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보】조원태-조현아 남매간 극심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국내 대표적인 IT기업인 카카오가 한진그룹의 중심축인 한진칼의 지분을 늘리고 있어 또 다른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카카오측은 한진칼의 지분 매입과 관련 양사간 사업 제휴를 위한 단순 투자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원태 현 한진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간 ‘모종의 밀약설(?)’마저 제기되는 등 지분매입을 둘러싼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조현아 “부친 유훈과 달리 경영돼”...전문경영인제 도입 ‘선전포고’ 분쟁촉발

 

13일 카카오 등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한공 부사장간 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분쟁을 겪고 있다.

 

분쟁의 발단은 지난해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작고한 이후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이)이 아버지 유훈과 다르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전문경영인 도입을 주장하면서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중심축인 한진칼의 주요주주인 KCGI(17.29%), 반도건설(8.23%)과 연합, 그룹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지분 6.49%를 포함하면 이들 연합세력의 지분율은 총 32.06%다.

 

반면 조 회장측 우호세력의 지분율은 조 회장 본인지분 6.52%를 비롯해 정석인하학원 등 한진계열재단(3.38%), 델타항공(10%), 카카오(1%)다. 여기에 조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여동생인 조현민 진에어 전무(6.47%) 등이 합세하면 33.4%다.

 

양측간 지분율 격차가 2%가 채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지지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현아-조원태간 그룹 경영권 분쟁 격화 속 카카오 잇따른 지분매입 ‘주목’

 

이 가운데 최근 조원태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카카오의 행보가 또다른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말 약 200억원을 투자해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한데 이어 최근 1%의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말 한진칼의 지분 1%를 매입하면서 대한항공과의 업무협약(MOU)를 체결한데 따른 업무협력 차원의 투자란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을 두고 밀약설이 제기되는 등 적잖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이 한진그룹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전반적인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것인데, 사실상 한진그룹 계열사 중 소비자 접촉이 많은 회사는 대한항공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외 기업들은 대부분 B2B중심의 물류 관련 회사들이라는 점에서 카카오와의 사업연관성을 찾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호텔사업 역시 양사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한 요소가 없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사업도 조원태 회장이 사업재편 차원에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힌 만큼 카카오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터넷 검색을 비롯 메신저 등 플랫폼 기반의 기업인 카카오와 항공, 물류 중심의 한진그룹이 연계해 만들어 낼 시너지 효과가 무엇일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카카오간 시너지효과 ‘글쎄’...조원태-김범수간 밀약설 등 ‘의혹증폭’

 

일각에서는 이처럼 한진그룹과 카카오간 사업연계성에 대한 적잖은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조원태 회장측과 카카오간 일종의 ‘밀약설’마저 제기되는 등 적잖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지난해 12월 카카오가 대한항공과의 업무협약 체결 직후 급하게 지분 매입에 나선데 이어 올해도 1%의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진칼의 지분 2% 매입에 필요한 금액은 약 400억원 상당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의 누적 영업이익 1295억원의 약 30%에 달하는 금액이다.

 

더구나 최근 카카오는 금융사업에 적극 뛰어들면서 향후 지속적인 자금투입에 대한 부담이 요구 시 되고 있다.

 

카카오는 인터넷뱅크인 카카오은행에 이어 최근 카카오증권을 출범했다. 또한 삼성화재와 함께 디지털 손해보험업 진출도 추진하는 등 잇따른 금융업 진출에 따른 자금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반면 사업 연관성이 크지 않은 한진칼의 지분을 늘리고 있는 점에 대해 적잖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간 밀약설(?)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에 앞서 조원태 회장이 카카오를 백기사로 끌어들이는 대신 향후 대한항공 사업에서 상당한 수익사업을 카카오에 보장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일례로 대한항공의 각종 결제 시스템과의 결합에서 네이버페이가 아닌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에 거의 독점적 지위를 부여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야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한진그룹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이익극대화, 사업범위 확대 등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면 지분 매입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더욱이 한진칼의 지분매입에 대해 단순 업무협약 차원이란 주장은 납득하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국민적 메신저와 캐릭터로 대표되는 카카오가 전체 주주가 아닌 특정 대주주인 조원태 회장의 이익을 보호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 “카카오의 주주들이 김범수 의장 등 카카오 경영진들을 상대로 한진칼의 지분매입 의사결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확실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대한한공과의 업무협약 체결에 따른 투자일 뿐”이라며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및 경영 참여설도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편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한진칼의 주주총회는 오는 3월 25일로 예정돼 있다.

 

【 청년일보=김양규 / 정준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