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제 4대 금융투자협회장이었던 고 권용원 회장의 사망소식으로 금융투자업계는 큰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
고 권용원 회장은 지난해 1월 68.1%의 득표율로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당선되어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고 권 회장의 유고로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18일 모집공고를 내고 제 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후보추천위원회는 서류, 면접 심사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고, 최종후보자를 대상으로 회원총회를 통해 3년 임기의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을 뽑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모 초기에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과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이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으나,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그간 수면 아래 있던 후보군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협회장 후보출마 의사표시를 한 금융권 인사들로는 KTB자산운용의 정기승 부회장, 대신증권의 나재철 대표, 전 IBK투자증권 신성호 대표 3명이다.
이들 3명 이외에도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 최방길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이나 손복조 전 토러스증권 회장처럼 금융투자업계 거목 들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증권업이 출발한지 70주년되는 뜻 깊은 해이다. 교보증권의 전신인 대한증권이 1949년 최초의 증권사로 설립되었으며, 4년후인 1953년에 금융투자협회의 전신인 대한증권업협회가 설립되었다.
이런 오랜 역사를 가진 금융투자협회지만 리더 부재에서 오는 공백은 너무 크게 느껴진다.
비근한 예를 들자면, 새롭게 5대 회장을 뽑아야 하는 금융투자협회의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고 권용원 회장이 “한국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며 웃는 모습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홈페이지는 협회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데 한달째 방치해 두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예를 들어보자. 최근 삼성생명이 야심찬 홍보로 2주일만에 4백5십만이 넘는 조회수를 보이고 있는 ‘8 NUMBERS’ 영상을 들여다 봐도 주식투자를 비하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영상을 보면 복권과 주식투자 및 도박을 같은 부류로 묘사하고 있지만 업계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금융투자협회의 대응은 참으로 미지근할 따름이다.
비록 두가지의 일반적인 사례를 들었지만, 이외에도 급변하는 국내 금융시장과 글로벌 금융환경에 대비한 전략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신임 금융투자협회장 후보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금융투자협회장 선정은 타 금융권 협회장 선임절차와 달리 낙하산 시비가 가장 적은 곳 중 한 곳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임될 신임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출 되어야 함은 물론 급변하는 위기속 금융투자업계에 헌신하는 인물이 꼭 선정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 청년일보=정준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