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한국거래소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물적 분할' 관련해서 모기업 주주들과의 소통 여부를 심사하는 등 거래소 차원의 방안 마련에 나선다.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정부·국회와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며, 시장 신뢰도 제고를 통해 한국 증시의 선진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5일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물적 분할 후 쪼개기 상장 시, 심사과정에서 모회사 주주 의견을 반영했는지 묻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고 기존 주주의 이익이 훼손된다는 이유에서 기업의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을 비판해왔다.
손 이사장은 "물적 분할 시 기존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나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식도 거론되지만, 자본시장법, 상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며 "상장 심사 시 주주 의견을 들었는지를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관련 심사조항에 포함하는 것은 법이나 규정 개정이 없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손 이사장은 카카오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으로 불거진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문제에 대해선 "국회에서 내부자들의 주식거래 사전 신고를 법제화하는 안, 상장 이후 스톡옵션의 매각을 일정 기간 금지하는 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며 "중론이 모이면 충분히 참고해 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스톡옵션 행사 자체를 금지하는 안은 시장 친화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신고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에 행사하게 하는 식의 간접적인 규제 방안이 선진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이상장은 최근 대규모 횡령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사태에 대해선 거래소의 시장 감시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동진세미켐, 엔씨소프트의 거래 내용에 대해 시세조종 행위가 있었는지 보고 있었지만, 이게 횡령 자금인지까지는 거래소 차원에서 알 수 없었던 문제"라며 "기업의 내부 통제 문제인 만큼 감사인이 걸러줘야 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전날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을 보름 연기한 데 대해 "검토에 필요한 자료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했기 때문에 미뤄진 것"이라며 "기존에도 신중한 판단을 위해 미루는 경우가 많아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신라젠 등 상장폐지 결정 기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에는 "기업이 다시 영업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는 것이 투자자에 대한 도리"라면서 "기간을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절차를 솎아내는 과정에 있다"고 소개했다.
손 이사장은 또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선진자본시장으로 발돋움하려면 (언젠가) 공매도를 전면 허용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전면 허용 관련 시기, 방법 등에 대해 컨센서스(기대치)가 만들어져야 하고 정부 당국과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는 올해 '4대 미션'으로 △한국증시 레벨업 △확고한 시장신뢰 △ESG이니셔티브 △거래소 체질전환을 선포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12대 역점과제를 선정하는 등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활황 기조 지속에 힘쓰기로 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