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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글로벌 판로 개척 기회"...신세계·알리바바 합작법인 '출항'

5 대 5 출자 비율 기반 독립적 운영 체계…"구체적 사업 방식 실무 논의로 결정"
G마켓, 알리바바 네트워크 통한 판매 활로 '활짝'…알리바바, 브랜드 이미지 쇄신
전문가 "알리바바, 장기적 관점서 G마켓 흡수 가능성"…"신세계에 둘 없는 기회"

 

【 청년일보 】 최근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하 알리바바)의 합작법인(이하 JV)이 공정거래위원회로(이하 공정위)부터 기업 결합 승인을 받고 공식 출범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JV 출범이 정체돼 있는 G마켓에 새로운 판매 활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으며, 신세계그룹도 이커머스 사업부의 효율화를 통해 경영상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8일 양사의 JV에 대한 기업 결합을 승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하반기에 공정위로부터 승인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며 "두 회사의 JV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출범하는 JV의 사명은 '그랜드오푸스홀딩스(Grand Opus Holdings)'다.

 

신세계그룹은 G마켓 지분을 현물 출자하고, 알리바바는 알리바바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을 추가 출자해 5 대 5 비율을 맞췄다.

 

JV는 G마켓과 함께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를 자회사로 둔다. 두 회사는 각각 독립적인 운영 체계를 유지하면서 유기적으로 협업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협업 방식은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계획 수립 등의 논의 과정을 통해 가시화될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입장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신세계그룹과 G마켓의 브랜드 신뢰도를 등에 업을 수 있으며, G마켓은 알리바바가 확보하고 있는 전 세계의 유통망을 통해 자사 셀러의 글로벌 진출을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서로에게 존재한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수년째 정체돼 있는 G마켓의 입장에서는, 이번 JV가 상황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커머스 사업의 핵심인 셀러에게 글로벌 활로를 확장해 주면서 플랫폼 신뢰도를 제고하고, 사업 지속성을 추가로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해외 직구 시장 점유율은 37.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G마켓(3.9%)의 점유율을 더하면 41%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반으로 G마켓에 등록된 약 60만명의 셀러들은 알리바바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직접판매가 가능해진다.

 

구체적으로 보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국가와 유럽·미국 등 전 세계 200여개국으로 판로가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활용 능력을 보유한 알리바바는 G마켓 셀러의 해외 진출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현재 다소 정체된 사용자 수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알리익스프레스와 G마켓 이용자를 단순 합산하면 1천860만명으로, 1위인 쿠팡(3천400만명) 대비 절반 수준에 이르게 된다.

 

물론, 두 사업체가 각각 독립적인 운영체제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쿠팡에 도전할 수 있는 수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G마켓 입장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실무 협상을 통해 G마켓에서 알리 제품이 일부 취급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버티컬 서비스 등의 형태로 알리의 저렴한 제품이 G마켓을 통해 판매된다면, 저가 상품에 관여도가 높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단 번에 끌어들이고, 시장 영향력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한 G마켓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모든 협업 방안은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G마켓은 알리바바와의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셀러 판로 확대 등의 이점을 누릴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알리바바에 의한 자본 잠식에 의해 G마켓이 오히려 어려움에 처할 우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5대 5의 출자 비율로 시작하는 JV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본 투자 여력이 압도적인 알리바바가 경영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며 "JV 설립을 통해 현재로서 G마켓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분명 존재하지만, 이러한 압박 속에서 자체적인 서비스 역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분석이 나온다.

 

IB 업계의 한 전문가는 "표면적으로 동등한 출자 비율로 출발하지만, 추후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G마켓이 알리바바에 의해 사업 주도권을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JV의 주요 임원들도 대부분 알리바바 측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랜드오푸스홀딩과 이에 자회사로 편입될 G마켓 수장은 모두 알리바바 측 인사로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JV 이사진 9명 중 5명 역시 알리바바 몫이다.

 

구체적으로 G마켓의 차기 수장은 제임스창 현 라자다 인도네시아 CEO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하고 있다. 그는 라자다 필리핀의 공동 창업자로, 수개월 전부터 G마켓에서 근무하며 JV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신세계그룹이 이번 JV 설립을 통해 2021년 G마켓 인수에 투입된 3조4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비롯해 그간 누적된 수천억 원대의 누적 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한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중요 사건"이라며 "플랫폼 사업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하지만, 신세계그룹 측으로서는 향후 성과에 따라 G마켓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G마켓은 알리바바 산하로 편입되게 되며 '토종 이커머스'라는 지위를 잃게 되겠지만, 사업적 측면에서는 둘도 없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영업 손실을 내고 있는 사업 부서를 '온건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투자업계의 한 전문가도 "더 나아가 G마켓이 알리바바의 이커머스 생태계에 완전히 편입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알리바바는 현재 알리익스프레스는 물론 타오바오, 티몰 등 세계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JV 출범은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사업부는 물론, G마켓의 존립을 결정할 수 있는 주요한 사건"이라며 "궁극적으로 알리바바가 G마켓을 완전히 흡수한다면, G마켓에게는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신세계그룹에게는 고질적 약점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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