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정부의 부동산PF 규제와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취지는 이해하지만, 업계 사정도 고려해 달라는 것이다.
나재철 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소재 모 식당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금번 정부의 PF 규제는 부동산투자쏠림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생산적 분야로 자금 물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계는 초기 성장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 및 중소·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면서 “정부의 정책 중 하나인 부동산 직접투자를 간접투자 수요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증권사의 역할은 여전히 필요한 점은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 자본의 100%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증권사 부동산PF 건전성 관리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규제는 오는 2분기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PF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증권사들이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현재 부동산PF 채무보증액이 자기자본의 200%가 넘는 메리츠종금증권은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 회장은 “협회는 증권사의 기업금융을 보다 활성화 할 것”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단순히 반대하기 보다는 국민경제와 투자자 보호 차원을 고려한 ‘부동산 금융의 건전한 발전방안’을 정부와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업과 관련해서는 “건설부동산 경기침체, 정부의 규제 강화, 부동산 신탁사 경쟁 심화 등을 감안해 신(新)수종사업 개척, 규제합리화 등 우호적인 영업 기반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재건축·재개발 외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와 재래시장, 주택조합, 도시재생사업, 공업지역 정비사업 등으로 신탁방식 정비사업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동산시장으로의 쏠림 현상 완화와 일반 국민의 자산증식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모리츠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자본시장 세제 관련해선 주식 거래세를 양도소득 과세체계로 전환하는 것과 금융투자상품 전반에 대한 손익통산 허용 및 손실이월공제 도입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펀드 과세의 경우 투자자별로 ‘투자한 전체 펀드에서 실제 수익’이 나는 경우에 과세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퇴직연금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옵션’ 도입 등을 통해 현재 1.9%에 불과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고하기로 했다.
나 회장은 “협회는 법 개정 지원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퇴직연금을 통해 근로자의 노후의 자산이 자본시장을 통해 증식’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