인재 유치 등의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에는 차별화된 AI 기술의 고도화, 특급 인재 영입 등 다양한 노력들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무엇보다 '삼성다움'을 복원하기 위해선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장이 사즉생의 각오를 내비친 만큼, 다시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 경영에 나서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전자 안팎의 위기가 드리운 만큼, 이럴수록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